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임직원 공사 강제 동원 논란

2012.03.07 14:03:03 호수 0호

회장님 도 넘은 예술사랑에 직원 추락사?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이 예술공간으로 조성 중인 ‘송추아트밸리’가 시끄럽다. 최근 직원이 추락사하는 사고가 벌어져서다. 특히 이번 사고가 ‘예술체험’이라는 명분으로 공사에 임직원들을 반강제적으로 동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사 안팎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윤 회장의 과도한 예술사랑이 화를 불렀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작업에 강제 동원…남직원은 작업, 여직원은 가사
전기톱에 다쳐 봉합수술, 골절 등 안전사고 빈번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은 요즘 월·수·금요일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으로 출근한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서울 남영동 본사 사무실보다 이곳에 더 오래 머무른다. 송추 유원지 부근 약 330만㎡ 부지에 조성 중인 복합문화예술단지 ‘아트밸리’ 때문이다.

이곳엔 신진 조각가 10여명이 입주한 작업실, 크라운해태의 국악오케스트라 락음국악단 연습실, 회사 연수원, 산림욕장, 아트숍&레스토랑 등이 갖춰졌다. 윤 회장은 이곳에서 월요일마다 조각가를 만나 토론하는 등 큰 열정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성 키우기 위해 삽질?

윤 회장은 또 주말마다 부서별로 회사 직원들을 이곳에 불러 각종 창작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장승 등 아트밸리에 있는 대부분의 옥외 조형물, 체험 공간으로 사용되는 가건물은 모두 크라운해태 직원들이 손수 만들고 지었다. 동락도 등 길까지 직접 닦았다. 지금은 지식이 아니라 감성의 시대이며 감성에서 비롯되는 창의성은 머리가 아닌 손끝에서 나온다는 윤 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송추아트밸리가 시끄럽다. 이 회사 직원이 작업 도중 추락사하는 사고가 벌어진 때문이다. 사고 당시 이 직원은 3m 높이 철제 임시 구조물에서 함석지붕을 달려다 발을 헛디뎌 떨어졌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지고 말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직원은 안전모·안전화 등 안전장구를 전혀 갖추지 않은 채 작업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와 관련, 회사 안팎에서는 송추아트밸리 조성 작업에 윤 회장이 임직원들을 강제 동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크라운해태 임직원들은 송추아트밸리가 단계별로 공사 진행과 운영을 병행한 지난 2008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이곳에 동원됐다. 직원들의 예술지수(AQ·Artistic Quotient)를 높이기 위해서라는 명목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한 일은 예술지수와는 무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자직원은 삽으로 땅을 다지거나,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고 가건물을 짓는 등의 작업을 했다. 그동안 여자직원은 점심을 준비하거나 설거지를 하고 방문객들을 안내하는 일을 했다.

실제 얼마 전까지 임직원들은 아트밸리의 체험관에서 나무와 돌로 조형예술작품을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 최근에는 송추아트밸리의 집짓기 체험관을 새로 만들면서 부서별로 팀원들이 이 체험관에 주로 동원됐다. 이 과정에서 전기톱에 손을 다쳐 봉합수술을 받거나 다리가 부러지는 등 안전사고도 빈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크라운해태는 임직원교육차원에서 송추아트밸리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도록 한 것은 인정하지만 강제로 작업에 동원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직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할 경우 임원에게 확인서를 받아야 하는데다 다른 직원과 순서를 바꿔 인원을 채워 넣어야 했다. 회사 내부에선 작업을 거부할 경우 퇴사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따라서 사실상 강제에 가깝다는 게 직원들의 견해다.

직원들 불만 팽배

당연히 직원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휴일인 토요일에 서울에서 30분~1시간 거리인 경기도 양주까지 출근하는 건 예술체험이 아니라 고역이라는 것이었다. 재계 일각에서 직원들을 고려하지 않은 윤 회장의 지나친 예술사랑이 화를 불러왔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 크라운해태 측 관계자는 “체험시설이 부족해 추가로 설치하는 과정에 일부 직원들이 보조작업 지원을 위해 투입됐는데 여기서 사고가 났다”면서 “완벽한 안전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사내에서 진행하는 AQ 체험은 당분간 보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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