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에 불어 닥친 장기 불황은 단순한 소비 위축을 넘어 창업자의 판단 기준 자체를 바꾸고 있다. 차별화된 경쟁력과 제품력이 없으면 생존 자체가 어려운 구조. 그래서 물었다. 그리고 AI가 답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된 지 몇 해가 지나면서 외식 산업 전반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러나 모든 업종이 동일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특히 ‘뷔페 시장’은 코로나 시기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 중 하나였고, 현재의 회복세 또한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맞춤형 경험
위생·안전·트렌드 변화가 겹치며 과거의 단순한 ‘무한 제공’ 이미지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다이닝’ 혹은 ‘맞춤형 경험 공간’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코로나19 이전까지 국내 뷔페 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가족 외식, 돌잔치, 기업 행사 등 대규모 모임 수요가 꾸준했고, 호텔 뷔페는 여전히 고급 외식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2020년 이후 방역 규제로 인해 ‘공용 집기 사용’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고, 대규모 모임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뷔페 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많은 중소형 뷔페는 문을 닫았고, 일부 대형 브랜드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하지만 엔데믹 전환 이후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결혼·돌잔치 수요 회복, 여행 증가로 뷔페 업계는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호텔 뷔페는 ‘보복 소비’의 대표적인 영역으로 부상했다. 코로나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고급 외식 경험으로 이어지면서, 주말에는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저가형 뷔페나 지역 기반 뷔페는 여전히 경쟁이 치열하며, 생존과 차별화를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 소비자들은 뷔페에 대해 단순히 ‘양’보다는 ‘질’을 더 중시한다. 특히 MZ세대는 가격 대비 가치를 철저히 따지면서도, 경험적 요소를 중시한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는 비주얼’, ‘한정 메뉴’, ‘셰프의 콘셉트 요리’ 등이 선택 기준으로 떠오른다.
또 건강·웰빙 트렌드의 확산은 뷔페 메뉴 구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 육류 중심의 고칼로리 식단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채식 메뉴, 글루텐 프리, 로컬푸드, 제철 식재료를 강조하는 뷔페가 각광받는다. 이는 ‘먹고 배부른 곳’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다이닝 공간’으로 뷔페의 의미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텔 뷔페는 뷔페 시장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에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인 이유는 단순하다. 위생 관리에 대한 신뢰, 고품질 식재료, 차별화된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안정감을 줬기 때문이다. 더불어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가성비’ 대신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감)’를 선택했다.
실제 주요 특급 호텔 뷔페는 한 끼에 10만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예약이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메뉴도 단순한 ‘다양성’이 아닌 ‘콘셉트화’를 추구한다. 예를 들어, 특정 국가 요리 페스티벌, 시즌 한정 랍스터·대게 무제한, 디저트 특화 섹션 등이 그것이다.
코로나19 시기 가장 큰 타격
프리미엄 다이닝으로 개편
이처럼 호텔 뷔페는 ‘프리미엄 경험 제공’을 통해 자신들의 시장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반면, 중저가 뷔페 시장은 여전히 과제가 많다. 가격 경쟁만으로는 생존이 어렵고, 음식 품질과 서비스 수준이 뒤처질 경우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패밀리 레스토랑형 뷔페 브랜드들은 한때 전국적으로 확산했으나, 코로나 이후 상당수가 문을 닫았다.
여기에 배달·포장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현장 체험형 외식’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것도 부담 요인이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일부 브랜드는 지역 특산물과 연계한 메뉴, 어린이 친화적 테마, 소규모 맞춤 서비스 등을 도입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즉, ‘모두를 위한 대형 뷔페’에서 벗어나 ‘특정 타깃에 최적화된 맞춤형 뷔페’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흐름은 기술과 뷔페의 결합이다. 무인 주문·결제 시스템, 테이블별 QR코드 주문, AI 기반 재고 관리 등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이는 인건비 절감과 동시에 위생 관리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나아가 일부 호텔은 로봇 셰프, 로봇 서빙 시스템을 실험적으로 도입하며, ‘미래형 뷔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마케팅도 강화되고 있다. 고객이 어떤 요리를 선호하는지, 어느 시간대에 어떤 연령대가 방문하는지 분석해 맞춤형 프로모션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는 뷔페를 단순한 외식 공간이 아닌, 데이터 기반 고객 관리 플랫폼으로 확장시킬 가능성을 보여준다.
뷔페 시장은 앞으로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고급 호텔 뷔페는 ‘경험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할 것이고, 중저가 뷔페는 차별화 전략 없이는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엔데믹 이후 외식업계 전반의 인플레이션과 인건비 상승은 뷔페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만 ‘경험 중시 소비문화’ ‘가족 단위 외식 수요’ ‘프리미엄 다이닝 시장 확대’라는 세 가지 요인은 뷔페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여전히 높게 만든다. 결국 승부는 ‘누가 더 독창적인 경험을 설계하고, 소비자의 만족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양극화 심화
뷔페는 더 이상 ‘싼값에 많이 먹는 곳’이 아니다. 위생, 품질, 경험,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외식 플랫폼으로 재편되고 있다. 호텔 뷔페의 고급화, 중저가 뷔페의 차별화, 기술 융합을 통한 혁신이 동시에 진행되는 지금이야말로 뷔페 시장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분기점이다.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선택 기준을 충족시키는 사업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으며, 뷔페는 향후 ‘가족과 세대를 아우르는 경험 공간’으로서 외식 시장에서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