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국가정보원장

2011.12.26 09:49:58 호수 0호

“TV 보고 ‘김정일 사망’ 알았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국가정보원 원세훈 원장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을 “TV 보고 알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위터 등 SNS에서도 국정원의 무능력을 조롱하는 댓글 놀이가 이어지고 있다.

1조 예산 쓰면서 동네정보원?
원세훈 국정원장 교체론 급부상


원세훈 국정원장은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의 발표 전에 김 위원장 사망 사실을 몰랐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몰랐다”고 답했다고 정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전했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몇 퍼센트의 개연성이라도 보고 (조선중앙TV의) 12시 발표를 봤느냐고 물었을 때 (원 원장이) 대답을 못했다”고 덧붙였다.

원 원장은 “중국과 미국, 일본, 러시아 등도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사전에) 모른 것 같다”며 “다만 중국은 발표 전에 알았다는 징후가 있긴 하지만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사망을) 북한 내부에서도 몰랐다”며 “19일 훈련에 나간 각군 부대가 오전에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낮 12시 보도 이후 예정된 미사일 발사를 취소하고 부대 복귀 명령을 내린 사항 등을 볼 때 북한 내부에서도 극소수 측근 세력만 알았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외국 조문사절단을 받지 않기로 한 데 대해서는 “북한의 내부 사정이 많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확인한 시점을 묻는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TV 방송을 보고 알았다”고 답변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폐쇄성 등 특수한 상황을 감안할 때 (사망 사실을 사전에) 알기는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국정원의 심각한 정보공백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정보 수집 능력의 문제점을 거론하면서 원 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트위터에서도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 출신을 최측근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국정원장에 임명한 이 대통령을 질타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문학평론가인 진중권씨는 트위터에 “예산 1조원 쓰는 국정원, 김정일 사망 TV 보고 알았다”는 언론보도를 인용해 “앞으로 국정원 예산, 조선중앙방송 시청료 수준으로 책정하면 되겠군요. 예산절감의 모범적 사례입니다”라고 비꼬았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진씨의 글을 퍼나르며 “인터넷 보면 되는데 수신료도 아깝다”라고 조롱했다.

김성호 전 국회의원도 “원세훈, 아직도 국정원장? 김정일 사망 방송 보고 알았다? 그럼 뭐 하러 그 많은 예산 들여 정보기관 운영하나”라며 “어제 김정일 사망 루머수준 국회에 보고한다. 창피해서 어떻게 아직도 국정원장 자리에 있나? MB 정부, 책임과 염치 아는 인물 그렇게 없느냐”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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