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SSG 랜더스 최정이 전인미답의 한국프로야구(KBO) 통산 500호 홈런 고지를 밟았다. 최정은 지난 13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서 열린 2025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서 라일리 톰슨 투수와의 풀 카운트 승부서 6구째 공을 그라운드 밖으로 날리며 투런 포를 작렬시켰다(이번 시즌 5호).
사실 이날 최정의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아 보였다. 1회 첫 타석에선 2루 땅볼로 물러났고, 4회 두 번째 타석에선 삼진을 당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랬던 최정은 세 번째 타석인 6회서 135km의 슬라이더를 공략했고 배트를 떠난 공은 그대로 왼쪽 담장으로 넘어갔다.
KBO 최초의 통산 500호 홈런은 이렇게 쓰여졌다.
최정의 이번 500홈런은 KBO 사상 처음으로 나온 대기록으로 그의 프로 데뷔 20년 만이다.
앞서 지난해 4월24일, 그는 이승엽 현 두산 감독이 보유 중이던 개인 통산 최다 홈런(467개)을 뛰어넘으며 이 부문 신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최정의 이번 500호 기록이 더욱 값진 이유는 올 시즌 개막 전에 부상을 입고도 꾸준한 체력관리로 출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후배들의 모범이 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2025 시즌에 앞서 그는 시범 경기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재활 훈련을 받았고, 뒤늦게 1군에 복귀했던 바 있다.
최정의 올해 나이는 38세로 프로야구 선수로는 노장 축에 속한다. 하지만 꾸준한 자기관리와 겸손한 마인드로 SSG의 중심 타자이자, 후배들을 이끄는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6년 40홈런 달성 이후엔 매년마다 30홈런 안팎으로 홈런을 때려내는 중이기도 하다.
500홈런 외에도 최정은 최다 경기 출전 타이틀도 삼성 라이온즈 포수(2408경기)에 이어 2303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타점 부문서도 KIA 타이거즈 이형우의 1674개보다 103개 모자란 1571개로 2위에 올라 있다.
꾸준한 몸 관리만 이어진다면 최다 홈런은 물론, 최다 경기 출전 타점 부문서도 선두를 달리게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 같은 지표는 최정 개인뿐만 아니라 팀내 젊은 후배 선수들에게도 자극이 된다. 이는 곧 끈끈한 결속력으로 이어져 승패를 가르는 데 있어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흔히 야구를 ‘투수 놀음’이라고들 하지만 단체 경기인 점, 점수를 내야 이기는 스포츠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최정 같은 거포의 역할은 아주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날 최정은 경기 후 “4년 동안 홈런 105개를 치지 못하면 팀에 미안할 것”이라며 “600홈런을 또 다른 동기로 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언론이 짚어주지 않았다면 500홈런에 몇 개가 남았는지 알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그는 “개인 기록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도 했다.
최정의 이번 500호 홈런 기록은 100년 역사가 넘는 미국프로야구(MLB)에서도 배리 본즈(762개)를 포함한 28명에게만 타이틀을 허락했을 정도다.
<haewoo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