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톱 프로골퍼 스토브리그 대이동

2013.02.18 13:38:22 호수 0호

스폰기업들 ‘간판스타’가 바뀐다

올 국내 골프 스토브리그의 가장 큰 특징은 톱스타들의 스폰서 변경이 많았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매년 겨울이면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선수들이 재계약을 하거나 스폰서가 바뀌는 것은 일상사. 하지만 올해는 해당 기업들이 얼굴 격으로 생각했던 톱스타들이 대거 이동했다는 점이 이전과 다르다. 여자골프의 인기가 높아 톱스타를 보유할 경우 홍보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전보다 훨씬 계약금 규모가 커졌음에도 선수들에 대한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하늘·양수진·김자영 등 스폰서 변경
미녀골퍼들 몸값 폭등…3억원은 기본

주방가구 전문업체 넵스는 간판스타 도미노이탈의 타격이 가장 컸다. 사실상 일반인들에게 무명기업이나 다름없었던 넵스는 양수진과 김자영 등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선수들을 영입해 최근 몇 년간 가장 톡톡히 홍보효과를 누린 곳이다. 하지만 양수진은 매년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골프 최강자로 자리매김했고, 김자영은 지난 시즌 3승을 거두며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이는 곧 몸값 폭등으로 이어졌고, 넵스가 감당하기엔 부담스러웠다. 결국 김자영과 양수진은 각각 LG그룹과 정관장으로 스폰서가 바뀌었다.

김자영·양수진 보낸
넵스 타격 ‘어마어마’

LG그룹은 여자골프선수를 후원한 적이 없었지만 김자영이라는 블루칩이 시장에 나오자 재빨리 계약을 맺었다. LG전자와 LG생활건강이 김자영을 활용해 홍보마케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정관장도 양수진이라는 대어를 낚았다. 존허, 유선영을 후원한 바 있는 정관장은 기복없는 플레이와 장타력, 패션감각을 겸비한 양수진이라는 원톱을 확보해 흡족해하고 있다.


지난해 상금왕 2연패를 차지하고 최저타수상까지 거머쥔 ‘미소천사’ 김하늘도 모자 로고가 바뀌었다. 국내 여자골프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선수 중 하나인 김하늘은 BC카드의 간판 격이었으나, 올해부터 KT선수가 됐다. 이정민·장하나와 계약을 연장한 KT는 김하늘과 함께 김혜윤까지 영입해 여자골프단 중 가장 눈에 띈다. KT는 자회사인 KTF가 골프단을 운영할 당시 김미현 등 LPGA선수들을 대거 보유한 바 있으나 올해는 KLPGA의 대형구단이 됐다.

한화는 간판스타 유소연과의 계약을 마친 대신 지은희, 김송희, 이선화, 제니신 등을 대거 영입했다.
LIG소속인 양제윤은 지난해 대상을 받으면서 몸값이 뛰었다. LIG가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지만, 다른 기업들도 계속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아직 유동적이다. 여기에 지난해 LPGA투어 상금왕 박인비도 몇몇 기업들이 영입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소속 이미림과 남자골프 김대섭(아리지CC)도 모 리조트와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소연, 양제윤, 박인비 등 톱랭커들까지 자리를 잡게 되면 올 시즌 스폰서기업들 간의 치열한 물밑경쟁은 막을 내릴 전망이다.

메인스폰서가 아닌 용품 등 서브스폰서들도 올 시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혼마가 김하늘, 이미림 등을 확보한 데 이어, 볼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는 던롭도 남녀 상위랭커 선수들 상당수와 볼 사용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골프 스토브리그가 스타선수들의 연이은 후원계약으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지만 지난해 메인스폰서와 계약이 만료된 여자골퍼는 50명 정도였다.

2012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상을 차지한 유소연(23)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승을 거둬 일약 신데렐라로 떠오른 김자영, KLPGA 대상을 획득한 양제윤, 양수진, 동갑내기 장하나, 이정민 등 대어급 선수들이 FA시장에 대거 풀렸다.

이들 중 최대어급으로 손꼽히던 ‘미녀골퍼’ 김자영이 LG그룹과 후원 계약을 맺으면서 연쇄이동의 스타트를 끊었다. LG그룹의 LG전자와 LG생활건강은 김자영과 올해부터 2016년까지 4년 동안 계약했다. 계약조건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4~5억원선으로 국내 정상급 선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와 LG생활건강이 국내 여성 골프선수를 공식 후원하는 것은 김자영이 처음이다.

2010년 한국여자오픈 우승 후 2011년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2012년 에쓰오일 챔피언스에서 매년 1승을 거둔 양수진도 KGC인삼공사의 정관장 골프단에 새 둥지를 틀었다. 계약기간은 2년. 이밖에 장하나, 이정민도 지난해를 끝으로 계약이 만료됐던 KT와 재계약을 마쳤다.

이에 반해 한화그룹과 LIG손해보험과 각각 계약이 만료된 유소연, 양제윤은 아직 메인스폰서를 찾지 못했다. 2011년 한화그룹과 연간 3억원+α에 계약을 맺은 유소연은 지난해 LPGA투어 제이미 파 톨레도 클래식과 KLPGA투어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여기에 LPGA 신인상 타이틀까지 획득하며 계약 당시와는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미지 비슷한 선수 영입
‘스토리텔링’ 마케팅 인기


유소연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의 한 관계자는 “한화와 결별한 상태에서 대기업, 금융권 등 4~5개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고, 세부적인 조항들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LIG손해보험과 2011년 후원계약을 체결했던 양제윤은 2012년 2승을 거둬 KLPGA 대상의 영광을 안았고 스타급 대열에 합류했다. 화끈한 드라이버샷과 정교한 퍼팅, 강심장까지 갖춘 데다 미모도 뛰어나 스폰서들이 영입하려는 대상 1순위지만 폭등한 몸값이 문제다.

