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상인의 탄생

2018.09.17 10:12:25 호수 1184호

허성관 저 / 만권당 / 1만6000원

2005년 한 고문서가 발견됐다. 개성상인의 후예인 박영진씨 가문에서 보관해오던 방대한 우리 고유의 회계 장부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거다. 수년간의 탈초(脫草) 작업과 전문가 분석 끝에 마침내 이 장부는 현전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복식부기 장부로 밝혀졌고, 2014년 등록문화재 587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이 장부는 단순히 세계 최고(最古) 복식부기 장부로서만 의미를 지니는 건 아니다. 박영진가 장부에는 개성상인이 자본주의적으로 사고하면서 경영했던 내용이 담겨 있다. 사실상 서양 자본주의 경영보다도 앞서 자본주의적 개념을 실제 경영에 적용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에 비로소 근대화되기 시작했고 자본주의도 도입됐다는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론’ 역시 헛된 주장임이 드러난다. 
<개성상인의 탄생>은 20세기 전에 복식부기로 기장한 완전한 장부가 조선에 있었고, 이 장부에 자본주의적으로 사고하고 실천한 개성상인의 현대적 경영 기법들이 반영돼 있음을 요약해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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