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모 광고사 여사장, 정치권 일감 독식의 비밀

2012.04.04 17:28:40 호수 0호

재벌 까던 의원님들 “뒷구멍으로 하는 짓은 한술 더”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최근 모 광고사의 눈부신 성장이 호사가들의 혀끝을 맴돌고 있다. 30대 중반의 젊은 여사장이 2009년 자본금 5000만원, 3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불과 2년 만에 연매출 60억원대, 23명의 직원을 거느린 중소기업으로 급성장했다.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질 정도. 주변의 부러움을 사는 건 당연지사. 그런데 호사가들의 얘기를 가만 들어보니 썩 좋은 내용이 아니다. 성장과정이 심상치 않다는 의혹이다. 대체 이 회사는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 걸까.



취미로 정치홍보물 제작하다 정치인 눈에 띄어
홍보회사 창업하게 해 정당 내 홍보 일감 ‘몰빵’

시간은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모 증권사에서 일하던 30대 초중반의 여직원 A씨는 돌연 일에 흥미를 잃고 직장을 그만뒀다. 대신 평소 관심이 있던 웹디자인과 홍보물제작 등을 배우기 시작했다. 광고업계에 취업이나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단순한 취미생활의 일환으로 시작한 일이라고 한다.

2년 만에 60억 매출

웹디자인 공부에 한창이던 어느 날, A씨는 정치인의 보좌관으로 일하던 지인에게 연락을 받았다. 정치권의 행사와 관련된 홈페이지를 제작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A씨였지만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 일을 계기로 A씨는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의뢰를 받아 무료로 도움을 줬다.

그러던 지난 2009년 A씨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홍보물 전단지 제작을 부탁 받았다. 이를 위해 A씨는 봉하마을을 찾았고, 그곳에서 모정당 유력정치인인 B의원과 C의원 눈에 띄었다. 두 의원은 “젊은 사람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다”며 A씨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이후 A씨는 두 의원과 가깝게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의원은 지원을 약속하며 A씨에게 홍보회사를 창업할 것을 제안했다. 고민을 거듭한 A씨는 결국 자본금 5000만원으로 홍보회사를 차렸다. 창업 초기 직원은 A씨를 포함해 3명이 전부였다.

광고업계 초짜인 A씨였지만 회사를 일으키는 건 어렵지 않았다. 두 의원의 아낌없는 지원사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원은 파격적이었다. 해당 정당의 전단지?인터넷 홈페이지 제작 등 홍보에 관련된 일감이 전부 A씨의 회사에 주어졌다.

이처럼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A씨의 회사는 현재 연매출 60억원대, 23명의 직원을 거느린 중소기업으로 초고속 성장했다. 불과 2년전 증권사 일개 직원에서 잘나가는 회사 사장님으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A씨는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그런데 문제는 두 의원이 A씨에게 베푼 호의가 재벌가에서 문제시 되고 있는 일감 몰아주기와 많이 닮아있다는 점이다. 두 의원은 공개경쟁 절차를 생략한 채 광고 전량을 몰아줬다. 직권을 남용해 부당거래를 유도한 셈이다.

특히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를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두 의원도 다르지 않았다. B의원은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 행태에 날선 비판을 가한 바 있다. C의원도 재벌개혁에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A씨의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정당은 최근 총선을 앞두고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공약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한 호사가는 “문제의 정치인들과 소속정당의 행태는 그 동안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에 핏대를 세우던 모습과 대조적”이라며 “결국 제 눈의 들보를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만 본 형국”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밀로 남겨질 수 있던 ‘수상한 거래’에 대한 얘기가 나온 건 A씨의 내연남인 D씨의 입에서다. D씨는 A씨가 증권사에서 근무할 당시 지점장을 맡고 있던 인물이다. A씨와 D씨는 둘 다 배우자는 물론 엄연히 가정이 있는 몸이다. 불륜관계인 셈이다.

불륜남이 소문내

이들의 관계는 A씨가 증권사를 그만둔 뒤에도 지속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의 성공 배경을 D씨에게 털어놨다. D씨를 철석같이 믿었기 때문이다. A씨의 기대와 달리 D씨는 A씨의 ‘비밀’을 혼자 간직하지 않았다. 여러 명의 주변인들에게 떠벌이고 다녔다.

D씨의 혀끝에서 시작된 이 얘기는 입에서 입을 타고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A씨도 이를 의식한 듯 회사에서 자신의 모습을 지웠다. 현재 문제의 광고사 홈페이지에는 A씨의 이름을 찾아 볼 수 없다. 대신 대기업 계열 광고사 출신의 재원들을 요직에 배치해 회사를 꾸려나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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