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면 맞은 곽노현 구속 파문 <전모>

2011.09.19 10:25:00 호수 0호

46억 받은 천신일 ‘스톱’ 2억 준 곽노현 ‘골인’

[일요시사=손민혁 기자]지난해 서울시교육감선거에서 후보 사퇴 대가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넸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전격 구속됐다. 법원이 검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나면서 트위터 민심이 들끓고 있다. 천 회장이 풀려난 지난 9일은 곽 교육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날이라 비난은 더욱더 거셌다. 이에 네티즌들은 ‘공정사회’를 부르짖는 이명박 정부의 행보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겠다는 태세다.

이정희 “마녀사냥의 결정판”, 네티즌 “곽노현 지켜내자”
천 회장 풀려나자 “살다 살다 음력 8·15특사는 처음 본다”

곽 교육감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김환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0시 30분 경?검찰의 구속영장신청을 받아들였다.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곽 교육감은 이날 새벽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구속과 동시에 곽 교육감의 직무는 정지됐으며 현재 서울시교육청은 부교육감의 교육감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최종판결이 나올 때까지 교육감으로서의 신분은 유지된다.

여전히 당당한 곽 교육감

수감 중인 곽 교육감은 지난 15일 “오해의 가시가 내 몸에 박혀있지만 나는 오해인 줄 알기 때문에 스스로 당당하다”며 “내 몸은 묶여 있어도 서울교육혁신은 구속되거나 차질을 빚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서울교육을 위해서도 오해 앞에 무너질 수는 없다”며 “그래도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고 전했다. 이어 “몸을 가둔다고 해서 진실을 가둘 수 는 없다”며 “흔들림 없이 사법절차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곽 교육감은 최후진술문을 통해 “진실은 고해의 대상이지 공방의 대상이 아니라고 믿는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는 것은 때로는 불편하고 위태롭고 두렵기조차 하다”며 “하지만 세상 살면서 이런 일, 저런 일 겪다보니 진실이 결국 승리한다는 걸 배웠다”고 밝히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박 교수 측 이재화 변호사는 7일 한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교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곽노현 교육감 측이 준 돈에 대해 대가성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한다”며 “구속 전에도 대가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구속 뒤에도 그랬다고 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혀 대가성에 대해 수긍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법원은 곽 교육감에 대해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때마침 알선수재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은 8일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천 회장의 구속집행정지기간은 오는 30일 오후 4시까지이며 거주지는 입원치료를 받게 되는 삼성서울병원으로 제한된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응은 썰렁하다 못해 차갑기까지 하다.

트위터 상에는 “역사상 유래가 없는 음력 8.15 특사다”, “살다 살다 음력 8,15특사는 첨 봤다”, “하찮은 국민들이 욕하든 말든 자기 친구 천신일은 집으로 돌려보내는 아름다운 마음”, “이명박 정권. 국가 권력이 사유화되는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등의 비난 글들이 이어졌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도 트위터를 통해 “징역 4년 천신일씨 겨우 몇 달 살고 추석 형집행정지라면, 징역5년 용산참사 가족 이충연씨, 징역3년 쌍용차 노조지회장 한상균씨도 추석 형집행정지해야 ‘공정사회’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곽 교육감의 구속수감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노무현이 돌아가시게 방치했듯이 곽노현마저 혼자이게 내버려두지 않아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이 그렇게 우려하시던 악들이 결국...그렇게 싸우시던 모습이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당신을 닮은 곽노현 교육감님은 당신처럼 외롭게 하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곽노현 교육감님 결국 무죄날 거니 괜찮다는 분들 계신데요, 저놈들 의도는 구속으로 범죄자 이미지 덧씌우고 대법원까지 질질 끌고 가면서 조중동 동원해서 곰탕 우려먹듯 여론재판하고 여론전 하려는 거예요. 유무죄는 상관없다는 거죠. 강력한 저항이 필요해요”라는 등의 멘션이 이어졌다.

지난해 후보단일화 과정에 참여했던 하태훈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곽 교육감의 구속에 대한 법원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 소장은 “우리 사회에선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법원 판결이 나기 전 이미 유죄라는 낙인이 찍히므로 검찰도 이 같은 ‘형벌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며 “수사가 다 이뤄졌고 곽 교육감이 준 돈의 의미에 대해서만 다툼이 있다면 구속하지 않고 법리적으로 논쟁해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보수언론들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곽 교육감과는 달리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의 수사는 지지부진해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곽 교육감에 대해서는 육상 경기 중계하듯 실시간으로 정보를 흘리는 검찰이 박씨에 대해서는 아마도 꼭꼭 숨겨 보호해주려고 구치소에 수감시킨 모양”이라며 “이러니 청와대와 검찰이 짜고 치는 고스톱, 꼬리자르기용 기획수사라는 비난을 받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라진 박태규를 찾습니다. 부산저축은행사건 핵심로비스트 박태규가 곽노현 뉴스를 이불삼아 덮고 나타나질 않습니다. 무한알티로 함께 찾아봅시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친구 잘 둔 천신일

이처럼 곽 교육감의 구속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더 높아만 가고 있다.
 
‘표적수사’는 물론이거니와 법원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무시하고 피의사실을 공표해 여론몰이로 곽 교육감을 궁지에 몰아넣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 서영석 전 <데일리서프라이즈> 대표는 곽 교육감 구속 사태와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에서 “인신구속 된 상태인 만큼 기소에 이르기까지, ‘요실금 떡검’의 흘리기와 수구언론의 받아쓰기, 여기에 대항하는 SNS와의 싸움은 치열해질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서 전 대표는 또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검증받고 또 도태되기도 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요실금 떡검은 광행적으로 떡값을 받기도 했던 검찰이 여론 동향을 파악하면서 언론에 주기적으로 불법 피의사실 공표를 하는 것을 비꼰 말이다.

서 전 대표는 “상식을 뛰어넘어도 한참 뛰어넘는 일이지만 분명한 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그것이 유죄의 증거는 아니다”고 주장하며 “유죄냐 무죄냐를 다투는 건 이제부터 시작일 뿐이다”라고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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