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칼럼> “살아있다면 근육운동을 하라”

2019.06.03 10:06:27 호수 1221호

체중계서 받은 충격을 우리는 섭취 칼로리를 줄이고 유산소 운동으로 벗어나려고 한다. 우리의 상식선서 이뤄지는 이 두 가지 방법이 대부분 실패하는 이유를 짚어보자.



음식의 양을 줄이면 체중감량의 효과는 즉각 나타난다. 하지만 꼬르륵 소리가 나도 천하를 얻은 듯 웃고 다닐 수 있는 시간은 잠시뿐이다. 음식을 줄인 체중감량의 결과는 가히 비극적이다. 절식을 비상사태로 판단한 우리 몸이 즉각 초절약 모드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기초대사량을 현저히 낮춤과 동시에 1g9kcal의 열량을 내는 지방을 우선으로 축적하라는 명령이 몸에 내린다. 인류는 250만년간 굶주림을 견디며 버텨왔기 때문에 비상상황으로 전환하는 일은 늘 반복되어온 손쉬운 일이다. 기근을 버텨온 우리 몸의 노하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정교하다. 기초대사량이 낮아졌으니 우리 몸은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울러 우리 몸은 에너지 소모가 큰 근육서 풀어낸 단백질을 에너지로 쓰기 시작한다. 아버지가 실직하자 낭비벽 심한 자식을 홀대하는 식이다. 근육이 소실되면 자연스레 지방을 채울 공간은 더 많이 확보된다. 공간이 확보된 우리 몸은 쥐꼬리만큼 들어오는 음식 대부분을 지방으로 저장하는 고육지책을 쓴다.

이렇게 엉망이 된 몸을 가지고 저녁 시간대에 강변을 걷기 시작하는데, 보통은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아령을 든다. 아령을 들고 걷는 것은 정상적인 운동의 흐름을 방해하고 관절의 가용범위를 벗어나게 해 어깨에 무리만 줄 뿐이다.

어떤 방법을 택하든 유산소운동은 직접 근육을 늘려 기초대사량을 키우는 운동과는 거리가 있다.


걷기 붐이 일 정도로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인 걷기는 시작이 쉬워 생활습관병을 개선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인식이 높다. 의사가 고령 환자에게 가장 쉽게 내릴 수 있는 운동 처방 또한 걷기다. 몸무게를 줄이려 부단히 걷지만, 그것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걸을 때 소비되는 열량이 워낙 적다 보니 체중감량 효과도 크지 않으며 근육량도 늘어나지 않는다. 특히 우리의 몸은 같은 운동량을 반복하면 칼로리를 줄여 이전의 운동량을 달성하려는 에너지 절약 메커니즘을 가동시킨다. 이 현상은 연습효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같은 거리인 5km를 걷더라도 매번 칼로리 소모량이 같지 않다. 우리 몸은 횟수가 반복될수록 칼로리를 줄여서 그 운동을 수행해낸다.

결국 운동을 시작한 첫날만큼의 칼로리 소모를 기대하려면 걷는 거리를 늘릴 수밖에 없다. 결국은 2배 이상 걸어야 초기의 운동 효과를 얻게 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체중을 줄이려면 근육부터 단련해야 한다. 특히 비만인 고혈압 환자들은 근육을 붙여주면 혈압이 떨어진다는 임상결과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들은 근육 운동을 간과하거나 위험한 것으로 생각한다.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저항운동이 오히려 혈압을 상승시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럴까? 아니다. 근육운동을 하면 혈압이 오히려 낮아진다.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 혈액 순환이 원활해져 심장의 부담이 줄고 혈압이 안정되는 효과 때문이다. 특히 근육운동을 하면 근육에 혈액이 모여서 혈관 속을 순환하는 혈액의 양이 줄어든다. 심장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근육을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혈관이 없어 희게 보이는 지방은 그 특성상 에너지를 거의 쓰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혈액을 많이 받아들이는 근육은 산소를 포함, 포도당 등의 에너지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 당뇨 환자의 높은 혈당이 자연스레 안정되는 이유다. 근육은 다량의 포도당을 연료로 쓰기 때문에 당뇨병 또한 개선된다.

필자의 말을 오해하지 말 것. 걷기 운동의 효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근육을 붙일 수 있는 저항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근육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리고 체지방을 줄여나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살빼기다.

 

[박창희는?]

한양대학교 체육학과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체육학 석사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체육학 박사 과정 중()
인천건강관리협회 홍보강사
한국창의인재포럼 전임교수
BBS 불교방송 <고성국의 아침저널>
고정출연
누리원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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