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골목상권 꼼수 진출 논란

2012.05.04 13:14:26 호수 0호

빤히 보이는 얕은꾀로 골목에 얼굴 ‘빼꼼’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아워홈의 꼼수 골목상권 진출이 구설에 올랐다. 필요에 따라 대기업의 탈을 ‘탈착’하는가 하면, ‘눈 가리고 아웅’식의 얕은꾀로 골목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왔다. 그야말로 눈에 빤히 보이는 수법. 그러나 아워홈은 뭐가 문제냐며 딱 잡아떼고 있다. 이처럼 말문이 막히는 아워홈의 뻔뻔한 행태에 중소상인들은 혀를 내두르고 있다.



아워홈이 편법을 이용해 골목상권을 침범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편법이라는 말이 아까울 정도로 눈에 빤히 보이는 수법에 중소상인들은 혀를 내두르고 있다.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수준이라는 게 중소상인들의 말이다.

먼저 한국전력공사 구내식당 운영권 입찰에 참여한 게 논란이 됐다. 정부의 대기업 공공기관 구내식당 운영 배제 방침에도 불구하고 입찰을 강행해서다. 정부는 지난달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제한을 받는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 대해 공공기관 구내식당 운영에서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기재부 “대기업 맞다”

당장 입찰에 관심을 보인 20여 중소 급식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 정책의 허점을 이용해 중소기업의 영역에 치고 들어왔다는 비판이었다. 업계에선 대기업들이 빠진 자리를 중소기업들은 들어오지 못한 채 1위 업체가 독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워홈은 입찰에 참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0년 LG그룹에서 분리돼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대기업의 이름을 털어낸 셈이다. 범LG가의 주요 구내식당을 운영하며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아워홈이 공공기관 구내식당 운영 배제 대기업에 해당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워홈이 LG 오너가인 구자학 회장의 자녀인 지은(20.01%)?본성(40%)?미현(20%)?명진(19.99%)씨 등이 100% 지분을 소유한 회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워홈은 여전히 입찰을 고집하고 있는 상태여서 갈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철수를 선언한 순대사업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꼼수로 사업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아워홈은 지난 2009년 안산공장에 제조설비를 구축하고 순대의 대대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현대적 설비와 철저한 유통체계를 갖춘 다양한 프리미엄 전통먹거리를 서비스함으로써 재래식품의 현대화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LG가 혜택 받을 땐 언제고…“대기업 아냐”
순대사업 철수한다더니…양념 발라 ‘재등장’

아워홈의 야심찬 계획은 중소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대기업이 소상공인들의 먹고살 길을 막는다는 비판이었다. 특히 당시 구제역의 여파로 순대업계에 신음이 끊이지 않던 때여서 아워홈의 ‘난입’을 바라보는 눈초리는 더욱 매서웠다. 아워홈은 결국 여론의 압박에 못 이기고 사업철수를 결정했다.

그런데 최근 아워홈이 순대볶음을 홈플러스 PB상품으로 납품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양념이 가미된 뿐 주원료가 순대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눈에 빤히 보이는 ‘얕은꾀’를 이용해 골목상권에 숟가락을 얹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도 아워홈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B2C(기업과 고객간 거래) 시장에서만의 철수하기로 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꼼수를 이용해 여전히 골목상권을 침범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상 논란의 재점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부 사업 역시 꼼수 골목진출 의혹을 받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해부터 식자재용 두부사업을 추진해 왔다. 두부는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에서 단골손님으로 꾸준히 거론돼 온 품목이었다. 당장 중소 두부업체들은 동반성장위원회의 적합업종 선정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두부사업도 문제

중소업체들이 문제 삼은 건 사업 진출 시점이다. 아워홈은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을 한 달 앞둔 지난해 6월 사업 진출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아워홈이 두부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되기 전에 미리 사업에 발을 담근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기업의 시장진출을 막기 위해 보호장치를 만들어도 이미 진입한 이상 정부로서도 손쓸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2015년 매출 2조 달성. 외식, 급식, 식재, 식품 제조, 그리고 글로벌 유통을 아우르는 초일류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 아워홈이 밝힌 향후 목표다. 최근 아워홈의 얄팍한 행태는 원대한 비전에 견주어 너무도 초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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