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지 못한 정병철 숙제

2011.08.03 10:55:00 호수 0호

‘구본무 모시기’ 실패?

전경련-LG 가교역할 기대
3년이 넘도록 감감무소식

전경련 무용론과 관련해 정병철 상근부회장의 리더십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정 부회장이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미완성 임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08년 3월 상근 부회장에 선임될 당시 전경련과 LG그룹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정 부회장이 경복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LG화학, LG반도체, LG상사, LG전자, LG산전, LG CNS 등 LG그룹 내에서 재경담당 임원 및 CFO, 대표이사, 고문 등을 역임한 정통 ‘LG맨’ 출신이란 점에서 전경련과 LG그룹 간 소원한 관계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3년이 넘도록 양측을 화해시키지 못하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0년 넘게 전경련에 발길을 끊고 있다. ‘반도체 빅딜’ 과정에서 생긴 앙금 때문이다. DJ정부 시절인 1998년 빅딜을 통해 반도체사업을 현대그룹(현 하이닉스)에 넘긴 것을 계기로 냉담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

당시 한 외국계 컨설팅 업체가 LG그룹의 반도체 사업을 접도록 빅딜의 방향을 정하는 보고서를 냈는데 이 업체를 추천한 곳이 바로 전경련이었다. 이를 계기로 구 회장과 전경련은 불편한 관계가 됐다. 반도체 사업을 빼앗기는 데 전경련이 한몫을 했다는 게 구 회장의 판단이다.

구 회장은 그 뒤로 단 한 차례도 전경련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재계 총수들과의 만남도 자제해 왔다. LG그룹은 2007년 펴낸 창립 60주년 사사에서 “강압적 분위기에서 반도체 사업을 넘길 수밖에 없었다”며 “이 과정이 이뤄진 1998년은 혹독한 아픔의 시간이었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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