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하늘’ 전국 곳곳에 물폭탄⋯피해 상황은?

2025.07.17 10:49:59 호수 0호

서산 시간당 100mm
중대본 ‘2단계’로 격상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연일 이어진 폭염이 끝나자마자 전국 곳곳에 기록적인 물폭탄급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116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전날 오후 8시50분께 경기도 오산시에선 고가도로 옹벽이 무너지면서 승용차를 덮쳐 운전자가 목숨을 잃었다. 이날 오산 지역에는 64㎜의 많은 비가 왔으며, 사고 직전인 오후 6∼7시 강우량은 39.5㎜를 기록했다.

충남 서산 지역은 이번 폭우의 최대 피해지역으로 떠올랐다. 16일 오전 12부터 17일 오전 5시까지 무려 419.5㎜의 비가 쏟아지며 연평균 강수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이 하루 만에 내렸다. 이는 시간당 100㎜를 훌쩍 넘는 극한 강우로, 기상 관측 이래 드문 수준이다.

서산을 비롯해 태안 307㎜, 서천 305㎜, 당진 264.5㎜ 등 충남 서해안 일대도 물바다가 됐다. 당진천은 현재 범람 중이며, 초대천도 홍수 심각 단계에 진입해 추가 범람이 우려되고 있다. 예산 삽교천과 당진 역천 일대에는 홍수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이로 인해 충남 5개 시군에서 79세대 116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이 중 75세대 112명은 17일 오전 현재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당진에서만 30세대 50명이 대피했고, 부여 28세대 34명, 서산 6세대 8명 등이 마을회관과 학교 등 임시시설에 머물고 있다.


서산에선 침수된 차량 안에서 심정지 상태의 50대 남성이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되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면서 충남 당진, 서산, 아산, 예산, 홍성 등 5개 시군에선 관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휴교령도 내려졌다. 일부 학교는 운동장이 성인 발목 높이까지 침수되거나 진입로가 물에 잠겨 등교가 어려운 상황이다.

교통망 역시 큰 타격을 받았다. 한국철도공사는 경부선 서울-대전 구간을 비롯해 장항선 천안~익산, 서해선 홍성~서화성 구간의 일반열차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다만 KTX는 정상 운행되고 있다.

하천변과 산간 지역 출입도 대폭 제한됐다. 서울 29곳을 포함해 전국 90개 하천변 구역이 통제되고 있으며, 북한산과 설악산 등 10개 국립공원 248개 구간에서 입산이 금지됐다.

정부는 17일 오전 4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2단계로 격상하고 호우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했다. 전국에 1만3000여명을 비상근무에 투입해 추가 강수에 대비하고 있다.

기상청은 오는 18일까지 충남과 충북 지역에 시간당 50~80㎜의 강한 비가 계속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다른 지역도 시간당 30㎜ 안팎의 비가 예상돼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앞으로도 많은 비가 예상되는 만큼,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황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