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수리비 대는 국산차 운전자…왜?

2014.04.28 11:37:23 호수 0호

'억'소리 나는 수입차 "보험료는 쥐꼬리"

[일요시사=경제1팀] 한종해 기자= 수입차 100만 시대가 코앞이다. 수입차의 폭발적 증가에 따라 손보사의 수리비 지급도 늘면서 손보사 손해율도 급격히 상승 중이다. 지난해 대물배상 최고 보상금액은 2억6000만원. 수입차 보험료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부담은 고스란히 손보사와 운전자들이 지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3월 말까지 국내에 등록된 수입차(상용차 제외)는 총 90만4398대로 집계됐다. 국내 등록된 모든 승용차 1900여만대 가운데 4.6%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입차 등록대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수리비가 비싼 수입차에 대한 손해보험사의 수리비 지급도 늘어 손보사의 손해율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손해율 급상승

손보사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지난해 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5.1%에 달했다. 흥국화재는 104%, 메리츠화재 99.2%, 더케이손보 98.7%, 롯데손보 97.0%, LIG손보 96.3%, 현대해상 93.3%, 한화손보 92.6% 등 업계 상위권 업체들마저 적정 손해율 77%를 크게 웃돌고 있다. 자동차손해율은 자동차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으로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하는데 업계에서는 77%를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80%가 넘으면 이상 신호로 받아들인다.

수입차 보험료는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차에 비해 2배도 채 되지 않는다. A손보사가 제공한 최초 보험료(34세 1인 운전자, 대인 무제한, 대물 2억원, 2013년 3월11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수입차 보험료는 국산차 대비 1.3~1.7배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6000만원대 모델을 살펴보면 신차 가격이 6880만원인 '에쿠스 VS380 럭셔리' 모델의 최초 보험료는 99만5190원인 반면 신차 가격이 6260만원인 'BMW 520d'의 보험료는 156만2086원으로 1.6배밖에 높지 않다. 가격이 6800만원인 '벤츠 E300 3.5 엘레강스'와 6610만원인 'BMW 528i'도 각각 1.5배와 1.6배 차이에 그쳤다.


4000만원대 국산차인 '제네시스 BH330 모던스페셜'의 최초 보험료와 '폭스바겐cc 2.0TDI' 'BMW 320d'를 비교해본 결과 각각 1.7배와 1.5배 밖에 높지 않았으며 3000만원대에서는 1.3∼1.5배에 불과해 국산차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수입차의 평균 수리비는 국산차의 3.5배에 달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2년에 지급된 11개 손해보험사의 수입차 수리비는 8272억원이다. 건별로 따지면 277만7000원. 국산차는 건당 79만6000원이다. 부품값도 국산차 대비 5.4배(2009년 기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수리비 국산차 3.5배…보험료 1.3배
고스란히 손보사·국산차 운전자들이 부담

수입차의 이같이 높은 사고 수리비는 손보사는 물론 수입차와 충돌한 국산차 고객들의 보험료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가 대중화되기 전인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산차 고객들의 대물배상 가입금액은 1억원 미만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5년간 수입차 등록대수가 2.6배나 늘어남에 따라 요즘에는 절반 이상의 고객이 2억원 이상을 가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B손보사의 '2012년 자동차보험 계약 통계'에 따르면 대물배상 금액 2억원 이상 가입자가 전체 계약자의 절반이 넘는 52%에 이르며, 1억 이상 가입자는 96%에 달한다.

이는 고가의 수입차와 충돌사고가 나면 두 차량 수리비의 합계금액에서 과실비율에 따라 부담하기 때문에 국산차 고객들은 예상 밖의 고액 수리비를 부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손보사가 지급하는 수입차 수리비의 상당부분을 국산차 운전자의 보험료로 충당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대물배상금액 2억원과 1억원의 보험료 차이는 약 4000원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1100만 국산차 운전자의 50%가 1억원 대신 2억원에 가입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440억원이 수입차 때문에 낭비되는 보험료로 볼 수 있다.

무서운 수입차

이와 관련해 손해보험협회는 지난해 수입차의 부품 가격, 수리비 등의 적정성을 따져보고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사고에 따른 보상비용이 터무니없이 높은 상황에서 최근 급속한 수입차 증가로 수입차에 대한 손해율이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입차와 충돌할 경우 고액의 보험료 할증을 부담해야 하는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수입차 수리비 부담은 단순히 수입차 고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입차로 인해 발생하는 보험료 상승을 부담해야 하는 국산차 고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수입차와 국산차 간 보험료 현실화를 통해 국산차 고객들의 불만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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