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전국 골프장 수익률 하락 내막

2013.06.04 10:14:12 호수 0호

골프시즌 부킹은 하늘의 별따기? “아! 옛날이여~”

한국골프장경영협회는 조만간 골프상품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무기명 주중 회원권을 발행하는 회원제 골프장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내장객을 한 명이라도 더 늘리기 위한 계절·요일·시간별 할인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 모든 게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골프장 경영 현주소를 잘 드러내고 있다.



회원제 60곳 적자, 전년보다 18곳 늘어
퍼블릭도 부진, 주말부킹 팽팽 남아돌아

 

지난해 회원제는 물론 퍼블릭 골프장 영업이익률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 금지령 탓?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현재 129개 회원제 골프장(제주권 제외)의 지난해 매출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이 2011년 6.9%에서 3.4%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2009년(19.2%)에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퍼블릭 골프장 영업이익률도 2011년 37%에서 지난해 33.7%로 3.3%포인트 하락했다.
회원제의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주된 요인으로는 경기침체 등으로 지갑이 얇아진 비회원들이 회원제보다는 퍼블릭 골프장을 많이 찾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비수기 입장료 할인폭이 확대된 것도 회원제 골프장 영업이익률을 떨어뜨린 원인이다.
회원제 골프장의 매출액 당기순이익률(당기순이익÷매출액)도 2010년 1.1%에서 2011년 -3.7%로 적자전환했고, 2012년에는 -9.2%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129개사 중 영업적자를 기록한 회원제 골프장은 전체의 46.5%인 60개사로 2011년 42개사보다 18곳이나 늘었다.
회원제의 경우 입장료가 거의 면제되는 회원보다는 토요일 기준 최대 20만원을 내는 비회원들의 이용이 줄어든 것이 경영수지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분석됐다.
퍼블릭 골프장의 영업이익률 하락은 골프장 수가 급증(2012년 24곳)하면서 홀당 이용객 수가 4.4%나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전반적인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골프장도 없지는 않다. 경기도 가평의 썬힐CC는 46.1%로 2011년보다 10.6%포인트 하락했지만 2001년 이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88CC(회원제 36홀·경기 용인)도 40.9%(2위)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윈체스트 안성CC(회원제 18홀·경기안성)가 31.7%(3위)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손님 좀 찾아봐! 봄은 왔는데 우리 골프장 너무 썰렁하잖아!”
수도권의 H골프장에서 일하는 경기팀장 K씨는 최근 상사로부터 손님을 끌어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세 팀을 유치하라’는 구체적인 할당 목표까지 전달받았다. 평일은 물론 주말 부킹 시간이 다 차지 않기 때문이다. 예년에는 부킹 청탁에 시달렸던 수도권 골프장이 최근 손님이 없어 아우성이다.
골프장들은 해마다 4월이면 시즌을 맞아 손님들로 북적였다. ‘시즌오픈’과 ‘봄맞이 특수’가 사라진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남북 대치 상황과 새정부 출범 등으로 인해 공직사회에 사실상 ‘골프 금지령’이 내려진 게 가장 큰 이유다. 공무원들에게 골프볼을 선물하면 “요즘 골프의 골자도 못 꺼내는데 누구 약 올리느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라고 한다.
주로 주말에 접대골프를 치는 공무원과 공사, 공기업 등 관련기업들이 골프를 끊으면서 골프장들이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마저 경기침체 여파로 골프를 자제하고 있는 탓에 골프장 내장객이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경기도 S골프장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위협에다 공무원들의 기강확립이 강조되면서 손님이 뚝 떨어졌다”며 “해마다 이맘때면 고위층을 접대하기 위해 부킹을 요청하는 전화들이 빗발쳤으나 요즘에는 한 통도 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요즘 골프장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면 정부가 골프 금지령을 내리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20~30% 급감해 죽을 맛이라고 토로한다”고 말했다.


예약 ‘뚝’ 손님 ‘뚝’

골프장 손님이 크게 줄어들자 ‘하늘의 별따기’라던 주말 부킹은 수월해졌다. 하루 이틀 전에도 예약이 가능하다. 내장객 유치전도 치열하다. 각 골프장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할인이벤트를 안내하는 팝업창들이 즐비하다. 리베라CC는 평일 그린피를 18만원에서 14만원으로 인하했고 수원CC도 2~3만원을 할인하고 있다.
수도권 최대 골프장인 스카이72CC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다 골프장들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내장객이 줄어들면서 예약률은 지난해보다 10% 감소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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