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홍준표에게 재도전 기회를!

2021.07.06 09:17:20 호수 1330호

문득 지난 19대 대선을 앞두고 <일요시사>를 통해 언급했던 내용이 떠오른다.



1990년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의 3당이 민주자유당으로 통합하는 과정에 당헌·당규팀의 실무 간사를 역임했던 필자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 후보를 내지 말라고 당부했었다.

그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 농단으로 탄핵당한 일에 대해 국민들에게 겸허하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두 번째는 당선 가능성 제로인 상황을 역설하면서 차기를 노려야 한다고 했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필자의 고언과는 달리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식으로 동 선거에 참여하는 우를 범했다.

만약 필자의 제안대로 당시 선거에 불참했다면 문재인정권의 실정을 기반으로 다가오는 20대 대선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었다고 확신한다.


바로 이 나라 국민 정서에 따른다. 우리 국민들은 진정한 반성에 대해 상당히 너그러운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시 자유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명분으로 동 선거에 참여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제 당시 선거 상황 살펴보자. 선거를 앞두고 유력 여론기관은 물론 다수의 국민은 홍준표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 이어 3위를 차지하리라 전망했었다.

그러나 필자는 홍 후보가 안 후보를 앞지르리라 예견했었다. 물론 안 후보 지지 세력에 대한 분석에 따른다.

여하튼 동 선거에서 홍 후보는 선전을 펼쳤고 지지율 24%로 안 후보를 제치고 2위에 올라 자유한국당은 체면치례에 성공했다.

이 시점에 이런 생각을 해본다. 홍준표가 아닌 다른 사람이 후보로 나섰어도 그런 성과를 거뒀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필자 입장에서는 단호하게 ‘노’다. 홍준표였기에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즉 그가 얻은 표는 엄밀하게 언급해서 홍준표 개인에 대한 지지표다. 왜냐? 당시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차치하고 지금까지 홍 의원의 행적을 살피면 답이 나온다. 

각설하고,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뒤 탈당했던 홍 의원이 국민의힘 복당을 계기로 “국가 정상화와 더 크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갈 것”이라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국민이 행복한 선진강국’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언급하며 제 20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필자의 견해를 밝힌다. 결론적으로 국민의힘은 홍 의원에게 다시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 이유에 대해 세 가지만 간략하게 언급하자.

첫째, 국민의힘은 홍 의원에게 적지 않은 빚을 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뒤졌다면 지금의 국민의힘은 존재하지 않는다. 권력의 생리상 그리고 자유한국당의 정체를 살피면 선거 직후 안철수의 국민의당에 흡수통합됐었을 터다. 

둘째, 홍 의원에게는 적극적 거부 세력이 미미하다는 점이다. 물론 필자가 언급한 내용은 중도층에 국한된다. 비록 나대기는 해도 속된 표현으로 잔머리 굴리지 않고 매사 당당하게 처신하는 그의 행동은 오히려 정겹게 느껴질 정도다.

셋째는 재도전의 이점 때문이다. 앞서 국민정서를 언급했지만 이 나라 국민들은 실패했던 사람에게 연민을 지닌다.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지니게 된다.

이 경우 문정권의 실정이 커다란 득이 될 수 있다.

간략하게 세 가지 이유를 들었지만 그 본질은 홍 의원이 정치인이라는 점 때문에 그렇다. 정치는 정치인이 해야 옳다. 괜히 되도 않을 외부의 딴따라들에게 기웃거리지 말고 홍 의원에게 다시 기회를 줌이 정도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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