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과 명작의 재해석, 서울예술대의 배리어프리 첫 시도

2022.06.07 15:09:22 호수 0호

오는 10일-12일 서울예술대 안산시 '마동 예장'서 공연

[일요시사 취재2팀] 이민영 기자 = 서울예술대(총장 이남식)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공연창작학부 연극 <헤다 가블러>가 오는 10일 개막해 12일(일)까지 안산시에 있는 서울예대 마동 예장에서 공연된다.



2022년, 새롭게 선보이는 서울예대의 연극 <헤다 가블러>는 노르웨이의 대문호 헨릭 입센의 대표작 중 하나다.

<인형의 집> <유령> 등으로 잘 알려진 입센의 작품에는 당대의 사회문화적 관습의 틀을 깨는 여성 인물이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주체성을 지닌 ‘헤다’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가 바로 <헤다 가블러>며 바로 이 점 때문에 현재까지도 다양한 재해석과 실험적 시도가 이루어지는 매력적인 고전작품이다.

주인공 헤다는 가블러 장군의 딸로, 학자인 테스만과 결혼했지만 ‘테스만 부인’으로 불리기를 거부한다. 사회문화적 관습에 얽매이기를 거부하는 헤다의 모습은, 관객으로 하여금 이 작품이 그저 19세기 중산층에 대한 고증이라거나, 단순히 젠더 갈등에 관한 이야기가 아님을 느낄 수 있게 한다.

헤다라는 인물의 실존성은 시대를 불문하고 ‘절대적으로 자유롭고자 하는’ 인간 존재의 욕망을 그대로 담아내기 때문이다. 모든 것으로부터 완벽히 자유롭기를 갈망하면서도, 어딘가에 소속되어 안정감을 가지고자 하는 모순된 욕망은 곧 인간 존재 보편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헤다는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에게 인상 깊은 캐릭터가 된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번 서울예대의 <헤다 가블러>는 불필요한 고증을 덜어내는 대신, 헤다와 다른 인물들을 둘러싼 심리관계를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것에 힘을 실었다. 관객들은 헤다와 헤다를 둘러싼 상황,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 변화를 지켜보면서 인간 실존의 모순된 욕망과 주체적 삶의 정의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 된다.

창작진은 올해 개교 60주년을 기념해 서울예대의 최종 교육 과정인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에서 공연창작학부(학부장 서양범)만의 새로운 연극 공연 브랜드 ‘C-eries’를 개발했다. ‘C-eires’는 고전을 뜻하는 ‘Classic’과 ‘Series’의 합성어로 고대 그리스 극장 중 Theatron의 형상이 알파벳 ‘C’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공연창작학부는 이 브랜드를 통해 60주년을 맞은 한국 근대 연극 교육의 산실인 서울예술대학교가 가지는 우수한 인프라를 활용한 연극 프로덕션 운영으로, 연극의 근본을 찾고 뼈대를 세워 공연창작학부만의 명품 연극 콘텐츠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헤다 가블러>는 ‘C-eires’의 첫 번째 시리즈로서 고전 명작 작품의 재해석, 그리고 지역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사회복지관과 협력해 배리어프리를 통해 가까이 함께하는 지역사회 문화 향유 증진과 더불어 끊임없는 감동을 주고자 한다.

서울예대 학사학위과정 교육에서는 전문예술인을 꿈꾸는 미래 예술인들의 공연 창작활동을 통해 새로운 공연 양식에 도전하며 학생들의 전공 역량을 심화하고 졸업 후 창작 현장에서 실용될 디딤돌을 만드는 작품 창작 능력 개발을 지원한다.

지도 교수로는 <북어대가리> <열두 번째 밤> <안테모사> 등 작품에 참여한 이정민 교수가 함께 했다. 이정민 교수는 “이번 공연을 통해 훗날 공연계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mylee06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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