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저> 연이은 가격인상 속내

2009.06.18 13:22:26 호수 0호

“제품 가격 올려 추징금 낸다?”

위스키 수입업체 디아지오코리아가 구설수에 올랐다. 자사 대표제품인 ‘윈저’의 가격을 인상할 것이란 발표 탓이다. 이 같은 발표가 나오자 세간에선 ‘너무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가격인상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윈저’의 가격은 불과 한 달 만에 재차 인상됐다. 디아지오는 앞서 5월에도 리뉴얼한 ‘윈저’를 선보이며 한차례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업계 일각에선 논란 속에서도 가격 인상을 추진해야 하는 디아지오의 속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다른 일각에선 디아지오가 최근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세금폭탄에 대비한 자구책을 내놓은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반면 디아지오는 “이번 가격인상은 제조원가 및 환율상승으로 인한 조치일 뿐”이라며 여타의 논란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그 속내를 추적했다.
 

최근 용량 줄여  은근슬쩍 가격 올리더니 추가 인상안까지 발표
윈저 “환율상승 따른 조치” 내세워
업계 “세금폭탄 땜방 조치?”



디아지오코리아가 오는 7월부터 ‘윈저’의 출고가를 4.3~4.7%가량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디아지오는 보도자료를 통해 윈저 12년산의 경우 350㎖와 500㎖, 700㎖의 출고가가 각각 1만7391원, 2만4057원, 3만3110원으로 4.7%씩 오른다고 밝혔다. 윈저 17년산은 330㎖와 450㎖ 출고가가 각각 4.3% 오른 2만6334원, 3만6498원이 된다.

디아지오는 이번 가격인상에 대해 전반적인 제조원가의 상승과 지난 1년간의 환율 상승을 주된 요인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업계는 이미 환율이 안정된 상태에서 환율상승을 다시 문제 삼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시각이다.

한 달 전에도 가격 UP

이 같은 시각 이면에는 디아지오가 불과 한 달 전에도 가격을 인상한 경력이 있다는 것이 자리를 잡고 있다. 때문에 연이은 가격인상 행보를 지켜보는 업계의 시각이 곱지 않은 분위기다. 앞서 5월에 리뉴얼한 신제품 ‘윈저’를 선보일 당시 가격은 기존과 동일한 대신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한차례 가격을 인상했던 것.

디아지오는 5월15일 대전 유성의 한 호텔에서 소개된 신제품 ‘윈저’에 대해 위조방지장치가 강화됐고 병도 세계적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디아지오 한 관계자는 “여러 장점을 가진 신제품임에도 가격은 예전과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제는 용량이다. 윈저 17년의 경우 과거 500㎖이던 제품은 450㎖로, 350㎖이던 제품은 330㎖로 용량이 줄은 것이다. 
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들 사이에서 가격은 그대로되 용량은 은근슬쩍 줄인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비난이 쏟아졌다.
디아지오는 경쟁제품인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임페리얼과 용량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업계는 일제히 가격인상을 위한 꼼수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당시에도 이처럼 비판을 받았던 디아지오가 한 달 만에 또 다시 가격 인상을 발표하자 업계는 디아지오의 속내에 대해 궁금증을 보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이번 가격인상이 디아지오가 관세청으로부터 거액의 세금을 추징받을 위기에 놓인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실 현재 디아지오는 2000억원대의 세금 추징금을 두고 관세청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관세청은 디아지오가 지난 2004년 6월부터 2007년 6월까지 3년간 위스키 수입가격을 의도적으로 낮춰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추징금을 부과했고 이에 반발한 디아지오 측이 과세적부심사를 통해 맞서고 있는 것.

디아지오와 관세청의 대립각의 핵심은 추징금액이다. 관세청은 지난 1970년 개청한 이래 단일 기업에 대한 과세 추징금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2064억원을 부과했다. 이는 디아지오의 지난해 매출 4500억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07년 8월 무자료 거래로 국세청으로부터 주류수입면허가 취소됐다가 지난해 2월 겨우 영업을 재개한 디아지오 입장에선 설상가상의 입장이다. 현재 디아지오는 세금문제 해결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상당한 추징금액으로 인해 과세적부심사에서도 생각 이상의 거액이 부과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업계에선 당장의 추징금 마련이 시급한 디아지오가 연이은 가격인상 정책으로 자금 확보에 나선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천억 추징금 부담 위기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디아지오코리아의 대표 상품인 ‘윈저’가 임페리얼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면서 판매율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라 거액의 세금 추징금이 한국 본사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결국 가장 손쉬운 방법인 가격인상을 돌파구로 내세운 것이라 생각된다”고 귀띔했다. 

한편 현재 디아지오코리아는 업계의 이 같은 해석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디아지오 한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공식입장은 노코멘트”라면서 “회사 내부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아직은 입장을 표명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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