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아모레퍼시픽 ‘남녀차별’ 논란 왜?

2012.04.17 17:42:06 호수 0호

여성 천국?…아직 멀었다!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여성 고객들이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모레퍼시픽이 때 아닌 ‘남녀차별’논란에 휩싸였다. 직원수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훨씬 많지만, 그만큼 대우를 못 받고 있다는 불만이 사내에서 나오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대부분 그렇지만,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여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란 점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아모레퍼시픽의 ‘남녀차별’논란은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가 발단이 됐다. 이 보고서에 담긴 임직원 현황이 불을 지폈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남녀를 구분한 근속연수와 급여액 등의 전체 평균만 기재했으나 이번엔 부서별로 비교적 상세한 내역을 공개했다.



2837명 vs 1606명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아모레퍼시픽에 근무하는 전체 임직원(정규직)은 총 4443명이다. 이중 여성은 2837명. 사업부문별로는 ▲지원 228명(남성 248명) ▲화장품 1783명(530명) ▲마케팅 262명(79명) ▲생산 289명(396명) ▲MC&S(생활용품 및 녹차) 78명(146명) ▲R&D(연구개발) 197명(207명) 등이다.

남성은 이보다 1200여명이나 적은 1606명이었다. 남성에 비해 여성이 1.8배 정도 많은 셈이다. 계약직 등 비정규직 여성인력을 더하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진다.

아모레퍼시픽의 방문판매를 담당하는 ‘아모레 카운슬러’는 3만8000명에 이른다. 대부분 여성들이다. 아모레퍼시픽이 1960년대 초반 도입한 방문판매 시스템은 생계 기반을 잃은 여성을 위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국에 ‘아리따움’(1200여개)과 ‘이니스프리’(400여개), ‘에뛰드’(320여개) 등의 매장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 고용된 인원만 2300여명에 이른다. 이 역시 모두 여성들로 보면 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주 고객인 여성들을 위해 고용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회사 측은 “여성의 사회진출을 독려하고 이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아모레퍼시픽의 매출 10억원 당 취업유발계수는 32.7명이다. 이는 제조업의 7배, 전체 산업 평균의 3배”라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일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대기업 부문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아모레퍼시픽은 2011년 현재 여성근로자 비율이 63.5%에 이른다”며 “남녀 구분 없는 승진 기회를 부여해 1년 만에 여성 관리자 비율이 17%를 웃도는 등 여성고용 증진에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직원수만 보면 가히 ‘여성 기업’, ‘우먼 천국’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그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선 여직원의 근속연수는 지원 6.13년, 화장품 5.2년, 마케팅 4.8년, 생산 10.52년, MC&S 12.73년, R&D 5.5년 등 평균 7.48년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8.76년으로 집계됐다. 지원 9.59년, 화장품 6.44년, 마케팅 7.03년, 생산 14.47년, MC&S 7.16년, R&D 7.85년 등이다.

남녀간 급여는 더 차이가 난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임직원에게 지급한 연간급여액은 ▲지원 277억원(여 96억원-남 181억원) ▲화장품 1033억원(717억원-316억원) ▲마케팅 183억원(132억원-51억원) ▲생산 419억원(124억원-295억원) ▲MC&S 127억원(36억원-91억원) ▲R&D 274억원(114억원-160억원) 등 총 2313억원이다.

이 가운데 여성이 수령한 금액은 절반이 넘은 1304억원 상당이다. 남성은 이보다 적은 1009억원을 급여로 받았다. 하지만 이를 1인 평균 급여액으로 계산하면 여성이 대우를 못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만하다.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임직원 평균 연봉은 5200만원. 여성은 4600만원, 남성은 6300만원으로 나타났다. 

각 사업부문별로도 ▲지원 3100만원(여 4200만원-남 7300만원) ▲화장품 2000만원(4000만원-6000만원) ▲마케팅 1500만원(5000만원-6500만원) ▲생산 3200만원(4300만원-7500만원) ▲MC&S 1600만원(4600만원-6200만원) ▲R&D 1900만원(5800만원-7700만원) 등의 차이로 여성이 남성보다 급여가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아모레퍼시픽의 2010년 직원 현황에 따르면 여성(2637명)이 남성(1484명)보다 많았다. 반면 근속연수는 남성(10.2년)에 비해 여성(6.52년)이 짧았고, 1인당 연봉도 남성(7200만원) 대비 여성(4200만원)이 적었다.

2009년도 다르지 않았다. 당시 아모레퍼시픽 남직원(1433명)의 근속연수는 10.8년, 1인당 평균 연봉은 7000만원이었다. 여직원(2318명)의 근속연수는 6.8년, 1인당 평균 연봉은 4000만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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