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 틀지 않았는데 왜 덥고 불안하지?

2009.12.15 10:19:37 호수 0호

박모(남·25)씨는 “더위를 잘 참지 못해 여름에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견디기가 힘들고 겨울에도 반팔을 입고 다니지 않으면 너무 더워서 어쩔 줄 몰랐는데 체질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주변에서 목이 많이 부어 보인다는 얘기를 듣고 병원에 갔는데 갑상선기능항진증이었다”고 설명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급성발작 후 사망할 수도

최모(여·35)씨는 “자주 피로를 느끼고 가슴 뛰는 게 콩딱콩딱 느껴질 정도였는데 가끔 손발이 떨리기도 해 병원을 찾았다가 갑상선기능항진증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겨울에 가만히 있어도 열이 나면서 자꾸 덥고 피로하다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일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을 경우 더위를 잘 참지 못하고 신경이 매우 예민해지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항진증은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과다하게 분비돼 갑상선 중독증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하며 발작 또는 급성발작이 있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증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식욕이 왕성해서 잘 먹는데도 계속적으로 체중이 감소되며 더위를 참기 힘들고 땀이 많이 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가벼운 운동에도 과거에 비해 숨이 차다.

특히 노인들은 부정맥이 나타날 수도 있다. 흔치는 않지만 종아리 앞쪽 등 피부가 두꺼워지기도 하고 두피변화가 오기도 한다.
또한 신경이 매우 예민해져서 사소한 일에도 자주 흥분하고 화를 잘 내게 되며 대변 횟수가 늘어나고 변이 묽어지며 심하면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팔다리의 힘이 빠지고 손이 떨리며 남자는 다리에 마비가 나타나기도 하고 여자는 월경이 불순해지고 월경량이 줄면서 심하면 월경을 거르게 돼 임신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한편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목의 기도 밖에 위치한 갑상선에서 과다하게 생산된 갑상선호르몬이 혈액 속을 돌아다니면서 심장과 교감신경계 등 몸의 여러 기관에 작용해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갑상선을 자극하는 자가 항체에 의해 갑상선이 비정상적으로 자극돼 갑상선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그레이브스씨 병이 있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내분비내과 김상완 교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에서 갑상선은 전반적으로 커진다”며 “눈이 커지고 안구가 앞으로 돌출해 눈꺼풀이 붓고 결막에 충혈이 나타나기도 하고 눈 안에 모래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이나 눈부심을 느끼기도 하고 물체가 둘로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러한 안구증상은 모든 환자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우리나라에서는 약 1/3 정도의 환자에서 나타난다”며 “안구돌출증 자체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치료 경과와는 무관하게 그 자체의 경과를 거쳐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완전 치료됐다고 해서 안구돌출증이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신체에 갑상선기능항진증에 대한 증상이 감지된다면 가급적 빨리 의사 검진을 받아야 한다.
경희대학교의과대학 동서신의학병원 내분비내과 정호연 교수는 “예민한 사람은 신체 증상이 나타날 때 질병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될 수 있다”며 “마음을 편히 먹되 갑상선기능항진증 증상이 의심될 때 지체 말고 병원에 가서 현재 건강상태에 무슨 문제는 없는지 정확하게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갑상선기능과 자가 항체를 측정하기 위한 진단은 혈액 검사와 핵의학 스캔 검사 등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다.

검사를 통해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진단을 받게 되면 항갑상선제를 이용한 약물요법, 방사성 요드 치료,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항갑상선제 치료는 처음 치료를 시작할 때는 항갑상선제를 다량 복용하고 임상증세의 호전에 따라 점차 줄여나가며 증상이 호전되고 갑상선기능이 정상화된 후부터는 일정량의 유지용량을 치료가 끝날 때까지 통상 1~2년 정도 계속 복용한다.

가급적 빠른 검진,
알맞은 치료법이 관건

치료효과는 2주 후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해 2개월경에는 거의 모든 증상이 없어지고 체중도 발병 전의 본래 체중으로 돌아온다.
1~2 년 동안 치료한 후 약을 중단하면 약 50%의 완치율을 보이며 그 외 환자들은 1~2년 이내에 재발한다. 비교적 안전한 치료법이지만 재발률이 높은 것이 단점이다.

방사성 요드는 경구로 투여하고 섭취된 요드는 갑상선만 선택적으로 파괴시키며 다른 조직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몸에는 해를 주지 않으며 갑상선만 파괴시킴으로서 내과적으로 수술하는 효과를 낸다.
방사성 요드 치료는 임산부와 수유를 하는 환자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모든 환자에 시행할 수 있다.

수술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을 가장 신속히 치료할 수 있는 우수한 치료법이나 수술 후에 생길 수도 있는 합병증과 일시에 많은 경비가 필요하고 흉터가 남는다는 점 때문에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건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은정 교수는 “방사선 요드를 사용한다 해도 10~15년 자연경과가 되면 방사선 요드 치료를 받은 90%는 갑상선이 파괴돼 다시 갑상선기능항진증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갑상선이 매우 크거나 빨리 병을 치료해야 하는 경우에는 수술을 하는데 요즈음은 상처없이 수술하는 내시경수술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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