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칼럼> “근육운동으로 아이들 눈도 좋아진다”

2019.07.15 10:47:11 호수 1227호

안경을 쓴 뚱뚱한 어린이가 있다. 어린 나이부터 눈앞의 유리벽을 통해 평생 세상을 봐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도 안타깝다. 또래들과 축구를 하던 중 공이 날아오면 얼른 안경을 벗는다. 헤딩하기 위해서지만 초점이 안 맞으니 정확히 공을 맞힐 수가 없다.



첫 안경을 쓰던 날 선명해진 세상을 신기해했겠지만, 안경은 실상 얼굴에 씌워진 평생의 굴레와 다름없다. 황소의 코뚜레처럼 말이다. 동네 안경원에서는 한번 나빠지면 회복이 안 되는 시력의 특성상 더는 나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평생 안경을 써야 한다고 한다.

진실일까? 시력판서 점점 작은 글씨를 못 읽게 될 운명인가? 인체 신비로움의 절정인 항상성이 유독 인간의 눈에서만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를 안경사에게 물어보고 싶다. 본래의 얼굴 모습을 보고 싶어 아이의 안경을 벗겨보니 실처럼 가는 눈이 볕 못 쬔 잔디 같다.

안경 쓴 뚱뚱한 어린이들은 더는 우리에게 낯선 모습이 아니다. 시력 저하와 비만에는 상관관계가 있을까? 비만 아동과 시력 저하의 상관성을 찾아보자. 집안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 따위를 만지며 대다수의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들의 운동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운동 부족은 비만의 대표적 원인이 된다.

이들은 좁은 화면에 집중하다 보니 눈을 깜빡이는 횟수조차 많지 않다. 모니터나 TV에 집중하면 1분을 넘기도록 눈을 깜빡이지 않으니 그로 인해 안구가 건조해지고 시력이 많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움직이지 않으니 나빠지는 거다. 눈을 세게 감았다가 뜨거나 시계방향(또는 반대 방향)으로 돌리는 눈 체조를 통해 시력은 향상될 수 있다. 눈에 힘을 주어 좌우를 힘 있게 째려본다거나(단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주의할 것), 위를 치켜보고 아래를 내려다본다. 책을 읽더라도 한 자 한 자 눈을 움직여가며 보거나, 수시로 먼 곳의 물체를 바라보는 훈련을 생활화하면 반드시 눈은 좋아질 수 있다.


우리의 어린이들은 별을 보기도 힘들고 빌딩에 가로막혀 시야도 제한적이다. 멀리 볼 일이 없는 우리들에 비해 탁 트인 몽골초원을 달리는 몽골인들의 시력은 2.0 내지는 3.0에 육박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몽골에 가서 말을 타고 매를 날리는 생활을 할 수는 없지만 눈 또한 근육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거실 소파에 앉아서라도 간단한 눈 운동을 통하여 홍채나 모양채, 안구 이동근 등의 근육을 단련시키면 시력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결국 비만은 운동 부족과 동시에 눈의 운동량을 줄여 시력을 저하시키는 나쁜 요인이 된다. 필자가 어린이 비만을 꼭 퇴치돼야 할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아이들의 체격은 어른만큼 커지는데 체력은 영유아 수준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말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체력을 측정하는 기존의 방식이 보통 체형의 어린이들에게 적합하게 돼있다는 것이다. 달리기나 턱걸이 종목에서는 비만 아들이 불리하지만, 던지기나 허리를 쓰는 운동에서는 마른 체형에 비해 유리하다는 것이다.

헛웃음밖에 나오질 않는다. 체격이 크다고 투포환이나 스모에 적합하거나 야구공을 150km로 던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섬세함과 유연한 운동신경에 적절한 체중이 상승효과를 낸 탓이다. 체중이 많이 나간다는 것은 장점이 아닐뿐더러 그 자체가 우리의 장기나 근골격계, 또는 관절에 무리를 주는 원인이 된다.

비만은 어떠한 운동서도 결코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집에서는 어린이들의 신체에 적합한 좋은 음식을 제공하고, 그들이 적절한 바깥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준 가공음식은 가급적 어린이들에게 주지 말아야 한다. 이의 저작과 혀의 혼합을 통해 씹어 삼킬 수 있는 자연식을 간식으로 주고 운동장으로 내보내야 한다. 인간은 고될 정도로 몸을 쓰게끔 설계돼있다. 움직이지 않으면 죽는 것이다. 지금 당장 아이의 안경을 벗겨 밖으로 내보내자.

 

[박창희는?]

한양대학교 체육학과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체육학 석사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체육학 박사 과정 중()
인천건강관리협회 홍보강사
한국창의인재포럼 전임교수
BBS 불교방송 <고성국의 아침저널>
고정출연
누리원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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