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노화

2023.08.29 08:39:21 호수 1442호

세르게이 영 / 더퀘스트 / 2만500원

150세 시대, 200세 시대가 온다고 하지만 이를 반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 유명 인사의 강연 제목처럼, ‘재수 없으면 200살까지 산다’며 길어진 노년을 두려워하는 이가 더 많다. 하지만 실제로 인류 수명이 200세까지 연장돼도 그리 재수 없는 일이 되진 않을 것 같다. 수명만 연장되는 게 아니라 젊음 역시 연장되는, ‘역노화’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공지능, 정밀의학, 유전공학, 생체공학이 눈부신 발전을 이뤄낸 성과다. 이 과학 기술들은 질병을 완벽하게 예방하고, 나아가 노화된 몸 자체를 재생하는 데까지 이르러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신체를 소유하게 해줄 예정이다. 따라서 장수에 관한 정의는 다시 내려져야 한다. 죽지 않고 오래 사는 것만이 아닌 노화 자체를 예방·치료하여 젊은 몸으로 오래 사는, 진정한 의미의 불로장생이 현대 과학으로 실현되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독자는 이러한 변화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20년 넘게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일하며 투자를 업으로 삼았던 저자 세르게이 영은 노화 혁명의 놀라운 성과를 본 후 투자금 1억달러를 조성, ‘장수비전펀드’를 설립해 주요 생명공학 회사에 투자하고 18개의 스타트업을 성장시켰다. ‘세계 장수 분야 100대 리더’로 선정된 그는 장수 과학의 최전선에서 만난 기업가, 과학자, 의사의 인터뷰와 최신 연구 성과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역노화 시대는 성큼 다가와 있는데, 장수에 관한 대중의 인식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아프지 않고 늙지 않은 상태로 장수하는 인간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더 나아가 기계와 결합해 신체를 계속 교체하고, 뇌를 클라우드에 업로드해 영원히 죽지 않는 존재가 되면? 역노화 패러다임은 필연적으로 인간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 이슈, 생물학적 영생 그리고 ‘디지털 영생’으로 이어진다. 어쩌면 이에 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지구는 죽지 않는 인간을 감당할 수 있을까? 인간이 영생을 누린다면 도덕적으로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저자는 윤리적 관점에서 장수와 영생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다. 진정한 장수의 기술을 획득한 인류가 만들어갈 미래를 현 시점에서 완벽하게 예상할 순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미래를 더 중시하는, 더 책임감 있는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책임감 있는 태도 중 빠질 수 없는 것이 지금부터 스스로의 건강을 돌보는 일이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엄격한 식단 관리와 운동, 수많은 영양보조제를 섭취하며 ‘몸 관리’를 하고 있는 건 유명한 이야기다. <노화의 종말>을 쓴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도 마찬가지다.


저자 역시 철저한 건강 관리를 하는 건 물론이고, 각국 기업을 대상으로 ‘롱제비티앳워크’라는 무료 장수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10가지 건강 습관을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식단부터 수면, 운동, 보조제에 관한 날카로운 조언까지 담은 10가지 팁(보너스 장)이야말로 역노화 시대를 맞이하여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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