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5부 2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과학과 비과학의 경계에서 칼 세이건이 ‘과학스러움’으로 자신의 주장을 포장하고자 하는 사기꾼들부터 과학을 쉽게 설명하려고 하다 오히려 오해만 낳고 있는 대중 과학 전도사들과 가진 대화로도 볼 수 있다.
칼 세이건은 이들을 가리키기 위해 ‘역설가(paradoxer)’라는 19세기적 단어를 가져온다. 이 단어는 ‘과학이 이해한 바를 입증되지 않은 교묘한 설명과 알기 쉬운 용어로 그럴듯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을 뜻한다. 칼 세이건의 생전에도 넘쳐났고, 지금도 우리는 주위에서, 다양한 미디어에서, SNS에서 역설가에 가까운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직업 과학자들은 대개 그들을 무시한다. 심지어 멸시도 주저하지 않고 발언권을 박탈해야 한다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세이건은 역설가들의 주장과 아이디어를 좀 더 자세히 조사하고 그들의 신조를 다른 신념 체계들, 즉 과학과 종교와 비교·대조해 보는 일이 의미 있다고,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주장과 아이디어 역시 세계의 본질과 그 속에 사는 인간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칼 세이건의 이 같은 균형감은 이 책에서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임마누엘 벨리콥스키(Immanuel Velikovsky, 1895∼1979년)의 저술들에 대한 논평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칼 세이건은 이 책에서 벨리콥스키의 주장을 조목조목 정밀하게 비판하면서, 섀플리를 비롯한 과학계의 격렬한 반발에도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