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창업으로 불황 넘자

2009.06.02 09:22:28 호수 0호

가족창업이 주목받고 있다. 경기가 급랭하면서 가족이 함께 창업해 점포를 운영하는 패밀리 창업 형태가 늘고 있다. 가족창업은 주인의식을 공유하고 구성원간 결속력을 강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원들에게 들어가는 인건비를 줄여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성공에 대한 기대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점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가족과 함께함으로써 나홀로 창업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잠재의식이 가족창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외식업이 가족창업 적합

그러나 가족창업은 실패할 경우 가족 전체에 미치는 타격이 구성원이 각각 다른 일을 할 때보다 더 크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가족창업을 할 때에는 가족이 함께함으로써 매출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운영의 효율성도 극대화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보통 육체적으로 힘들고 노동력이 많이 드는 외식업이 가족창업에 알맞다. 배달직원 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하는 배달형 업종도 가족끼리 운영하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 영업시간이 길고 상대적으로 투자비용이 큰 업종도 가족이 함께 창업하기에 유리한 업종으로 꼽힌다.

가족창업의 유형에 따라 그에 맞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족창업의 유형은 크게 ‘부부 창업’ ‘부모와 자녀 창업’ ‘형제나 자매 창업’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부부 창업은 가장 흔한 유형의 가족창업으로 대개 생계형으로 창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부부가 서로 역할을 분담하며 점포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은 창업 방식이다. 남편은 배달이나 마케팅 업무를 맡고, 아내는 주방 등 점포 내부 운영을 전담하는 식으로 서로의 역할을 분리할 수 있다. 동네에서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치킨전문점, 주부의 손맛을 살릴 수 있는 보쌈이나 부대찌개 등과 같은 전통음식전문점 등이 적합하다.

아버지와 아들 혹은 어머니와 딸과 같이 두 세대가 조화를 이루어 창업시장에 진출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부모의 자금력과 경험, 신세대 자녀의 적극성이 합쳐진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마음 잘 맞는 형제나 자매만큼 좋은 사업 파트너도 없다. 서로의 성격과 특성을 잘 알기 때문에 손발을 맞추기 쉽고, 이는 성공적인 사업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 형제, 자매가 함께 경영한다는 점에서 일반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을 때보다 업무 효율도 높고 신뢰감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창업에 앞서 각자의 역할과 지분 관계 등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다른 가족창업 케이스에 비해 내부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 다소 노동력이 드는 퓨전요리주점, 맥주전문점, 삼겹살전문점 등을 해볼 만하다.



성공사례 1
지난해 10월 경기도 평촌시 범계역 부근에 자연냉각 크림생맥주전문점 ‘플젠’(www.plzen.co.kr)을 창업한 한성혜(52)씨. 그는 남편과 사별 후 가족 생계를 위해 창업전선에 뛰어들 결심을 했다. 그러나 살림만 하던 전업주부가 그것도 요즘 같은 불경기에 창업한다는 것이 많이 두려웠다. 그때 든든한 두 아들이 한씨에게 손을 내밀었다. 올해 대학 졸업을 앞둔 큰아들 윤선욱(28)씨와, 휴학 중인 작은아들 민욱(26)씨는 업종 선택에서부터 점포 입지 선정까지 한씨에게 더 없이 큰 힘이 돼주었다. 점포 오픈 후에는 큰아들은 카운터, 작은아들은 홀을 담당하면서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자연냉각 방식의 크림생맥주라는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과 ‘가족’의 힘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178㎡(54평) 점포에서 월평균 6000만원 매출에 2000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성공사례 2
가족창업은 주인의식을 공유하면서도 서로의 역할 분담을 통해 운영상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경기도 화성 동탄 신도시에서 칼집삼겹살전문점 ‘행복추풍령 칼삼겹살’(www.kal300.co.kr)을 운영하는 안미정(40)·미영(42)씨 자매. 친화력이 좋고 서글서글한 성격의 동생은 손님 응대와 카운터를 맡고, 요리 솜씨가 좋은 언니는 주방을 책임지고 관리한다. 이처럼 서로의 장점을 살려 역할 분담을 하니 자연히 운영 효율성은 높아지고, 이는 직접적인 수익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창업, 118㎡(36평) 점포에서 월평균 3000만원 매출에 900만~1000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이익은 반씩 나눈다. 창업비용은 1억5000만원이 들었으며 각자 절반씩 부담했다.

성공사례 3
퓨전요리주점 ‘마찌마찌’(www.mazzimazzi.com) 성남 모란점을 운영하는 홍우석(31)씨와 이형주(35)씨는 처남과 매형이 의기투합해 창업했다. 대학 시절부터 창업에 뜻을 두고 있던 홍씨는 졸업 직후 부모님을 설득해 창업자금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자신이 구상했던 창업을 하기에는 자금이 다소 부족했다. 홍씨는 부족한 자금과 점포 운영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매형에게 동업 형태로 창업할 것을 제안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었던 이씨는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고, 뜻을 맞춘 두 사람은 지난 2005년 3월 280㎡(85평) 규모의 점포비 포함 총 2억7000만원을 들여 마찌마찌를 창업했다. 각각 1억원씩을 투자했고 나머지는 본사 대출을 통해 충당했다.
절반씩 나눈 것은 창업비용만이 아니다. 홍씨와 이씨는 점포 운영도 절반씩 나눴다. 새벽 늦게까지 영업해야 하는 업종 특성을 고려, 이틀씩 점포를 운영하고 이틀을 쉬는 방식으로 분담하고 있는 것. 이러한 운영방식은 오히려 점포 매출에 플러스로 작용하고 있다. 처남 홍씨의 젊은 감각과 매형 이씨의 안정적인 점포 운영 능력이 조화를 이루면서, 인근 대학교의 20대 대학생부터 30~40대 직장인 손님까지 폭넓은 고객 수요를 흡수하는 효과를 낳고 있기 때문. 또 체력적인 부담도 덜 수 있어 손님들에게 더욱 친절한 서비스도 가능하다. 이제 창업 4년째를 맞는 요즘 월평균 6500만~7000만원 매출에 2000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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