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광주시의원, 공무원에 ‘딸 돌 축복 문자’ 발송 입길

2025.11.03 11:23:49 호수 0호

“시기·대상 부적절” 지적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현역 광주시의원이 행정사무 감사와 내년도 예산 심의를 앞둔 시점에 지역 공무원 등에게 ‘첫째 딸 돌을 축복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해 입길에 올랐다.



3일 광주시 공무원들에 따르면, 서임석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은 최근 “딸이 돌을 맞았다. 돌잔치를 하지는 않았지만 마음 깊이 기도와 응원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문자를 딸의 사진과 함께 전송했다.

해당 문자는 의원의 지인뿐 아니라 시청 공무원 등 다수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자를 받은 일부 공무원들은 “돌잔치를 하지 않는다면서도 ‘축복해달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곱씹게 됐다”며 “예산 심의와 감사가 진행되는 시점에서 의원으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받는 게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광주시의회는 이날부터 내달 12일까지 행정사무 감사를 실시하며, 내년도 예산안 등을 심사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의로 보낼 수도 있겠지만, 시기적으로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은 최근 국정감사 기간에 강행한 자녀의 결혼식과 축의금 문제로 뭇매를 맞은 최민희 민주당 의원을 떠올리게 한다. 국정감사라는 공적 업무 기간에 사적인 경사를 치르며 논란에 휩싸였던 최 의원처럼, 서 의원 역시 감사와 예산 심의를 코앞에 두고 공무원들을 상대로 사적인 일을 알리며 오해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서 의원은 “지인들이 딸 돌 소식을 몰라 서운하다고 해서, 식사를 한번이라도 같이 한 분들에게 문자를 보냈다”며 “일부 지인들이 축의금을 보내려 했지만 모두 거절했고, 공직자에게 금품을 받은 사실도 없다. 괜한 오해를 샀다면 공직자들에게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정치권 안팎에선 공직자의 행위는 내용보다 시기와 맥락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직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사적 연락은 단순한 예의의 표현이 아니라 ‘권력 관계의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광주 지역 지자체 공무원들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의원들의 잇따른 출판기념회 개최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올해는 기초단체장 도전을 준비하는 인사를 포함, 시의원 재선을 노리는 현역들까지 경쟁적으로 출판기념회를 개최해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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