<일요초대석> ‘부끄부끄’ 홍대 아씨 이매진

2014.09.01 11:29:29 호수 0호

잔잔하고 담백한 음색, 수줍은 싱어송라이터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가수 이매진(I:magine)은 청순하고 단아하다. 때 묻지 않은 감성은 음악에도 그대로 묻어난다. 올해 1월 ‘처음부터 널’을 시작으로 매달 한 곡씩 작업해 총 8곡을 한데 모아 EP앨범을 구성했다. 부드러운 기타 연주와 감미로운 목소리로 무대를 장식하는 이매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지난 25일 방배동의 한 카페에서 가수 이매진(I:magine)을 만났다. 실력파 싱어송라이터인 그는 ‘한정판 수공예품’을 강조하며 따끈따근한 미니앨범을 건넸다. 이번 앨범엔 ‘처음부터 널’ ‘그냥 그냥 그냥’ ‘무대책 카레송’ ‘너의 친구’ ‘작은 위로’ ‘아무렇지 않아’ ‘나의 우주’ ‘고백’ 등 총 8곡이 수록돼 있다. 인디 모던락이다. 올해 1월부터 매달 한 곡씩 차곡차곡 쌓아 구성한 앨범으로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펼친 지 1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때묻지 않은 감성
 
“‘월간 윤종신’처럼 한 달에 한 곡씩 작업했어요. 저는 ‘월간 이매진’인 셈이죠. 올해 1월 ‘처음부터 널’을 시작으로 총 8곡을 모아 앨범을 구성했어요. 아직 고민 중이지만 앞으로 12월까지 꾸준히 작업 활동에 매진해 총 12곡을 만들어 정식앨범을 발매할 계획도 갖고 있어요. 좋은 음악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지 않을까요.”
 
이매진은 무대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간다. 최근엔 콘서트와 영화가 공존하는 제10회 제천국제영화제에 참여해 공연을 펼쳤다. 행사장에서 수제앨범을 직접 판매해 미약하지만 소기의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이제는 제법 알아봐주는 사람도 많다. 좋은 인연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이매진의 상상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기타 메고 앰프 들고 음악적 실험

부드러운 연주와 감미로운 목소리
 
“고등학교 때 기타 동아리를 하면서 음악을 꿈꿨어요. 대학에 입학하면 더 수월 할 줄 알았죠.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어요. 음악을 늦게 시작해서 홍대 바닥에선 ‘큰 누나’로 통해요.”
 
이매진의 시험대는 무대가 필요한 사람들의 오아시스로 알려진 홍대 ‘오픈마이크’였다. 이곳엔 매주 6∼7팀이 자신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었다. 무대를 갈망하는 이들이 많았다. 지난해 8월, 이매진도 오픈마이크의 문을 두드려 무대에 설 기회를 얻었다. 덜덜 떨면서 마이크를 붙잡았다.
 
 
“예전부터 음악을 했지만 무대가 늘 편한 건 아니었어요. 사람들의 눈빛 하나에 마음이 철렁거리기도 했죠. 땅 보고 공연한 적도 있고, 공연도중 집에 가고 싶었던 적도 있어요. 공연 시작 전엔 일부러 앰프를 작게 튼 적도 있어요. 좀 소심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제 공연을 보던 한 아저씨가 ‘소리 크게 켜고 노래 불러라’고 말한 적이 있었어요. 이 한마디에 자신감이 붙어서 지금은 당당하게 무대에 올라요.”
 
잔잔하고 담백한 음색
수줍은 싱어송라이터
 
방황의 시기를 겪기도 했다. 생활을 이유로 3∼4년 정도 대필 작가로 일했던 것이다. 연예인, 모델 등 유명인들과 인터뷰를 진행해 책을 만들어 돈을 벌었다. 그런데 점점 음악과 멀어지는 것 같아 회의감이 들었다. 행복하지 않았던 것.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어요. 공백기를 메우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했죠. 음악이 꿈이었기에, 절대 포기할 수 없었어요.”

다양한 시도
 
이매진의 음악은 주로 모던락과 포크로 이뤄져 있지만 딱히 장르를 가리진 않는다. 무형의 팀 ‘시보롱보롱’을 통해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선보이고 있다. 주 무대는 홍대 카페, 서울시청 시민청, 서울거리아티스트 등이다. 굳이 롤모델을 꼽는다면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케이티턴스털. 국내 뮤지션 중에선 산울림을 무척 좋아한다. 앞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확고히 다질 생각이다. 
 

“착하게 생긴 게 콤플렉스예요. 요즘엔 개성 있는 친구들이 워낙 많아서 음악적 고민과 함께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요.”
 
인디음악에 대한 이매진의 생각.
 
“인디와 메이저를 이분법으로 나누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요즘엔 이 경계가 모호한 것 같아요. 그리고 인디는 마이너가 아니에요.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거죠.”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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