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촌 철창 러브스토리

2012.01.20 17:37:18 호수 0호

“하루를 살더라도, 다시 태어나도 같이 살겠다”

밤무대 가수와 이혼 후 ‘옥중 결혼식’
자원봉사자와 3년간 편지로 사랑 키워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김태촌씨의 파란만장 인생 스토리가 회자되면서 10년 넘게 그의 곁에서 내조 해온 부인도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이영숙씨.

올해 62세로 김씨보다 한살 연하인 이씨는 ‘그림자’ ‘꽃목걸이’ ‘가을이 오기 전에’ ‘아카시아 이별’등의 히트곡을 낸 1970∼80년대 유명가수였다. 1970년 당대 톱스타였던 신성일, 문희, 남정임, 윤정희 등과 함께 <7인의 숙녀>란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김태촌-이영숙 부부가 처음 만난 것은 1996년. 이씨는 연예계 은퇴 후 교도소, 고아원, 양로원 등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당시 김씨는 청송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교회 선배로부터 “김태촌을 교화해보라”는 제안에 무심코 김씨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 인연이 됐다. 두 사람은 편지를 계속 주고받았고, 그만큼 애정도 커졌다.

이후 1998년 면회를 통해 처음 얼굴을 본 자리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부부의 연을 맺기로 하고, 아크릴창을 사이에 두고 총 5번의 만남 뒤 이듬해 이씨가 직접 혼인신고를 하는 것으로 ‘옥중결혼식’을 올렸다.

사실 김씨는 밤무대 가수와 10여년의 열애 끝에 결혼한 ‘과거’가 있었다. 하지만 그가 1992년 청송교도소로 이감되자 아내가 당시 수억원의 재산을 갖고 미국으로 도피, 현지법원에서 이혼소송을 제기해 갈라섰다. 이씨 역시 20대 후반 사랑에 빠졌다가 이별한 뒤 혼자 아들을 키우고 있었다.


이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편지를 읽어보니 ‘누가 이 사람을 폭력배라 했을까’싶을 정도로 영혼이 맑고 깨끗한 사람이었다. 폭력배 하면 잔인한 사람일 거라 생각했는데 어린아이처럼 순박했다”며 “단 하루를 살더라도 이 사람이랑 살겠다. 다시 태어나도 이 사람하고 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씨는 결혼 직후 김씨의 출소를 위해 종교계와 정치인 등 각계 인사들의 탄원서를 받아 제출하는 등 눈물겨운 구명운동을 벌였다. 현재 한국은빛소망회를 설립해 독거노인돕기, 무료급식 등의 봉사활동과 함께 위로공연을 펼치고 있다.

2008년엔 자전적 신앙간증서 ‘나도 살아요’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씨는 책에서 “얼굴 한번 본적도, 손 한번 잡아본적도 없었지만 30년 이상을 함께 살아온 부부처럼 우리는 진실로 사랑하고 확인했고, 너무나 동 떨어진 삶이라 이해하기 힘들 것 같았던 김씨의 삶, 또한 모두 이해하고 공감 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결혼 예물로 김씨는 ‘내가출소하면 이 세상 누구보다 더 행복한 결혼식을 선물하겠소’란 말로, 나는 ‘당신이 설령 단 하루를 사는 식물인간 이 될지라도 내 등에 업고 그 어떤 길도 갈 것’이란 말로 대신했다”고 결혼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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