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수환 추기경이 마지막 순간까지 보여준 ‘사랑 실천’이 시간이 갈수록 바이러스처럼 국민들에게 번지고 있다. 김 추기경이 선종 당시 안구를 기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기 기증등록 신청이 물밀 듯이 몰려들고 있는 것.
김 추기경은 지난 1989년 서울강남성모병원에서 안구기증 서약을 했으며 지난 2006년 7월 국립장기익식관리센터에 장기기증 서약서를 제출, 지난 16일 선종 당시 안구는 적출됐다. 지난 18일 명동성당 앞에 차려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등록 부스에는 하루 동안 100여명이 넘는 시민이 찾아와 장기 기증을 약속했다.
장기기증 등록 엽서를 가져간 사람은 500명이 넘었다. 온라인으로도 200건이 넘는 장기기증 신청이 접수됐다. 연예인들도 안구기증 사랑에 동참하는 물결이 넘치고 있다.
지난 19일 한국인체조직 기증지원본부는 각막 및 조직 기증 의사를 밝혀온 연예인으로는 장윤정, 박현빈, 윙크, 주얼리의 서인영, 박정아, 하주연, 김은정, 탤런트 이채영, 정한용, 양원경 등이 있으며 현재 많은 연예인들이 참여 의사 문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각막 등 인체조직 기증자는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때문에 국내의 대부분의 환자들이 해외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인체조직이 올 날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김 추기경의 사랑 실천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각막 기증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한편 김 추기경이 기증한 안구 각막은 적출 다음날인 지난 17일 빛을 잃은 2명에게 이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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