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비어 유포’ 노소영 사수 대장 말로

2025.08.07 10:10:39 호수 1543호

노태우 비자금 수사 여론 덮으려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노소영 사수대의 마지막 보루인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도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등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감싸다가 국민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만든 결과다. 다른 노소영 사수대들이 법원에서 모두 처벌을 받은 만큼 박 대표도 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오랜 지인이자 측근으로 알려진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가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박 대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에 관한 유언비어를 지속적으로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행

법조계 및 재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임유경 부장검사)는 지난달 21일 박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박 대표의 주장이 다수의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2023년 6월부터 10월까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박영숙미래TV’와 블로그를 통해 “최태원 회장이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에게 1000억원을 증여했다” “자녀 입사를 방해했다”는 식의 근거없는 주장을 반복해 게재했다.

그는 유튜브 채널에서 “노 관장이 대통령이 돼 대한민국을 운영한다면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창의적인 국가를 만들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박 대표는 언론인 이모씨와 함께 영상에 출연해 “노 관장이 문화산업을 국가 경제성장 동력으로 키울 것”이라며 “이는 남자 대통령들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속 가능한 선진 국가로 만들고,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며 “국민통합이 가능하고, 국제협혁을 강화해 글로벌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이을 차기 여성 리더로 꼽았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을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많이 흔들었다”며 “노 관장처럼 능력을 가진 여성을 밀어주고 응원해야 한다. 노 관장은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고, 빈부격차를 완화하고, 갈등을 해결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나라를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증여·입사 방해 등 허위 주장
결국 명예훼손으로 불구속 기소

지난해 9월22일에 게시된 동영상에서는 ‘왜 대한민국은 노소영에게 지지를 보내나?’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에 대한 반대 급부’라며 노 관장에 대한민국이 열광하는 것처럼 오도하는 영상을 내보내기도 했다.

또 비슷한 시기에 나온 또 다른 영상에선 아직 이혼도 안 된 노 관장의 불륜을 조장하는 메시지도 담았다. 아직 이혼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 관장이 새로운 사랑을 찾아 행복하라’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박 대표가 이 같은 허위 사실을 주장한 이유로 노태우 비자금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던 노 관장에 대한 여론을 바꾸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미공개 불법 비자금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2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에 결정적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이 선경그룹 최종현 회장에게 건넨 비자금 300억원이 SK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고 봤고, 선경건설이 발행한 약속어음을 비자금 전달의 증거로 판단했다.

서초동 소재의 한 변호사는 “박 대표는 자칭 노소영 팬클럽 회장으로 당시 노 관장에게로 향하는 국민들의 분노를 상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유엔미래포럼 대표 자리에 있는데 해당 단체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유엔 산하기구인가 하면서 그의 주장을 믿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만든 자극적 게시물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로 확산되며 최 회장에 대한 부정 여론을 형성했다. 이에 최 회장이 지난해 9월 고소에 나섰고, 검찰도 기소를 결정했다.

“증거인멸도 있어 심각해”
다른 측근은 다 처벌받아

하지만 박 대표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 관장에 대한 국민적인 저항은 갈수록 커져갔고, 사법 리스크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초에 진행된 한 매체의 여론조사에서 설문 응답자 70% 이상이 노태우 비자금에 대한 철저한 조사, 엄정한 처벌 및 전액 환수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이후 5·18기념재단 등 시민단체의 검찰 고발건이 물밀듯 쏟아졌다.

상황이 이쯤 되자 박 대표는 문제가 된 동영상을 슬그머니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나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했을 때 나왔던 동영상은 더 이상 검색되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라 채널 이름까지 바꾼 것으로 확인된다. 유튜브 검색창에서 당시 동영상이 게재됐던 ‘박영숙미래TV’를 검색하면 ‘AI넷 박영숙TV’가 검색되고 있다.

리스크 관리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박 대표가 자발적으로 허위 주장을 했는지 노 관장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박 대표와 공모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의 노소영 띄우기는 국민적 저항을 넘기는커녕 국민을 자극해 결국 붕괴를 자초한 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 대표가 국민 저항 여론과 사법 리스크 등으로 노 관장이 궁지에 몰리자, 본인 주장이 담긴 영상을 슬그머니 없애려고 한 것은 일종의 증거인멸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재판을 통해 박 대표까지 처벌받게 된다면 노 관장을 지키는 사수대들은 모두 처벌받게 된다. 앞서 댓글로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여론을 조작하려다가 처벌된 노 관장의 측근은 18명에 달한다. 전체 22명 중 최 회장에게 사과하고 선처를 요청한 4명을 제외한 모두가 처벌받은 셈이다.

최 회장에 관한 허위 비방 댓글로 가장 먼저 형이 확정된 김모씨는 온라인 댓글을 통해 최 회장에 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노 관장이 아버지 노 전 대통령의 하나회를 본떠 만든 미래회의 초대 회장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2018년에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조현락 부장판사)은 최 회장에 관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차모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이 차씨를 약식기소했지만, 재판부가 정식재판에 회부할 만큼 차씨의 악플 내용은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 부산지법 형사4단독(강희석 부장판사)도 또 다른 노 관장 사수대이자 악플러 김모씨에게 검찰 구형인 50만원보다 많은 150만원을 선고했다. 또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임성철 부장판사)도 지난달 악플러 이모씨의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의 70만원 벌금보다 높은 1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의 엄벌

앞서 노 관장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생성하고 최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할 목적으로 악플을 달거나 허위 주장을 한 사람들에게 법원은 엄벌을 내렸다. 노소영 팬클럽 및 사수대 회장인 박 대표에게도 중형이 선고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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