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내부거래 실태(17)LS그룹-파운텍-LS글로벌-지씨아이

2011.08.19 17:55:00 호수 0호

‘불륜 거래’ 오래된 부적절한 동거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곳간’을 채워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기업일수록 심하다. 시민단체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해 왔지만 변칙적인 ‘부 대물림’은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구씨일가’49% 지분…매년 평균 80% ‘집안매출’
든든한 계열사들 등에 업고 단기간에 몸집 불려


재계 순위 13위(공기업 및 민영화 공기업 제외)인 LS그룹은 지난 6월 말 기준 총 47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는 ‘파운텍’과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 ‘지씨아이’등 3개사다. 이들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실적이 거의 ‘안방’에서 나왔다.

2004년 1월 설립된 파운텍은 컴파운드 등 합성수지 및 플라스틱물질 제조업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파운텍 최대주주는 51%의 지분이 있는 LS전선이다.

9억→725억 ‘80배↑’

나머지 49%는 구자홍 LS그룹 회장(8.57%)을 비롯해 구자엽 LS산전 회장(4.29%),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4.29%), 구자열 LS전선 회장(7.35%), 구자용 E1 회장(4.9%), 구자균 LS산전 부회장(4.9%), 구자은 LS니꼬동제련 부사장(4.9%),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딸 구재희씨(4.08%) 등 ‘구씨’오너일가가 나눠 갖고 있다.

문제는 파운텍의 자생 능력이다.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파운텍은 지난해 매출 888억원 가운데 82%인 725억원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파운텍에 일거리를 넘겨준 곳은 LS전선(413억원), JS전선(149억원), 지씨아이(61억원), 락성전람(36억원), LS-CableVietnam(33억원), 가온전선(32억원), LS-VINA(1억원) 등으로, 이들 회사는 파운텍으로부터 전선용 콤파운드 등을 사들였다.

과거에도 관계사 의존도는 높은 수준이었다. 파운텍이 계열사와 거래한 매출 비중은 ▲2004년 69%(총매출 13억원-계열사거래 9억원) ▲2005년 81%(272억원-221억원) ▲2006년 80%(432억원-346억원) ▲2007년 81%(589억원-478억원) ▲2008년 83%(704억원-583억원) ▲2009년 84%(789억원-660억원) 등으로 설립 첫해를 제외하고 매년 평균 80%가 넘었다.

파운텍은 든든한 계열사들을 등에 업고 창업 7년 만에 몸집이 크게 불었다. 매출은 2004년 13억원에서 지난해 888억원으로 68배나 뛰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2억원 적자에서 4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총자산은 88억원에서 396억원으로, 총자본은 38억원에서 179억원으로 각각 4배 이상씩 늘어났다.             
   
2005년 12월 설립된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는 전기동 등 금속광물 도매업체다. 이 회사도 파운텍과 비슷한 지분 구조다. LS전선이 51%를 갖고 있고, 나머지 49%는 오너일가가 쥐고 있다.

파운텍은 2세들이 주류인 반면 LS글로벌은 3세들이 장악하고 있다. 구두회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은 부사장(2.94%)을 비롯해 구본웅씨(구자홍 회장 장남·4.9%), 구본혁씨(구자명 회장 장남·4.9%), 구동휘씨(구자열 회장 장남·7.35%), 구희나씨(구자용 회장 장녀·4.9%), 구소희씨(구자균 부회장 차녀·4.9%), 구재희씨(구두회 명예회장 장녀·2.45%), 구지희씨(구두회 명예회장 차녀·1.96%), 구은희씨(구자엽 회장 장녀· 4.9%) 등이 주인공이다.

LS글로벌도 내부 물량이 없으면 문을 닫아야 할 처지다. 해마다 80%가 넘는 매출이 ‘집안’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LS글로벌은 설립 첫해인 2006년 관계사 매출이 무려 99%나 됐다. 총매출 289억원에서 내부거래로 거둔 금액이 288억원에 달했다. 이후 그 비중은 다소 낮아졌지만, 거래 금액이 어마어마하게 커졌다. LS글로벌에 달라붙은 계열사도 4개사에서 15개사로 갈수록 늘어났다.

LS글로벌의 내부거래율은 ▲2007년 83%(2755억원-2291억원) ▲2008년 73%(5644억원-4117억원) ▲2009년 89%(5461억원-4835억원) ▲지난해 85%(7767억원-6603억원)로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LS글로벌은 순전히 ‘식구’들 덕분에 5년이란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다”며 “매년 15억∼2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총자본이 4배, 총자산은 10배 정도로 규모가 급격히 커졌다”고 말했다.

지씨아이도 파운텍과 LS글로벌만큼 내부거래율이 높다. 1979년 8월 설립된 지씨아이는 전선, 집합선, 에나멜와이어 등 절연선 및 케이블 제조업체로, 2004년 LS그룹에서 인수했다. 2003년까지 매년 평균 300억∼400억원의 매출을 올리다 LS그룹에 편입된 이후 실적이 급증했다. 관계사들이 ‘왕창’밀어준 결과다.



2·3세 나눠 지배

지씨아이는 지난해 매출 2251억원 가운데 무려 2155억원(96%)을 LS전선(1977억원), JS전선(144억원), LS엠트론(34억원) 등 계열사로부터 올렸다. 지씨아이의 내부거래율은 ▲2004년 87%(666억원-579억원) ▲2005년 89%(862억원-766억원) ▲2006년 92%(1269억원-1165억원) ▲2007년 93%(1320억원-1229억원) ▲2008년 97%(1515억원-1463억원) ▲2009년 95%(1367억원-1293억원)를 기록했다.

다만 지씨아이는 오너일가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지씨아이의 지분은 LS전선(98.23%)과 국민은행(1.77%)이 갖고 있다. LS전선는 다시 그룹 지주회사인 ㈜LS(86.95%)가 최대주주이며, ㈜LS의 오너일가 지분은 33%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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