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 아이스크림’ 사태로 본 창업 시 유의점

2014.06.02 10:50:30 호수 0호

‘벌집 아이스크림’ 피해,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에게
“유행 아이템에 몰리는 창업 환경 문제”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명 ‘벌집 아이스크림’이 도마에 올랐다. 발단은 지난 16일, 한 방송 채널에서 벌집 아이스크림의 ‘파라핀’ 사용 논란을 제기하면서다.
방송에서는 전국에 있는 벌집 아이스크림 전문점 10곳을 시식한 결과, 10곳 모두 파라핀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파라핀은 석유에서 정제한 반투명 고체로 양초나 크레파스의 주원료로 쓰이며, 사람이 섭취하게 되면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방송이 나간 직후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업계는 폭탄을 맞았다. 스타 셰프 레이먼킴은 곧바로 SNS를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브랜드는 100% 천연꿀을 쓴다며 재료와 관련된 문건을 공개했다.
레이먼킴 외에도 벌집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소프트리’, ‘밀크카우’ 등은 자신의 업체는 파라핀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밝혔으나, 벌집 아이스크림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소프트리’의 홍보대행사 ‘피알원’측이 낸 보도자료 때문이다.
피알원은 “양봉협회의 이름으로 된 ‘밀크카우’의 벌꿀 해명은 사실이 아니다”며 “‘소프트리’만이 양봉협회와 공식 MOU를 체결한 유일한 업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곧바로 양봉협회 측이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양봉협회는 “협회는 공식적인 보도자료를 배포한 적도 없고, 이들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밀크카우 측은 “피알원이 양봉협회의 이름을 팔아 보도자료를 내는 바람에 가맹점주들의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며 비난했고, 피알원 측은 “양봉협회와 무관하게 보도자료를 낸 것은 아니다”며 반박했다.
이렇게 눈살이 찌푸려질 만큼 진흙탕 싸움이 진행되는 동안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들한테 돌아갔다. 큰 비용을 들여 벌집 아이스크림 창업을 했는데 방송 직후 매출은 급격히 추락했고, 문을 닫을 지도 모를 상황에 빠졌다. 분명 억울한 벌집 아이스크림 브랜드도 있겠지만, 소비자들은 벌집 아이스크림 사태의 진실이 어떻든 조심해서 나쁠 것 없다는 자세로 벌집 아이스크림을 외면하고 있다.
결국 지나치게 유행만 쫓는 우리나라 창업 환경이 이번 사태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행 창업 아이템은 수명이 짧고, 부실 프랜차이즈의 난입이 많다. 그러므로 창업자는 유행 아이템 창업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
또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검증을 확실히 해야 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공개서’를 토대로 자본잠식 회사는 아닌지 등 회사 재정 상태를 확인하고, 회사 대표의 이력이나 가맹본부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들이 사실인지 천천히 살펴보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