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혹시 나도 가스라이팅 피해자?

2021.07.20 14:29:03 호수 0호

[기사 전문]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는 알아?’

‘네가 잘못했으니까 그렇지’

‘나 아니면 누가 널 좋아하겠니?’

‘다 널 생각해서 이러는 건데…’

‘네가 예민한 거야’


주변 사람에게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면?

작은 일에도 계속 사과하게 되고, 이상할 정도로 자신감이 없다면?

혹시 당신도 가스라이팅 피해자가 아닐까?

가스라이팅은 연극 <가스등>에서 파생된 심리 용어로, 타인을 정신적으로 지배하고 통제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가스등>에 등장하는 남편은 아내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한 도둑이다.

그가 다락방 가스등을 켜고 보석을 찾을 때마다 집 안의 가스등이 어두워진다.

아내는 이를 이상하게 여기지만, 남편은 그녀의 경험을 환각으로 치부하고 심지어 그녀를 정신병자로 몰아세우기까지 한다.

결국 아내는 자기 자신을 의심하고 점차 남편에게 의존하게 된다.

여기서 남편의 행동이 바로 전형적인 가스라이팅이다.

연극에서도 그렇듯이, 가스라이팅은 아주 가까운 관계에서 일어난다.


연인이나 부부뿐만 아니라 부모 자식, 친구 사이에서도 생겨나기 때문에 피해자가 이를 폭력이 아닌 애정으로 오인하기 쉽다.

가스라이팅이 무서운 이유는 스스로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힘이 아닌 말을 통해 상대를 조종한다.

타인을 이용해 자기 의도대로 상황을 이끌어가려 한다는 점에서 가해자 대부분은 소시오패스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스라이팅은 알게 모르게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다.

약 두 달 전 연예인 서예지가 가스라이팅 논란에 휩싸였고, 각종 강력범죄 기사에서도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해왔다.

가스라이팅 자체는 범죄가 아니지만 가스라이팅이 극단적으로 치닫는 경우 부모와 자식 간에는 가정폭력으로, 연인 사이에는 데이트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스라이팅에 대해 ‘단절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한다.

이렇듯 만약 주변인의 가스라이팅이 의심된다면 가장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그 사람과 거리를 두는 것이다.


다음으로 피해 상황을 돌이켜 보되 단순히 옳고 그름보다는 ‘느낌’에 집중하기를 권장한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조력자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타인은 타인이다.

가해자가 매력적이고 유능해 보일지라도 한 꺼풀 벗겨내면 나와 같은 한 사람일 뿐이다.

주체적으로 살기에도 짧은 인생, 남의 손에 놀아나기엔 아깝다.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고 삶을 이끌어 나간다면 그 누구도 나를 조종할 수 없을 것이다.


총괄: 배승환
기획: 강운지
구성&편집: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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