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치팀] "새정치는 완전히 땅에 묻혔다." (브리핑,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
"자신이 얼마나 당원들과 국민들의 뜻과 다른 것을 절대 선인양 아집을 부려왔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최고위원회의)
"거짓말도 한두번이지, 도대체 언제까지 국민들을 '말 바꾸기 철수' 시리즈로 속일 것인가. '철수'는 이제 불명예 정치적 트레이트마크가 됐다."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 최고위원회의)
"새정치민주연합 감독, 안 대표 주연의 대국민 사기극이 이렇게 끝났다." (브리핑, 새누리당 홍지만 원내대변인)
기다리기도 했다는 듯이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오전,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이 전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공천해야 한다"(53.44%)로 "공천하지 않아야 한다"(46.56%)로 나오면서부터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철회하고 공천을 하게 됐다.
이로써 현역의원 기득권 포기를 요구하며 기초선거 무공천을 주장해온 안 공동대표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안 공동대표는 이번 조사결과와 관련해 "대표는 위임된 권한에 불과하다. 이것이 국민과 당원의 뜻이라면 따르겠다"고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번 무공천 철회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대국민 사기극', '거짓말도 한 두번'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내놨다.
특히, 비난 발언에서 심재철 최고위원의 '거짓말'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은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을 들고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당선 이후 새누리당은 금세 말을 바꿔 버렸다. 이에 최경환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기초공천제 폐지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국민과의 약속은 천금과도 같은 것인데 이 약속을 결과적으로 지키지 못하게 됐다.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원내 사령탑인 최 원내대표가 처음으로 공식 사과발언을 한 것이다. 그는 "저희는 잘못된 약속에 얽매이기 보다는 국민께 겸허히 용서를 구하고 잘못은 바로잡는 것이 더 용기 있고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했다"고도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심 최고위원의 안 공동대표를 향한 '거짓말 발언'은 사실상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더구나 안 공동대표의 무공천 철회는 한 개인의 결정이 아닌, 새정치민주연합 당원들과 국민의 의견을 절반씩 수렴한 여론조사에 의한 것이었다.
안 공동대표의 민주적인 절차를 통한 여론조사와 새누리당의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 불이행과는 방법론적으로 봤을 때 질적으로 다르다는 얘기다.
무공천 철회라는 결과물은 같지만, 새누리당과 새민주정치연합은 그 과정이 달랐던 셈이다. 새누리당은 기초선거를 앞두고 아예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 '말바꾸기'로 불이행에 대해 사과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당권과 국민에게 뜻을 물어 조사 결과를 따르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원내대표는 전날(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새누리당에게 한마디 한다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될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들이 입장을 번복하고 공약을 파기해서 이 같은 사단이 벌어졌는데, 그 당사자들이 이렇게 민주당에 대해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 이렇게 매도하고 공격하는 것은 해도해도 좀 너무하는 것 같다"고 에둘러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강주모 기자 <kangjoomo@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