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눈부셨던 고진영의 10월

2021.11.08 08:24:12 호수 1348호

적수가 없다…정점 오른 기량

여자골프 세계랭킹 2위 고진영이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남다른 기량을 뽐냈다. LPGA 통산 10승 돌파라는 기록에 그치지 않고, 한국 선수 통산 200승이라는 금자탑에도 직접 이름을 새겼다.

 



고진영이 각종 기록을 쏟아내며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파운더스컵 정상에 올랐다. 고진영은 지난달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 콜드웰의 마운틴 리지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총상금 30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쳤다.

파죽지세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를 써낸 고진영은 카롤리네 마손을 4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와이어 투 와이어’로 시즌 3승과 L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한 고진영은  우승 상금 45만달러(한화 약 5억3000만원)를 획득했다. 지난 7월 발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 9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 이어 올 시즌 3번째 LPGA 투어 우승이다.

고진영은 2017년 10월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018년 1승, 2019년 4승, 지난해 1승에 이어 올해 3승을 더해 10승을 채웠다. 한국 선수가 LPGA 투어 통산 10승 이상을 거둔 건 박세리(25승 ·2001년), 신지애(11승·2012년), 박인비(21승·2014년), 김세영(12승·2020년)에 이어 고진영이 다섯 번째다. 또한 고진영이 이번에 우승하면서 LPGA 투어에서 한국 국적 선수들의 통산 우승 횟수는 199승으로 늘었다.

고진영은 “한국에서도 10승이고, 여기에서도 10승이 됐는데, 이렇게 의미 있는 파운더스컵에서 그것도 내가 디펜딩 챔피언인 대회에서 20번째 우승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아무래도 많은 압박이 있을 때 경기를 하면 집중하기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오늘 플레이를 잘할 수 있었던 것 같고, 만족한다”고 했다.

 


고진영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고진영은 지난달 21일 부산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에서 시즌 4승을 달성하며 한국 선수의 LPGA 투어 통산 200승의 주인공이 됐다.

다만 지난 7월부터 이어온 LPGA 투어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행진은 이번 대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고진영은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보기 2개에 버디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5년 작성한 LPGA 투어 최다 연속 60대 타수 라운드 기록과 타이를 이룬 상황에서, 얄궂게도 신기록 도전이 국내에서 열린 대회에서 좌절된 셈이다.

한국 선수 통산 200승 기록은 고진영의 활약에 기댄 측면이 컸다. 고진영은 지난 7월 볼런티어스 아메리카 클래식에서 197승, 이어 9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198승, 지난달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199승)과 이번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거두며 혼자 197승부터 200승을 모두 달성했다.

한국 여자골프는 통산 200승 달성으로 다시 한번 세계 최강을 증명했다. LPGA 투어에서 200승 고지에 오른 국가는 미국(15 27승)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일본은 51승에 그치고 있다.

박세리가 25승으로, 한국 선수 중 최다승 1위에 자리한다. 이어 박인비 21승, 김세영 12승, 고진영과 신지애 11승 순이다. 200승은 구옥희부터 고진영까지 총 48명의 선수가 합작했고, 2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29명이다. 19명이 1승씩 거뒀다.

 

한국 여자골프가 LPGA 투어에서 첫 승을 거둔 이후 33년 만에 이룬 쾌거다. 한국 여자골프가 LPGA 투어에서 처음 우승한 건 1988년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문밸리 골프장에서 열린 스탠더드 레지스터 클래식에서다.

LPGA 투어 Q스쿨을 10위로 통과한 구옥희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한국 선수로는 처음 우승해 포문을 열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서울올림픽이 열렸고, 여자골프가 인기를 끌지 못하던 때여서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한국 선수가 LPGA 투어에서 본격적으로 우승을 쌓은 건 10년 뒤부터 시작됐다. 박세리(44)가 1998년 맥도널드 LPGA 투어에 이어 US여자 오픈에서 우승하며 새 역사를 썼다. 이어 김미현(45), 박지은(42), 한희원(43), 장정(41) 등이 합류하며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한 달 새 LPGA 2회 정상…통산 11승
손수 쌓은 한국 선수 200승 금자탑

1999년 김미현이 스테이트팜 레일 클래식에서 10승을 기록한 이후 속도는 더 빨라졌다. 2001년 20승(박세리 브리티시 여자오픈), 2006년 50승(김주미 SBS오픈), 2012년 100승(유소연 제이미파 톨레도 클래식)을 달성했다.


이후로도 한국 선수의 우승에는 더욱 탄력이 붙었다.‘세리 키즈’로 불린 박인비(33)와 신지애, 최나연, 유소연에 이어 박성현, 김효주, 고진영 등이 LPGA 투어로 진출하며 승수 쌓기에 동참했다.

100승 이후 8년 만인 지난해 이미림이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을 차지하며 190승 고지에 올랐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국 선수는 194승을 기록했다. 이어 박인비가 3월 기아클래식 우승으로 195승, 김효주가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196승째를 올렸다.

일등공신

200승까지 4승을 남겨 초읽기에 들어간 200승 달성은 고진영으로 시작해서 고진영으로 끝났다. 지난 7월 볼런티어스 아메리카 클래식에서 197승, 이어 9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198승 그리고 지난달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199승)과 이번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거두며 고진영 혼자 197승부터 200승을 모두 달성했다.

한국 여자골프는 통산 200승 달성으로 다시 한번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LPGA 투어에서 200승 고지에 오른 국가는 미국(1527승)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일본은 51승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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