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나이스가 정수기 등을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적립된 포인트를 이용해 ‘무료’로 빌려주는 서비스 ‘머니 백 개런티’. 이른바 ‘공짜마케팅’이다. 경기가 바닥인 요즘 ‘공짜’란 단어는 소비자에겐 여간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공짜 서비스 이면에는 소비자의 부담이 고스란히 숨겨져 있다. 그 숨겨진 진실을 들춰봤다.
청호나이스가 신용카드사와 손을 잡고 ‘머니 백 개런티’ 서비스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11월. 이 서비스는 고객이 신한·KB·삼성·현대카드로 청호나이스 정수기 등의 제품을 구입하거나 렌탈할 경우 카드사가 대신 대금을 결제해 준 뒤 고객의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적립되는 포인트나 현금으로 이를 상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다시 말해 카드사와 제휴된 주유소·할인매장·백화점·놀이동산·영화관 등의 카드사용 실적으로 청호나이스 정수기를 구입하거나 렌탈한 비용을 내는 셈이다. 청호나이스도 이를 통해 고객들의 혜택을 늘리는 만큼 렌탈 고객층을 늘려 가정용 정수기 시장의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웅진코웨이(55∼60%)와의 격차를 좁혀나가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청호나이스는 시장점유율 10∼15%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머니 백 개런티’를 도입하기에 앞서 신한ㆍKBㆍ삼성ㆍ현대카드와 제휴를 맺었다. 따라서 ‘머니 백 개런티’ 서비스를 받으려면 해당 카드사에 ‘세이브 포인트’ 신청을 해야 된다.
실제 카드사별 포인트 적립율을 살펴보면 현대카드의 경우 이동통신비 5%, 패밀리 레스토랑 5%, 주유 40P/L(GS칼텍스), 4대 할인점 1%, 대중교통 5%, 일반가맹점 0.8%다.
청호나이스 ‘머니 백 개런티’ 서비스 “정수기 무료렌탈”
매달 특정카드 최소 80만원 이상 사용해야…‘쉽지 않네’
신한카드는 이동통신비 5%, 주유 60P/L(S-OIL, 현대오일뱅크), 할인점 3%(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GS마트), 백화점 3%(롯데, 현대백화점), 일반가맹점 0.8%다. 삼성카드는 이동통신요금 5%, 주유 40P/L(S-OIL), 삼성카드 보너스클럽 가맹점 최고 5%, 일반가맹점 0.8%다.
KB카드는 세 종류로 라임카드는 주유 L당 50P, 백화점과 할인점 3%, 패밀리 레스토랑·커피·영화 10%, 일반 0.4%다. 파인카드는 주유 L당 80P가 적립되며 여행사 5%, 스포츠레저업종 5%, 골프장 2%, 놀이동산 10%다. 체리카드는 주유 50P/L, 놀이동산 10%, 패밀리 레스토랑 10%, 유아·학원 5%, 일반 0.4%가 적립된다.
그러나 세상엔 공짜는 없는 법이다. 카드사별 포인트 적립 내용만 살펴보면 ‘대단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내면을 꼼꼼히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다.
우선 카드사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카드사 중 최고포인트로 한 달에 3만5000원하는 렌탈비를 내야한다고 가정하면 매월 통신비 5만원(2500원 적립)에 주유소에서 30만원(1만6000원 적립), 대형마트에서 20만원(6000원 적립), 외식비로 10만원(1만원 적립) 등 매달 80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사용해야 한다.
80만원이라는 금액도 카드사별 가장 높은 포인트 적립율을 적용했을 때나 가능한 금액이다. 실제 사용에선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사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당연히 적립포인트가 부족하면 소비자가 충당해야 한다.
반대로 렌탈비보다 많이 사용했더라도 고객이 렌탈비 외에 추가로 챙길 여지는 없다. 소비자 입장에선 렌탈비를 내지 않거나 줄이는 효과만 볼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여러 개의 카드를 사용했을 경우 포인트가 합해지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금액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무용지물인 셈이다.
또한 휴대전화·기름값 등 이용품목별로 적립할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다. 신한카드의 경우 대신 결제하는 금액은 최대 100만원이다. 이외의 카드의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못미치는 금액인 2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카드 포인트만으로는 공짜로 정수기를 렌탈하기는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정수기를 렌탈해 사용하고 있는 한 소비자는 “카드사의 포인트를 이용해 렌탈료를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는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며 “렌탈비가 공짜라는 것은 과장광고 아니냐”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정수기를 렌탈할 때는 여러 가지 혜택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막상 사용하다보면 별로 혜택이 몸에 와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호나이스은 이와 관련 “포인트를 이용해 렌탈료를 납부하는 것은 필요 이상으로 소비를 하라는 개념이라기보단 정수기가 필요한 소비자에 조금이라도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