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티켓 가격 내려야? 최민식, 출연료 기부라도 했나?”

2024.08.21 07:50:43 호수 0호

이병태 교수 “남의 돈으로 인심쓰겠다는 것” 직격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가격을 내려서 관객이 더 많이 오고 이익이 는다면 (극장을 운영하는)기업은 내리지 말래도 내린다. 코로나19 팬데믹 중 극장 기업은 부도 위기에 직면했는데, 최민식은 출연료를 기부라도 한 적 있느냐?”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 교수가 최근 배우 최민식의 ‘영화 티켓 인하’ 발언에 대해 이같이 정면 반박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일, 자신의 개인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극장 사업이 땅 파서 하는 자선사업인 줄 아느냐? 시장 가격을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면 세상에는 사업도, 경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배우라는 직업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극장은 티켓을 팔아 돈을 벌지 않는다. 값싼 티켓으로 관객을 유인해 팝콘과 음료를 팔아 돈을 번다. 대출금리가 올라 임대료가 올랐고, 최저임금이 올라 극장 청소부의 인건비도 올랐다”며 “영화 판권도 있다. 당신들이 혜택받는 영화진흥기금이라는 준조세까지 포함해 (티켓 가격을)1만5000원 이하로 책정해 사업할 수 있으면 직접 극장을 세워 싸게 운영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세상서 가장 값싼 소리는 남의 돈으로 인심쓰겠다는 것”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7일, 최민식은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요즘 영화 산업이 위기”라는 진행자의 우려에 “지금 영화표값이 많이 올랐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갑자기 그렇게 올리면 나라도 안 간다”며 “지금 표값이 1만5000원인데 (그 돈이면) OTT(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로 집에 앉아 영화 여러 편을 보지, 발품 팔아 극장을 찾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영화표에 팝콘, 커피, 영화 끝나고 술이라도 한잔하면서 여자 친구와 데이트라고 하면 벌써 10만원이 날아간다. 지금 이 사람(극장 관계자)들도 코로나19 확산기에 죽다 살아난지라 (영화표값을 올리는 게)심정적으로 이해는 되지만, 부담되는 가격인 건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객을 어떻게 극장으로 끌고 들어올 것이냐는 콘텐츠의 문제”라며 ‘작가 정신’과 함께 올해 첫 ‘천만 영화’로 기록된 자신의 출연작인 <파묘>를 언급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광복절엔 128만명이 극장을 찾았는데 올해는 85만명 정도밖에 찾지 않았다. 그 원인을 그냥 가격으로만 포커싱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닌 것 같다”고 난처해했다.

이 관계자는 “영화관과 OTT 구독료를 비교했는데, 이젠 비교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 가령 라면을 밖에서 먹을 때의 외식 물가와 집에서 먹으려고 사는 라면 가격을 비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기사를 접한 누리꾼들도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한 누리꾼은 “분명 극장(영화표값)이 비싼 건 맞다. 근데 그건 관람객이 할 소리지 천만 배우가 할 소리는 아니지 않느냐?”며 “영화 제작 단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배우들이 마치 아무 상관없는 관객인 것처럼 빠져서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도 “배우들 몸값은 영화 제작사들이 고민할 문제지 극장이 고민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 배우들이 몸값 낮춰서 찍으면 극장들이 티켓값을 낮추느냐?”고 냉소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제작비가 적은 영화는 영화표도 저렴한가?”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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