LG전자·LG생건
첫 여선수 후원

처음 계약할 당시보다 인지도가 높아지자 LIG손해보험은 지난달 말 양제윤과 서둘러 재계약을 하려 했지만 금액 차이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선수들에게 거액을 투자하는 것은 베팅한 만큼 ‘마케팅효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대회 기간 중 카메라가 실시간 따라붙어 선수들 몸에 부착된 로고가 자연스럽게 노출됨에 따라 계약을 체결했던 기업들은 이미 뿌리칠 수 없는 홍보효과의 단맛을 봤다. 새롭게 후원계약을 원하는 기업들도 단시간에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를 잡자니 천정부지로 뛴 몸값이 큰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해 프로로 전향한 ‘특급신인’ 김효주가 롯데그룹에서 무려 5억원을 받은 것이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톱골퍼들은 “신인인 김효주도 그 정도로 받는데 이미 입증된 우리가 적게 받을 이유가 없다”며 스폰서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어느 정도 얼굴이 알려진 선수는 연간 1억5000만원, 스타급이라면 3억원을 훌쩍 넘긴 몸값을 원하고 있다.

여자 프로골퍼들을 잡기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한 기업체의 임원은 “효과도 효과지만 선수들 몸값이 터무니없게 치솟았다”며 “계약을 체결하고자 금액을 제시하면 선수 쪽에서 너무 낮다고 거절하는 경우가 많아 이대로라면 골프 마케팅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골프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뚜렷하다. 대어급 선수들은 몸값이 오르면서 함박웃음을 짓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씁쓸하다.

경기 불황 여파로 스폰서시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많은 선수들을 보유하기 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원한다. 이렇다보니 상위랭커들과 신인 유망주들만 혜택을 보는 경향이 뚜렷하다. 반면 중간급 선수들은 스폰서를 구하는데 늘 애를 먹고 있다.

스토브리그는 여자골퍼들에게만 열려있는 건 아니다. 남자골퍼들 역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 최연소 합격자 김시우의 메인스폰서 계약이 있었고, 노승열의 계약 소식이 잇따랐다.


눈을 해외로 돌려도 대박 계약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골프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계약도 곧 발표된다.

경기 불황 여파
스폰서시장 위축

최근 골프선수 스폰서 계약에서 새롭게 떠오른 트렌드가 있다. 바로 이미지가 비슷한 선수를 대거 영입해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것이다. 톱골퍼 한두 명만 단발로 계약해서는 골프팬에게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고 판단해서다. 한국 남자골프 기대주 노승열과 계약을 맺은 나이키는 스포츠 브랜드 공룡답게 스폰서 계약에서도 ‘올인’ 스타일을 고집한다. 옛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지 현 ‘골프킹’ 매킬로이를 영입해 세계 남자골프 ‘원투펀치’를 모두 거느리게 됐다. 매킬로이는 나이키로부터 10년간 무려 2억달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 뿐만이 아니다. 나이키는 ‘장타 군단’ 콘셉트를 내세운다. 우즈와 매킬로이 뿐 아니라 올해 계약을 맺은 노승열, 카일 스탠리, 닉 와트니가 모두 300야드를 거뜬히 보낼 수 있는 장타자들이다. 몇 년 전 나이키가 미셸 위에게 선뜻 1000만달러의 거액을 내민 이유도 골프 성(性)대결에 나선 ‘장타소녀’ 이미지를 높이 샀기 때문이다.
CJ가 김시우를 후원하기로 한 이유도 분명하다. 이미 계약을 맺고 있는 PGA Q스쿨 수석 합격자 이동환과 함께 활약하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PGA Q스쿨 수석 합격자와 최연소 합격자가 만들어내는 ‘도전 스토리’만으로도 큰 화제를 몰고 다닐 게 분명하다. CJ는 김시우에게 국내 최고 대우 계약금뿐 아니라 ‘최연소 우승’ 등 앞으로 PGA 투어에서 달성할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최연소’ 타이틀에 거액의 보너스를 주는 당근을 내세웠다.

김하늘, 이미림, 이승현 등 여자골퍼와 용품사용 계약을 맺은 혼마는 소속 선수들을 통한 스토리텔링을 아주 잘 활용하는 업체다.

아예 용품사용 계약 선수들에게 ‘팀 혼마’라는 이름을 붙여 소속감을 부여했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우승을 합해 ‘팀 혼마 우승 스토리’로 덧씌우는 아이디어를 냈다. 혼마는 이들을 통한 광고뿐 아니라 2013년 캘린더까지 만들어내는 등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지난해 계약을 맺은 유소연, 김자영, 양수진, 김혜윤 등 국내외 여자골프 무대를 호령하고 있는 선수들에다 김하늘, 이미림, 이승현까지 추가한 혼마는 올해 8승 이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심한 듯 ‘용모 단정한’ 여자골퍼로만 후원선수들을 뽑는 넵스도 분명 미녀 여자골퍼들이 그려내는 스토리텔링이 주방가구 전문업체의 이미지를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

정관장 ‘건강미인’
잇따라 후원 계약

작년부터 여자골퍼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는 정관장의 스토리텔링 포인트는 건강이다. ‘건강 미인’ 양수진과 최근 계약을 맺었고 지난해에도 건강 이미지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여자골퍼 이보미, 송보배와 후원 계약을 했다.

비록 단발계약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다승왕에 오른 김자영과 후원 계약을 맺은 LG그룹이 기대하고 있는 이야깃거리도 분명히 있다. LG그룹 스마일 로고가 웃음이 아름다운 골퍼 김자영을 통해 더욱 미소 지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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