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동화약품 오너 4세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수년 전 완성한 옥상옥 지배구조를 통해 확실한 후계구도가 만들어졌고, 오너 4세의 발언권이 강화된 양상이다. 다만 높은 내부거래 비중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동화약품은 1897년 민강 선생이 설립한 동화약방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37년 고 윤창식 명예회장이 동화약품을 인수하면서 지금의 오너 경영 체제를 갖추게 됐다. 윤도준 현 회장은 윤창식 명예회장의 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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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부터 동화약품 내부에서는 윤 회장의 장남인 윤인호 전무의 위상이 부각되고 있다. 1984년생인 윤 전무는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재경·IT과장으로 동화약품에 입사했다.
윤 전무는 입사 이후 초고속 승진 코스를 밟았다. ▲2014년 CNS(중추신경계)팀 차장 ▲2015년 전략기획실 부장 ▲2016년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이사 ▲2017년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상무로 선임됐다. 2019년 초 윤 회장이 이사회에서 손을 떼자 사실상 오너 4세인 윤 전무가 승계 절차를 밟기 시작됐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올해 3분기 기준 윤 전무는 동화약품 지배구조의 맨 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지배구조는 ‘윤 전무→디더블유피홀딩스→동화지앤피→동화약품’으로 이어지고, 동화약품 상단에 두 개의 회사가 존재하는 옥상옥 구조를 띈다.
동화지앤피는 핵심 사업회사인 동화약품의 최대주주다. 지분율은 15.22%다. 이외에도 가송재단과 윤 회장이 각각 동화약품 지분 6.39%, 지분 5.13%를 보유 중이고, 2019년 0.88%였던 윤 전무는 꾸준한 주식 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2.30%까지 끌어올렸다. 특수관계인 지분은 33.66%다.
동화지앤피 지분 100%는 디더블유피홀딩스가 소유하고 있다. 2018년까지만 해도 동화지앤피 주주구성은 ▲동화개발(19.81%) ▲동화약품(9.91%) ▲윤 회장(8.86%) ▲가송재단이(10.00%) ▲㈜테스(11.60%) ▲기타 지분(39.82%) 등이었다.
해당 지분구조는 이듬해 디더블유피홀딩스의 부상과 함께 급격히 뒤바뀌었다. 2019년 11월 출범한 디더블유피홀딩스는 설립 한 달여 만에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과 외부투자자인 ㈜테스가 보유한 주식 일부를 흡수하며 동화지앤피 지분 8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부각됐다.
위상 강화된 오너 4세…연이은 초고속 승진
외부 투자 진두지휘…내부거래 완화 숙제
윤 전무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상속세 부담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동화약품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라섰다. 디더블유피홀딩스 윤 전무 외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소유한 오너 가족회사다. 게다가 윤 전무는 디더블유피홀딩스와 동아지앤피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동화약품은 최근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동화약품의 바이오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윤 전무와 연결시키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동화약품의 타법인 출자액(장부가액 기준)은 727억원. 본격적인 타법인 출자가 이뤄지기 직전인 2017년(188억원)과 비교하면 네 배 가까이 늘었다.
동화약품은 2018년에만 ▲리브스메드 ▲비비비 ▲제테마 ▲동화크립톤기업가정신제일호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 등에 재무적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해당 기업들은 척추 임플란트 제조업체, 모바일 헬스케어 등을 영위하는 바이오기업으로 분류된다.
지난해에는 척추 임플란트 전문 의료기기 제조업체 메디쎄이를 인수했다. 현재 동화약품은 메디쎄이 지분 59.95%를 보유 중이다.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는 올해 들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동화약품은 9월에는 지플러스생명과학에 약 20억원을 투자해 지분 0.9%를 취득했다.
지플러스생명과학은 유전자 편집기술을 기반으로 크리스퍼 항암신약, 식물기반 바이오베터, 크리스퍼 건강씨앗 등의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항암신약, 코로나19백신, 인플루엔자 백신 등을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넥스트바이오메디컬에 60억원, 아이비엑스글로벌성장제1호투자조합에 4억원을 투자가 이뤄졌다.
다만 승계 절차를 밟는 윤 전무에게는 내부거래를 완화시켜야 하는 숙제가 놓여 있다. 무엇보다 동화약품과 동화지앤피 간 거래 물량이 최근 들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플랜 가동
동화약품의 최대주주인 동화지앤피는 동화약품에 유리용기를 납품하고 있다. ▲2017년 116억원 ▲2018년 128억원 ▲2019년 118억원 등이었던 동화지앤피의 내부거래 매출은 지난해 339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263억원)보다 내부거래로 거둔 매출이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