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빙빙 ‘어지럼증’ 왜 위험할까

2010.01.12 10:32:49 호수 0호

최모(여·17)양은 “빙글빙글 돌면서 현기증이 났고 토할 것만 같이 속이 미식거리더니 구토를 했다”며 “병원에 가보니 ‘말초성 현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모(남·31)씨는 “골이 당기면서 어지럽고 속이 미식거리는 증상이 사그라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며 “의사한테 ‘중추성 현훈’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생소하기도 하고 중병이 아닐까 걱정이 됐다”고 토로했다.

최씨처럼 심한 어지럼증을 경험한 사람도 있고 김씨처럼 가볍지만 느린 어지럼증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는데 수많은 질병에 의해 어지럼증이 유발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먼저 어지럼증에는 생리적 어지러움과 병적 어지러움이 있다.

생리적인 어지럼증으로는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일시적인 어지럼증이 있다. 흔히 오래 앉아있다가 일어설 때, 사우나·찜질방의 뜨거운 물에 오래 몸을 담갔다가 나올 경우에 일반인들이 흔히 경험하게 된다. 혹은 롤러코스터를 탈 때 생기는 어지러움도 기립성 저혈압에 속한다.
경희의료원 동서신의학병원 한방내과 고창남 교수는 “스트레스성 질환, 갱년기 증상, 화병이 있을 때, 머리가 맑지 못할 경우, 침과 같은 진액이 부족한 경우에도 어지럼증이 온다”며 “이 경우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쑤시고 어지러운 증상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병적 어지럼증은 크게 말초성 어지럼증과 중추성 어지럼증으로 나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의들은 말초성과 중추성 어지럼증은 원인질환이 다르기 때문에 어지러움증의 원인을 하루빨리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말초성 어지럼증’이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약 80%는 귀의 장애로 인해 병원을 찾는데 이 경우 귀 안쪽에 있는 내이의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회전성 어지럼증이나 동요성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데 안구의 주기적 운동인 안진을 보일 경우 전전기능 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보통 어지럼증이 심하게 발생하는 경우 짧으면 이틀, 길면 약 1~2주 정도 지속된 뒤 점차 호전되며 심한 경우 평소에도 머리를 회전시킬 때 순간적으로 주변이 휙 도는 양상 정도의 증상이 남을 수 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이광선 교수는 “귀에서 이상이 온 경우 빙글빙글 도는 회전감이 심하게 오면서 미식거리고 구토증세를 동반하는데 움직일 경우 어지럼증이 더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어지럼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신경계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신경계 질환일 경우 대개 말이 어눌해진다거나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지는 등 다른 부수적인 질환이 동반되며 증세가 잘 낫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심해진다”고 덧붙였다.
말초성 어지럼증일 경우 안진검사를 해보면 눈동자가 거의 일정하게 수평회전하거나 복합적으로 움직이는 양태를 보이는데 신경질환이 의심될 때 MRI 등 영상학적 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만일 어지럼증이 심하다면 어지럼증을 완화시켜주는 약을 복용하고 증상이 경미하나 계속 남아있는 경우에는 고개를 일부러 회전시켜주는 ‘전정재활운동’을 병원에서 교육받아 집에서 스스로 연습하는 방법도 있다.

전정기능 장애가 보행장애 및 평행유지 장애로 나타날 경우 길가다가 넘어질 수도 있고 운전시 사고발생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최재영 교수는 “눈의 움직임이 다르고 균형을 잘 못 잡는 경우 신경과적 문제가 있다”며 “의심증상이 있다면 전문의 진단을 받아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추성 어지럼증’이란

이비인후과에 어지럼증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사람은 5명 당 한 명꼴로 중추성 어지러움 증세를 호소한다.
특히 뇌졸중, 뇌경색 등 뇌질환이 있는 경우, 다발성경화증과 같은 탈수초질환, 심장병, 고혈압, 당뇨 등의 기저질환이 있어 뇌졸중 발병 위험인자에 속할 경우 시급히 신경과 전문의의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뇌경색이나 심장의 부정맥 등으로 조기에 진단하지 못할 경우 심한 후유장애를 남기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임영민 교수는 “중추성 어지러움과 말초성 어지러움을 빨리 구분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데 중추성 어지러움은 말초성보다 쉽게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중추성 어지럼증의 원인에 응급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이규용 교수는 “중추성 어지럼증의 경우 말초성 어지럼증과 달리 눈의 움직임이 순수 수직 또는 회전운동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중추성 어지럼증은 뇌혈관 장애가 있을 경우 추가진행을 시급히 차단하면서 적절한 치료 및 예방법 및 각종 원인 질병에 맞는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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