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A사 괴메일 실체

2011.11.17 09:45:00 호수 0호

“회장 사모님 분신자살 시도했다”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A사를 비방하는 ‘괴메일’이 시중에 돌고 있다. 관련 업계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이 메일은 경영진 전횡, 유령법인, 탈세, 경영악화 등 각종 의혹으로 채워져 있다. 특히 오너일가의 사생활까지 담겨 있다. 회사 측은 “소설”이라고 일축했지만, 그냥 지나치기엔 메일의 내용이 충격적이다. 조심스럽게 괴메일을 열어봤다.

오너 사생활 등 7가지 의혹 담은 비방 메일 돌아
작성자·출처 의문…불만 품은 전직원 소행 추정


최근 시중에 돌고 있는 괴메일은 A4용지 1∼2장 분량으로, A사를 비방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오너일가의 사생활을 비롯해 경영진 전횡, 유령법인, 탈세, 경영악화 등 모두 7가지 의혹을 담고 있다.

A사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업체. 그 오너 또한 너무 잘 알려진 기업인이라 충격을 더한다. 만약 메일 내용이 사실이라면 요즘 한창 시끄러운 ‘피죤 사건’과 비슷한 사태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괴메일에서 거론된 첫 번째 내용은 ‘해외 유령법인’의혹이다. 
 
‘제2의 피죤’ 사태?

A사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일본 등에 별도의 법인을 두고 있다. 오너도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해외법인을 자랑스럽게 소개해왔다. 그러나 괴메일에 따르면 A사의 해외법인들은 대부분 실체가 없는 사실상 유령법인이다. 미국법인 사무실은 직원이 없고, 중국법인은 지난해 폐쇄됐다. 일본 쪽은 법인만 등록했을 뿐 사무실과 직원이 아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A사와 오너의 허세란 지적이다.

두 번째 내용은 ‘해외법인 탈세’의혹이다. A사 미국법인이 지난 7월부터 미국 국세청(IRS)으로부터 강력한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데, 탈세 혐의가 유력하다는 것이다. 메일은 미국에선 현지 기업이 아닌 해외법인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는 게 흔한 일이 아니라고 전했다.

세 번째 내용은 ‘비판글 삭제’의혹이다. A사 오너는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과 달리 성격이 불같다고 한다. 한마디로 타협을 모른다고. 때문에 임직원들과 자주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오너에게 불만을 품은 일부 직원이 모 사이트에 오너의 실체에 대한 글을 올렸다가 해고 당하다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비판글은 오너가 사이트 측에 소송 협박을 해서 모두 삭제하게 했다고 한다. 오너는 고객들과도 항상 싸워 굴지의 ‘큰 손님’들을 여럿 놓쳤다는 후문이다.

네 번째 내용은 ‘실적 가로채기’의혹이다. A사 오너가 직원들의 아이디어 등을 가로채 마치 자신의 작품인양 떠들고 다닌다는 것이다. 이에 반발해 회사를 떠난 직원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메일에 적혔다.

다섯 번째 내용은 ‘경영 악화’의혹이다. 메일은 A사가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임직원들이 일방적인 감봉과 월급이 제때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줄줄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더욱이 A사는 사표를 낸 직원들의 퇴직금까지 지급하지 못해 고소당할 처지라고 한다. 게다가 A사는 밀린 임대료 문제로 건물주와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일엔 “오너는 자신의 봉급을 꼬박꼬박 챙기면서 직원들의 월급은 주지 않는다. 부도덕의 극치”라고 쓰여 있다.

여섯 번째 내용은 ‘막가파식 전횡’의혹이다. A사 직원들이 잇달아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월급 문제도 있지만, 그 보다 오너의 전횡 때문이라고 메일은 지적했다. 실제 A사는 몇년 전에 비해 직원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요직에 있던 수명의 임원들도 갑자기 사직했다. 퇴직자들은 오너의 막가파식 전횡 때문에 짐을 쌀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하고 있다고.

일곱 번째 내용은 오너의 사생활에 대한 비밀이다. 메일에 따르면 A사 오너의 부인은 얼마 전 자신의 차량 안에서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었지만, 이와 관련해 오너의 불륜설 등 각종 추측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언론은 ‘냄새’를 맡고 취재에 들어갔으나 오너가 모두 막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대외 업무를 맡고 있는 책임자가 경질됐다는 게 메일의 내용이다.

그렇다면 A사를 비방하는 괴메일은 누가 무슨 이유로 유포한 것일까. A사 측은 이미 괴메일을 파악하고 있으나 ‘쉬쉬’하는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터무니없는 소설이라며 펄쩍 뛰었다. 음해성 괴메일이 돌아 자체적으로 내부 조사를 벌인 결과 확인된 내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터무니없는 음해”

그는 “회사를 비방하는 괴메일을 본적이 있지만 이렇게 확산될 줄은 몰랐다”며 “중국법인 폐쇄와 직원이 퇴사하는 등의 극히 일부는 맞지만 거의 모든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닌 황당무계한 루머”라고 일축했다. 특히 오너의 사생활 의혹에 대해선 “말도 안 된다”고 발끈했다.

A사 측은 퇴직 직원 중 한명을 ‘용의자’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누가 괴메일을 만들어 뿌린지 확실하게 알 수 없지만 회사에 불만을 품은 전직 직원의 소행으로 추정된다”며 “경찰에 조사를 맡기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유포자를 색출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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