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한국사

2023.07.03 10:13:00 호수 1434호

최태성 / 프런트페이지 / 1만8000원

학창 시절에는 늘 후순위로 밀려났던 역사 공부가 사회에 나오면 교양과 상식의 필수 요소로 손꼽히곤 한다. 기업이나 공인이 역사적 의미에 맞지 않는 발언을 했다가 논란에 휩싸이고, 누구나 한 번쯤 역사가 대화 주제로 올랐을 때 모르면 어색하게 웃으며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는 이유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역사 공부를 시작하기란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너무 방대한 양 때문에, 한자로 된 사건 이름 때문에, 복잡한 인과관계 때문에 공부하는 데 시작조차 주저하게 만든다.

오랜 기간 역사를 가르쳐 온 저자 최태성도 한국사에 관심은 많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답답해하는 사람을 많이 만났다고 말한다.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한국사 입문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그 결과  <최소한의 한국사>를 출간했다.

“한국사 교과서 저자로서, 한국사 강연자로서 전국을 다니며 한국사를 소개해왔던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 정도만 알면 당당해질 수 있겠다 싶은 한국사의 핵심을 정리했습니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고조선 건국부터 현대까지 한반도의 반만년 역사 중에서 한국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필수 한국사를 다룬다. 

우리 역사의 전체 맥락을 한 눈에 이해하고 싶은 사람, 시험 준비가 아닌 교양으로 역사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 한국사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하고 번번이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딱 한 번 읽고 평생 써먹는 한국사의 기초를 다져줄 것이다.

또 한국사의 맥락을 꿰뚫을 수 있도록 고대부터 현대까지 차례로 서술하면서 고조선부터 조선에 이르는 전근대사는 왕을 중심으로, 개항 이후부터 현대에 이르는 근현대사는 사건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각 시대에 맞는 설명법을 택해 인물과 사건을 소개했기 때문에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한국사의 흐름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고 무작정 외우기만 했던 사건과 인물이 명쾌하게 이해된다.


빠르게 발전하는 현대 사회서 역사가 이 시대에 필요한 첫 번째 교양으로 손꼽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어떤 격동의 과정을 겪어왔는지 알게 되면 현재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세상을 보는 눈 또한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는 빛바랜 옛이야기가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지식이다. 이 책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과 사건뿐 아니라 우리 일상에 밀접하게 닿아 있는 이야기를 함께 내놓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서울 사대문의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심부름을 가서 오지 않는 사람을 왜 함흥차사라고 말하는지, 개천절은 왜 10월3일인지 등 역사가 우리 일상 곳곳에 남긴 유산들을 소개함으로써 교양과 상식으로서 역사의 진면목을 드러낸다. 

죽어 있는 역사 사실이 아니라 살아 있는 역사 지식을 갖출 때 대화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게 되고, 역사 콘텐츠를 깊이 이해하게 되며 세상을 읽는 통찰력을 얻게 된다. 재미와 의미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최소한의 한국사>가 그 변화의 첫걸음이 돼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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