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정동영·천정배·김상곤' 7·30재보선 공천배제 논란

2014.07.14 11:24:10 호수 0호

'진보개혁 3인방' 공천 배제가 개혁공천?

[일요시사=정치팀] 김영일 정치평론가 = '다된 밥에 코 빠뜨린다?' 야당의 오는 7·30재보선 공천 결과를 놓고 하는 말이다. 이번 재보선 공천 결과를 보면 여당인 새누리당도 엉망이지만,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아무런 기준도 전략도 없는 '무개념 공천'으로 한 술 더 떴다. 지난 6·4지방선거 이후 다시 조성된 '세월호 분노'의 국민적 에너지를 바탕으로 야당의 압승이 기대되던 이번 7·30재보선이 야당의 '헛발질 공천'으로 또 허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이번 공천의 기조를 '지역 참일꾼'으로 정해 기본적으로 지역연고가 있는 인물 위주로 공천했다.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으로서는 당연한 전략이다. 여기에는 '박근혜 심판론'을 피해가고 이번 선거의 의미를 전국선거에서 지역선거로 가능한 축소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새정치연합 '3무 공천'

그러나 공세적으로 나가야할 새정치연합은 초반부터 완전히 새누리당의 전략에 말려들고 말았다. 이번 선거에 대한 명확한 의미를 상실함으로써 공천의 기조와 전략을 잃어버린 것이다. 한 마디로 야당의 공천은 무개념·무전략·무기력 공천이다.

새누리당이 세월호 심판을 피해가기 위해 '지역 참일꾼'의 깃발을 들었다면, 당연히 야당은 전국적 지명도가 있는 진보개혁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박근혜 심판론'으로 맞서야 했다. 그러나 판을 키웠어야 할 야당은 자질과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인등용이라는 허상에 사로잡혀 선거판을 동네 씨름판으로 쭈그러뜨리고 말았다. '전국 천하장사 씨름대회'로 키워 국민들의 시선을 붙잡아야 할 야당이 스스로 이번 선거를 '마을대항 씨름대회'로 축소해 버린 것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이 보수인물, 지역인물을 내세운다면, 새정치연합은 개혁인물, 전국인물을 내세워야 했다는 주장이다. 그래야만 새정치연합이 진보적인 성향의 젊은이들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이번 재보선의 의미를 전국적 선거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전략에 말린 새정치연합 '무개념 공천'
당초 압승 분위기 '헛발질 공천'에 사라질 위기
재보선 결과 둘러싸고 노선투쟁 휩싸일 듯

야당에서 이런 개혁적이면서도 전국적 인물이 바로 정동영 상임고문과 천정배 전 의원, 그리고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다. 정체성을 잃고 헤매고 있는 새정치연합에서 이들은 '진보개혁 3인방'으로 불리는 진보개혁노선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정 고문은 대선 패배이후 사회적 약자와 노동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표적 진보개혁노선을 걷고 있으며, 천 전 의원은 일관되게 합리적 개혁 노선을 걸어왔다. 김 전 교육감은 경기도교육감 시절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정책으로 성공한 진보교육감의 상징이다.

진보개혁 노선을 지향하는 야당이라면 무릇 이런 인물들을 당의 얼굴로 내세워 수구적 국정운영 노선을 취하고 있는 박근혜정부에 맞대응 했어야 했다. 정치는 나이, 선수가 아니라 노선과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혁신적 노선을 걸어왔는지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단순히 선수가 많으니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는 '중진 배제' 논리는 보수적 정당인 새누리당의 프레임이다. 결코 진보개혁 노선을 추구하는 야당인 새정치연합이 쳐다볼 프레임이 아니었다.

미국의 저명한 진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자신의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정치에서 상대방의 프레임에 말려들지 말라고 강조한다. 자신이 추구하는 노선의 자기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 선거 전략의 기본이라는 것.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이미 공천에서부터 새누리당의 프레임에 말려들었다는 것이 정치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새누리당의 '중진 배제론'과 '지역 참일꾼론'의 보수 프레임에 말려들어 새정치연합이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사무부총장인 김세연 의원은 선거 전망에 대해 "사실 공천 시작할 때만 해도 아주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국민들이 야당의 공천과정을 보면서 많은 실망감을 저희들한테 말하고 있다"며 야당의 헛발질 공천으로 선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고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새누리 내심 미소

박근혜 심판론과 전국적 선거라는 야당의 깃발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이미 국민들과 같이 이번 7·30재보선에서 관심을 돌리고, 산과 바다로 휴가 갈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진보개혁 3인방'인 정동영·천정배·김상곤이 빠진 선거에 과연 누가 관심을 가질 것인가. 세월호 참사로 인해 분노하는 민심을 누가 박근혜 청와대에게 대변해줄 것인가.


이번 새정치연합의 공천을 보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철학이 진보개혁 노선이 아님이 분명해졌다. 7·30재보선 결과를 둘러싸고 새정치연합에서 새로운 노선투쟁의 기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선투쟁의 한 축에 '진보개혁 3인방' 정동영·천정배·김상곤의 혁신노선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을 것이 확실하다. 앞으로 새정치연합 노선투쟁의 전개과정이 어떻게 펼쳐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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