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 (110) 대성그룹

2013.08.06 11:27:50 호수 0호

속 보이는 김 회장댁 식구들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일요시사>는 일감 몰아주기 연속기획을 통해 대성그룹의 내부거래 실태를 지적한 바 있다.(804호 참조) 총 85개 계열사 가운데 김영민 서울도시가스(SCG) 회장이 지분 97.78%(44만981주)를 보유한 '서울도시개발'에 그룹 일감이 몰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도시개발은 매출의 90% 이상, 매년 1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다.



내부거래로 유지

그런데 서울도시개발 외에도 내부거래가 많은 대성그룹 계열사는 또 있다. '에이원'과 '알앤알' '디엔에스피엠씨' '코리아닷컴커뮤니케이션즈' '대성아트센터'등이다. 이들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2010년 설립된 에이원은 배관 제작 및 가스시설 시공업체다. 주요 거래처는 계열사인 대성산업가스. 이 회사에 매출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년 수십억원의 고정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에이원은 지난해 매출 29억원 가운데 27억원(93%)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일거리를 준 곳은 대성산업가스. 2011년에도 대성산업가스는 매출 49억원 중 48억원(98%)에 달하는 일감을 에이원에 퍼줬다.

2001년 설립된 전시 및 행사 대행업체 알앤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식구'들이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 내부거래로 유지되고 있어서다. 알앤알은 지난해 대성밸류인베스트먼트(18억원), 대성이앤씨(6억원), 경북도시가스(3억원), 대성(2억원) 등 계열사에서 30억원을 올렸다. 당시 매출이 32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내부거래율은 94%나 된다.

1994년 설립된 부동산 개발·컨설팅업체 디엔에스피엠씨는 2006년 대성그룹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후 내부거래가 시작됐다. 디엔에스피엠씨의 지난해 매출 대비 내부거래율은 58%. 매출 38억원에서 가산브이프로젝트금융투자(12억원), 대성산업(10억원) 등 내부거래로 거둔 금액이 22억원에 이른다. 그전엔 더 심했다. 2011년 매출 26억원 중 21억원을 가산브이프로젝트금융투자(12억원), 대성산업(9억원) 등 계열사에서 채워 내부거래율이 81%로 조사됐다.


2001년 설립, 2006년 대성그룹에 편입된 코리아닷컴커뮤니케이션즈 역시 계열사 의존도가 높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내부거래 물량이다. 인터넷포탈 서비스업체로 소프트웨어 개발과 인터넷 광고대행도 하는 이 회사가 지난해 계열사들과 거래한 매출 비중은 52%(매출 25억원-내부거래 13억원)다. 대성에너지(10억원), 대성홀딩스(3억원) 등과 거래했다.

계열사에 매출 의존 매년 수십억 퍼줘 
대성일가 지분 보유…오너 개인회사도

1994년 설립된 대성아트센터도 내부거래율이 높다. 계열사들의 광고대행을 맡아 유지되고 있다. 대성아트센터는 지난해 67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중 58억원(87%)이 대성산업(56억원), 대성산업가스(1억원) 등 계열사 발주 물량이다. 2011년의 경우 100% ‘집안 매출’이다. 매출 18억원이 전부 대성산업(17억원), 대성산업가스(1억원) 등 계열사에서 나왔다.

이들 회사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5개사 모두 대성일가가 지분을 보유 중이다. 사실상 오너의 개인회사도 있다. 에이원은 '김영대 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의 3남 신한씨가 지분 60%(2만400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 김 회장의 부인 차정현씨와 차남 인한씨는 각각 20%(8000주)를 갖고 있다.

디엔에스피엠씨와 대성아트센터도 김 회장 가족들의 지분이 있다. 디엔에스피엠씨는 김 회장의 장남 정한씨와 인한·신한씨, 차정현씨와 그의 동생 차도윤씨가 각각 1.18%(1만8000주)씩 지분을 쥐고 있다. 대성아트센터는 차정현씨의 지분(2%·40주)이 있다. 김 회장(70%·1400주)과 정한씨(15%·300주)도 2011년 8월까지 대성아트센터 지분을 보유하다 대성산업에 매각했다. 매매금액은 10억9200만원이었다.

정한씨는 미국 루이스앤드클라크 대학에서 물리학, 영국 런던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2002년 대성산업 연구개발실 이사로 입사했다. 현재 대성산업 기계사업부 부사장을 맡고 있다. 인한씨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경영엔 관여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엠허스트대 물리학과를 나와 미시간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신한씨는 IBM, 삼성전자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2006년 대성산업가스 이사로 입사, 현재 대성산업 유통사업부(부사장)를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의 처남 차도윤씨는 연세대 정치외교학(학사)과 회계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한화증권 영업본부장, 코리아헬스케어 대표, 씨제이디 대표 등을 거쳐 2003년 대성산업에 합류했다. 지금은 디큐브백화점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부인에 처남까지…

알앤알과 코리아닷컴커뮤니케이션즈는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장악하고 있다. 김 회장은 알앤알 지분 99.83%(113만9060주)를, 코리아닷컴커뮤니케이션즈 지분 59.69%(51만5197주)를 소유하고 있다. 김영대 회장, 김영민 회장, 김영훈 회장은 형제다. 삼형제 모두 내부거래로 유지하는 회사를 끼고 있는 셈이다.


김성수 기자<kimss@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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