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2014.01.20 10:06:45 호수 0호

인류 진화의 아이러니 자기기만에 대한 도발적 통찰

로버트 트리버스 저 / 살림 / 2만8000원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이자 <이기적 유전자> 저자 리처드 도킨슨의 적극 추천도서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이 책은 ‘살아 있는 최고의 진화생물학자’로 평가받는 독창적인 학자로, 지금까지 호혜적 이타주의, 양육 투자, 성비 결정 등에 관한 뛰어난 진화적 분석과 이론을 내놓은 로버트 트리버스가 집필한 책이다.
이 책은 로버트 트리버스의 최신작이자 국내에 소개되는 첫 저서로, 그의 특유의 솔직함과 뛰어난 아이디어로 기만과 자기기만에 대해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기만과 자기기만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이 책을 통해 기만과 자기기만이 어떻게 인류의 진화와 함께해왔는지, 그리고 자기기만이 어떤 식으로 인류 문명에 영향을 끼쳤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자기기만이 기분이 좋아지게 하기 위한 방어적인 것을 넘어 생존을 위한 공격적 본능의 일종인 ‘기만’에 봉사하도록 진화했다는 생물학적인 답을 제시한다.
책 곳곳에 저자 자신의 기만과 자기기만 사례들, 자신의 여성편력과 관련된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를 풍부하게 수록하여 읽는 재미를 더하였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도처에서 진행되는 자기기만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그로 인해 자신을 돌아볼 통찰력을 가질 수 있도록 안내한다.
특히 5장 ‘기만, 자기기만, 섹스’에서 저자는 여성을 만나면 강하게 끌렸고 내 모든 것을 다 보여주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두세 차례 섹스를 한 후, 끌렸던 감정이 통째로 사라졌고, 이는 남녀의 관계만큼 기만과 자기기만의 가능성이 풍분한 관계는 거의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리고 11장 ‘자기기만과 전쟁’에서는 바이러스부터 식물, 인간까지 생명의 모든 수준에서 기만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저자는 미국이 9.11 사건을 핑계로 벌인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예로 들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기만과 자기기만의 문제는 도처에 있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에서도 나타나고, 특히 남녀 간에 자주 발생한다(트리버스 박사는 자신이 잠자리를 갖기 전에 여자에게 얼마나 홀딱 빠져 있었다고 느꼈는지, 그리고 일을 마치고 얼마나 그 관심이 싸늘하게 식었는지의 사례로 이를 설명한다). 자기기만과 면역체계와의 관계도 흥미를 끈다.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기는 사람일수록 에이즈에 감염되기 쉬웠다!) 조직차원에서의 자기기만(항공사고와 나사에서의 사고도 놀랍다)도 주목을 끈다.
이 책의 8장 이후부터는 자기기만의 이론을 실제사례들에 적용한 내용이다. 자기기만이 어떻게 수많은 인위적인 재앙과 참사, 사고를 일으키는지 생생한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다. 흥미롭게도 대한항공이나 일본의 위안부 문제 등 우리나라의 사례도 고스란히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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