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형난제’ 한세그룹 3남매 후계전

2020.04.13 09:33:42 호수 1266호

예선 모두 통과…본선 결과는?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한세실업과 예스24로 유명한 한세그룹. 창업주 김동녕 회장의 3남매 가운데 장남이 그룹 부회장으로 선임되면서 2세 경영에 이목이 쏠린다.
 

▲ 김석환 한세그룹 부회장


한세그룹은 한세예스24홀딩스를 지주사로 둔 중견그룹이다. 창업주는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 그는 1972년 미국 유학 후 의류 제조·생산 회사 ‘한세통상’을 세웠다. 시작은 만만치 않았다. 1978년 2차 오일쇼크로 부도를 맞아 회사를 접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82년 다시 ‘한세’라는 이름으로 의류사업을 시작해 결국 재기에 성공했다.

중견그룹 

현재 한세그룹 주요 종목은 단연 의류다. 그룹 주력 회사는 한세실업으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만 2조원 가까이 달성했다. 한세그룹은 의류 외에도 예스24를 통해 출판·문화 콘텐츠를 성장시키고 있다.

김 회장 슬하에는 3남매가 있다. 이들은 모두 사업부문별 사령관 자리에 올라서 있다. 장남은 김석환 예스24 대표, 차남은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 막내딸은 김지원 한세엠케이·한세드림 대표다.

3남매 가운데 장남 김석환 대표가 승계 궤도에 들어섰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지난달 1일 김 대표를 한세예스24홀딩스 부회장으로 공식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한세예스24홀딩스는 빠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질적인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패션과 문화 경쟁력을 갖춰 세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한층 더 발돋움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김 부회장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서 경영학 학사와 정보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07년 예스24 ENT사업 부문을 총괄했다. 그는 예스24 상무이사와 전무이사를 거쳐 2017년 예스24 대표이사에 올랐다.

김 부회장은 어느 정도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부회장은 예스24를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기존 도서 외에 공연과 영화, 디지털 콘텐츠 사업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또한 관련 업계 최초로 자체 애플리케이션에 음성인식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지난 11일 기준, 한세예스24홀딩스 최대주주로 안착했다. 그는 25.95% 지분을 보유 중이다.

차남 김익환 부회장은 20.76%로 그룹 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어 창업주 김 회장이 17.61%, 막내딸 김지원 대표가 5.19%를 차지하고 있다. 그 외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하면 79.81%의 지분이 한세그룹 지주사에 있다.

한세예스24홀딩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그룹은 한세예스24홀딩스를 정점으로 5개 자회사와 31개 손자회사를 구축했다. 이 중 4개 회사가 상장사다.

상장사는 한세예스24홀딩스를 비롯해 한세실업과 예스24, 한세엠케이다. 모두 3남매가 대표로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장남, 그룹 지주사 부회장으로 선임
2세들 계열사 지휘…향후 구도 관심

김익환 부회장은 한세실업서 한세그룹의 모태가 된 패션 ODM(제조자 개발생산)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김익환 부회장이 한세실업 최대주주는 아니다. 최대주주는 42.32%의 한세예스24홀딩스다.

창업주 김 회장(5.49%)과 김석환 부회장(3.58%)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김익환 부회장은 2.94% 지분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막내딸 김지원 대표의 지분도 0.77%에 불과하다.


김익환 부회장은 2017년부터 한세실업 대표이사를 맡은 데 이어 지난 1월 한세실업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익환 부회장은 공장 선진화와 친환경 경영을 통해 한세실업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김익환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세실업 실적을 살펴보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7113억원, 1조7126억원, 1조9224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565억원서 386억원으로 한차례 감소했지만 지난해 589억원으로 상승했다.
 

▲ 김동녕 한세그룹 회장

다만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2017년 460억원을 기록했던 순이익은 이듬해 498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172억원 순손실이 발생했지만 감소폭을 상당히 줄였다.

한세실업은 해외서만 23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미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8개국서 패션 전문기업으로 성장세를 도모하고 있다.

막내딸 김지원 대표는 지난해 12월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 대표로 선임됐다. 한세엠케이 전무로 승진한 지 10개월 만으로 당시 초고속 승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김지원 대표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8년 예스24에 입사했다. 그는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한세엠케이 경영지원본부장과 상무, 전무 등을 역임했다.

한세엠케이는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 최근 3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한세엠케이 매출액은 꾸준히 감소했다. 차례로 3288억원, 3229억원, 3074억원 등이다. 영업이익은 영업손실로 전환됐다.

지난 2017년 95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24억원으로 주저앉았고, 지난해 -238억원 손실로 곤두박질쳤다. 순이익도 비슷한 흐름을 탔다. 74억원서 40억원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 -437억원으로 고꾸라졌다.

영업 환경 역시 악화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 발걸음이 줄어든 탓이다. 그만큼 김지원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해석이다.


선두는?

김지원 대표를 마지막으로 한세그룹은 2세 경영에 온전한 시동을 걸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업계 안팎에선 창업주 김 회장의 보유 지분 증여에 따라 2세 경영이 최종 완성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동시에 오너 2세들이 각각 그룹 핵심 계열사를 맡은 상황서 공동경영, 계열분리 등 다양한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현재 장남인 김석환 부회장이 승계 중심에 진입했지만, 경영 성과 등에 따라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세실업 여성 임원 많은 이유 

지난해 7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서 한세실업이 여성 임원 비율 1위로 올랐다.

우리나라는 해외 선진국에 비해 여성 임원 비율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증권사 크레디트스위스 조사에 따르면 주요국 기업 이사회 내 여성 임원 비율은 15.3%였다.

반면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8년 국내 상위 5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3.6% 수준에 불과했다.

한세실업 여성 임원 비율은 50%. 조사대상 기업 평균 여성 임원 비율이 3.6%인 점을 미뤄봤을 때 15배를 상회한다.

실제로 지난 1월 한세실업 임원인사서 조희선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한세실업에 유리천장은 없다’는 점을 증명한 바 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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