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후계자 경영승계 현주소

2021.01.26 08:41:46 호수 1306호

물러난 총수…자식은 영전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호반그룹 오너 일가가 경영권 교체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른 안팎에 불과한 오너 2세들은 경영 일선에서 눈에 띄게 보폭을 넓히는 추세다. 일찍부터 계열사 지분을 넘겨받은 덕분에 승계 작업에는 큰 걸림돌이 없는 상태다.
 

▲ (사진 왼쪽부터)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우현희 태성문화재단 이사장, 김대헌 호반그룹 사장


지난해 12월17일 호반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박철희 사장을 신임 호반건설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철희 대표는 호반건설 사업본부장에서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2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쏠리는 눈

박철희 대표의 선임 소식이 정기 임원인사의 앞머리를 장식했지만, 재계의 시선은 오너 2세의 영전 소식에 집중됐다. 승진자 명단에는 김상열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호반건설 부사장과 장녀인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실장이 이름을 올렸다. 차남인 김민성 상무는 인사 명단에서 제외됐다.

1988년생인 김대헌 사장은 골프를 전공하고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 미래전략실에서 근무하며 인수합병(M&A) 등을 수행했고, 미래 사업모델 확대전략을 이끌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앞서 사내 유연근무제를 골자로 한 ‘근무환경 개선’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2013년 호반에 입사해 2018년 12월 부사장에 올랐고, 2년 만에 사장으로 명함을 바꿨다.


1989년생인 김윤혜 실장은 호반프라퍼티 경영총괄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이번 인사 이전까지 호반그룹의 상업시설 브랜드인 ‘아브뉴프랑’의 마케팅을 도맡았고, 아브뉴프랑은 지난해 11월 호반프라퍼티에 흡수합병됐다. 

재계는 오너 2세들의 경영 전면 배치를 계기로 호반그룹 승계 작업이 한층 빨라질 거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간 호반그룹 후계자들은 실무를 익히며 경영 수업을 받는 입장에 머물렀지만, 승진과 함께 발언권이 커질 것이란 판단이다.

오너 퇴진 후 장남·장녀는 승진
한창 배울 시기에…빨라도 너무 빠르다?

지분 정리가 사실상 완료됐다는 점은 오너 2세들의 영향력 확대를 예측케 한다. 호반그룹은 김상열 회장이 총수로 등재돼있지만, 지분 승계 절차는 사실상 완료된 상태다. 장남과 차남이 각각 주택사업, 토목사업을 맡고 장녀는 기타사업을 통솔하는 구조다.

김대헌 사장은 그룹의 핵심회사인 호반건설의 최대주주다. 54.7%에 달하는 지분율은 단독으로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수준이다.
 

▲ 호반그룹 본사 ⓒ네이버 지도

호반건설은 ▲호반자산개발 ▲호반주택 ▲중앙파크 ▲연희파크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 ▲플랜에이치벤처스 ▲호반호텔앤리조트 ▲리솜리조트 등을 자회사 및 손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대헌 사장의 승진을 총수 1순위 재확인 차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윤혜 부사장은 호반프라퍼티 지분 31%를 통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03년 설립 이래 주택건설·분양공급업에 주력했던 호반프라퍼티는, 최근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적극적이다. 현재 ▲대아청과 ▲삼성금거래소 ▲배곧랜드마크피에프브이 ▲마륵파크 ▲광주방송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1994년생인 차남 김민성 상무는 토목사업을 영위하는 호반산업의 최대주주다. 지분율은 42%에 이른다. 호반산업은 ▲티에스주택 ▲티에스개발 ▲티에스자산개발 ▲호반티비엠 등을 거느리고 있다. 김민성 상무는 지분 20.6%를 보유한 호반프라퍼티 2대 주주기도 하다.

삼남매가 이른 나이에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극대화한 반면, 김상열 회장은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미미한 수준이다. 그룹 내에서 지분을 보유한 곳은 호반건설(10.5%), 호반스카이밸리(5.5%)에 불과하다. 그나마 호반스카이밸리는 매각을 추진 중이고, 호반건설 지분율은 부인인 우현희 태성문화재단 이사장보다 낮다. 우현희 이사장의 호반건설 지분율은 10.8%다. 

시기상조?


게다가 김상열 회장은 그룹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내려왔다. 지난해 초 호반건설 대표이사직과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은 김상열 회장은 연말 인사를 통해 후선으로 물러났고, 대신 김선규 전 대한주택보증(현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이 후임 총괄회장으로 부임한 상태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