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 돌입한 여자골프

2022.12.13 11:15:17 호수 1405호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정상 자리

여자 골프계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세계 1위가 바뀌는 상황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오랜 기간 정상을 지켜 온 고진영이 주춤하자 신예 아타야 티띠꾼이 급부상했고, 넬리 코다를 거쳐 리디아 고가 세계 1위를 꿰찬 상황이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은 최근 2년 동안 획득한 포인트를 출전한 대회로 나눈 평점으로 정한다. 최근 2주 대회 포인트가 가장 높고 기간이 오래될수록 가감하는 방식으로 56주차에서 소멸한다.

혼전 양상

얼마 전까지 여자 골프 세계 1위는 고진영(27)의 차지였다. 지난 10월20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고진영은 8.23점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 2월 초 세계 1위에 오른 고진영은 지난 8월 LPGA 투어 AIG 여자 오픈과 CP 여자 오픈에서 연달아 컷 탈락한 뒤 손목 부상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음에도 1위를 수성했다. 

세계 2위인 넬리 코다(미국)가 지난 10월19일 종료된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우승했다면 1위를 탈환할 수 있었으나 공동 31위로 마치면서 세계랭킹 변동은 없었다. 다만 2위 그룹과 고진영의 랭킹 포인트가 크게 좁혀지면서 고진영의 세계 1위 수성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결국 고진영은 줄곧 지켜온 세계 1위 자리에서 9개월여 만에 내려왔다. 해당 주간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가 없어 세계랭킹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 56주차 세계랭킹 포인트가 빠지면서 고진영의 평점이 내려간 것.


고진영이 내려온 1위 자리는 올 시즌 LPGA 투어에 데뷔한 아타야 티띠꾼(태국)이 꿰찼다. 지난 10월31일 자 세계랭킹에서 티띠꾼은 7.13점을 기록하면서 고진영을 0.04점 앞질렀다. 티띠꾼은 43개 대회에 출전해 총점 306.39를 쌓아 평점 7.13으로 고진영을 제치고 새로운 여왕이 됐다.

고진영, 9개월 지킨 절대자 자리
티띠꾼, 심상치 않은 신인 돌풍

티띠꾼은 유럽투어에서 활동하다 올해부터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신예로 올해만 2승을 거두면서 신인왕 랭킹 1위에 올랐다. 세계 1위에 오르기 직전 출전한 5개 대회에선 우승 한 번을 포함해 모두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엄청난 기세를 보여줬다.

급기야 LPGA 투어 신인왕에도 등극했다. LPGA 투어는 지난달 11일(한국시간) 티띠꾼이 신인왕으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티띠꾼은 2013년 모리야 주타누간과 지난해 패티 타바타나킷에 이어 LPGA 투어 올해의 신인상 타이틀을 차지한 3번째 태국 선수가 됐다. 

신인왕 레이스 포인트 1287점으로 2위를 달리던 최혜진이 펠리컨 챔피언십에 기권하면서 1537점인 티띠꾼은 펠리컨 챔피언십과 2022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결과와 상관없이 신인왕을 확정했다. LPGA 투어 신인왕을 2년 연속 태국 선수가 차지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양강 구도였던 LPGA 투어 무대에 태국은 강력한 대항마로 자리 잡게 됐다.

티띠꾼이 최정상 자리에 올라선 지 한달여 만에 세계 1위는 또 한 번 바뀌었다. 넬리 코다는 지난달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LPGA 투어 펠리컨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코다, 병마 이겨내고 1위 올라
리디아 고, 5년 만에 재탈환

최종합계 14언더파 196타를 친 코다는 2위 렉시 톰슨(미국)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전 세계 1위 코다가 혈전증 등 악재를 딛고 LPGA 투어에서 1년 만에 거둔 우승이었다.

코다는 지난 2월 혈전증 진단을 받았고, 입원 치료와 재활 등을 위해 4개월간 필드를 떠나 있었다. 그는 지난 6월 US여자 오픈을 통해 필드에 복귀했고,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려왔다. 급기야 이번 우승으로 세계 1위에 복귀했다.

하지만 코다는 2주 만에 세계 1위 자리를 리디아 고(뉴질랜드)에게 넘겨줬다. 리디아 고는 지난달 29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랭킹 포인트 7.52를 기록하면서 코다를 0.08 차로 앞질렀다. 5년5개월 만에 세계 1위를 되찾은 것이다. 


1997년생 리디아 고는 18살이던 2015년 2월에 처음 세계 1위에 올랐고, 그해 6월에 박인비(34)에게 잠시 1위 자리를 내줬다가 2015년 10월 다시 1위에 복귀했다. 리디아 고는 2015년 10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줄곧 1위를 놓치지 않았다.

2006년 창설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5년5개월 만에 1위에 복귀한 것은 역대 최장기간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박인비가 2015년 10월 이후 2018년 4월에 다시 1위가 돼 2년6개월 만에 1위에 복귀한 사례였다.

1위 자리를 되찾은 리디아 고는 역대 최장기간 1위 부문 순위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디아 고는 지금까지 105주간 1위를 지켜 이 부문 5위인데 3위 쩡야니(대만)의 109주, 4위 박인비의 106주를 추월할 기회를 잡았다. 이 부문 1위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158주, 2위는 고진영의 152주다.

물고 물리는

이달 말 서울 명동성당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씨와 결혼하는 리디아 고는 올해 LPGA 투어에서 올해의 선수, 상금, 평균 타수 등 주요 부문을 석권했다. 올 시즌에만 1월 게인브리지 LPGA, 10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1일 끝난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등 3승을 거둬 LPGA 투어 통산 19승을 달성했다.


<webmaster@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