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회장 복귀와 대표 해임 상관관계

2022.04.07 10:50:28 호수 1369호

부를 땐 언제고…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교촌에프앤비가 최고경영자 교체를 단행했다. 임기를 2년 남긴 대표이사를 해임한 데 따른 조치다. 한동안 자리를 비웠던 창업주가 이사회에 복귀하는 시점과 기존 경영진의 퇴진 시기가 맞물린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가 최고 경영책임자 교체를 결정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달 30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윤진호 사장을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예고된 수순

윤 대표는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MBA 졸업 후, 보스턴컨설팅그룹, 애경, SPC그룹 등을 거쳤다. 컨설팅, 전략,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로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회사의 지속성장을 이끌 예정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윤 대표 선임을 계기로 조직개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각 사업부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사업부별 대표 직책의 전문경영인을 두는 ‘5개 부문 대표, 1 연구원’ 체계로 개편을 예고한 상태다. 

이번 주총은 권원강 창업주의 공식적인 복귀가 결정된 무대이기도 했다. 보름 전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통해 예고된 권 창업주의 사내이사 선임건이 당초 예상대로 주총을 통과한 것이다. 교촌에프앤비 지분 69.20%를 보유 중인 권 창업주는 사내이사는 물론이고, 이사회 의장도 맡기로 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권 창업주가 이사회의 주요 사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에 집중할 예정이고,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3년간 공백기를 가졌던 권 창업주가 이사회 입성을 계기로 경영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앞서 교촌에프앤비는 2019년 3월, 권 창업주의 6촌인 권순철 상무(당시 사업부장)가 직원을 폭행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을 겪었다. 특히 권 사업부장이 폭행 사건 이후 퇴직했다가 1년 뒤 다시 임원으로 복귀했던 일로 질타가 쏟아졌다.

3년 만에 이사회 복귀한 오너
경영 참여 안 한다지만 과연?

교촌에프앤비가 상장을 앞둔 시점에 해당 사건이 부각되자, 책임을 통감한 권 창업주는 회장직을 내려놓았다. 이후 교촌에프앤비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일각에서는 윤 대표 선임을 권 창업주의 경영복귀 수순과 연결 짓는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달 11일 열린 이사회에서 조은기 대표를 해임했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조 대표는 SK에너지 경영기획실 실장, SK에너지 CR전략 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 3월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에 선임된 인물이다.

결과적으로 교촌에프앤비는 회사를 이끌던 조 대표를 불과 1년 만에 내친 모양새다. 조 대표는 대표이사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한 건 물론이고, 이번 주총을 거치며 사내이사에서도 해임됐다.

윤 대표 선임을 계기로 소진세 회장의 역할이 축소될 거란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롯데그룹 출신인 소 회장은 권 창업주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교촌에프앤비에 영입됐고, 최근까지 조 대표와 함께 경영을 총괄했다. 

소 회장의 지휘 아래 교촌에프앤비는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19년 3801억원이었던 연결기준 매출은 지난해 5076억원으로 증가했고, 최근 3년간 연도별 영업이익은 ▲2019년 394억원 ▲2020년 410억원 ▲지난해 410억원 등 연평균 405억원이다. 

물갈이?

하지만 올해부터는 소 회장의 경영 참여가 제한적일 거란 예상이 기정사실처럼 비춰진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달 28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소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일단 교촌에프앤비 측은 소 회장이 현재 직함을 유지하며 경영에 참여할 계획임을 내비쳤지만, 경영참여가 제한적이라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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