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내부거래 실태⑭세아그룹

2011.07.25 09:40:00 호수 0호

‘사모님 회사’ 팍팍 밀어준다!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곳간’을 채워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기업일수록 심하다. 시민단체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해 왔지만 변칙적인 ‘부 대물림’은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안주인’ 장악 IT 자회사들 홀로서기 불가능
‘떡고물’ 없으면 문 닫을 판…비중 90% 수준



재계 순위 39위(공기업 및 민영화 공기업 제외)인 세아그룹은 지난 6월 기준 총 21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내부거래 비율이 높은 회사는 ‘세아네트웍스’와 ‘세아비엔케이’, ‘세아아이씨티’, ‘세아로지스’등 4개사다. 이들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실적이 거의 ‘안방’에서 나왔다.

1992년 6월 설립된 세아네트웍스는 전기통신 설비업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세아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현재 이운형 회장(12.53%), 이 회장의 부인 박의숙씨(8.12%), 장남 태성씨(4.58%) 등 세아그룹 오너일가가 지분 25.23%를 보유하고 있다. 박씨는 세아네트웍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나머지는 그룹 지주회사인 세아홀딩스(74.77%)가 소유 중이다.

14개사와 거래

문제는 세아네트웍스의 자생 능력이다. 세아네트웍스는 지난해 매출 741억원 가운데 63%인 467억원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세아네트웍스에 일거리를 넘겨준 회사는 드림라인(329억원)을 비롯해 세아제강(53억원), 세아베스틸(42억원), 한국번디(11억원), 강남도시가스(9억원), 세아특수강(6억원), 세아에삽(6억원), 세아이앤티(3억원), 세아메탈(3억원), 세아홀딩스(2억원), 세아로지스(2억원), 해덕스틸(2억원), 세대스틸(4100만원), 해덕기업(100만원) 등 무려 14개사에 이른다. 이들 계열사는 케이블·전송장비와 광선로 공사 등을 세아네트웍스에 맡겼다.

과거에도 관계사 의존도는 높은 수준이었다. 세아네트웍스가 계열사와 거래한 매출 비중은 ▲2005년 78%(총매출 799억원-관계사거래 625억원) ▲2006년 80%(654억원-524억원) ▲2007년 54%(1057억원-576억원) ▲2008년 58%(1161억원-679억원) ▲2009년 58%(874억원-510억원)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10여개의 관계사들이 꼬박꼬박 밀어준 결과다.

세아네트웍스는 ‘식구’들을 등에 업고 매년 30∼5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오너일가는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세아네트웍스에서 짭짤한 현금 배당을 챙기고 있다. 세아네트웍스는 2009년과 지난해 주당 250원씩 총 3억5600만원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2005∼2007년의 경우 각각 20억원, 15억원, 15억원을 배당했다.

세아비엔케이와 세아아이씨티도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90%에 가까운 매출이 계열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 모두 세아일가 ‘안주인’박씨가 개인 대주주로,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2007년 6월 설립된 세아비엔케이는 전기통신 공사업체로, 박씨가 42.4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세아비엔케이는 지난해 89억53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67억6100만원이 드림라인(67억5900원), 세아네트웍스(200만원) 등 계열사와의 거래로 발생했다. 비율로 따지면 76%에 이른다. 드림라인과 세아네트웍스는 통신망 운용 및 유지보수 등을 세아비엔케이에 맡겼다.

그전엔 더 심했다. 세아비엔케이는 2009년 관계사 매출이 95%에 달했다. 매출 10억4900만원에서 내부거래로 거둔 금액이 9억9300만원이나 됐다. 역시 드림라인(9억7300만원)과 세아네트웍스(2000만원) 등이 힘을 보탰다.

지난해 4월 설립된 세아아이씨티는 통신장비 제조업체로, 박씨가 22.9%의 지분을 쥐고 있다. 세아아이씨티는 지난해 9개월 동안 11억9500만원의 매출을 냈는데, 96%가 넘는 11억5300만원이 세아네트웍스(6억5300만원), 드림라인(5억원) 등 계열사에서 나왔다. 세아네트웍스와 드림라인은 중계기 유지보수와 컨설팅 용역 등을 세아아이씨티에 발주했다.

대주주에 대표까지

세아네트웍스와 세아비엔케이, 세아아이씨티 외에도 내부거래가 발견되는 세아그룹 계열사는 또 있다. 바로 세아로지스다. 세아로지스도 내부 물량이 없으면 문을 닫아야 할 처지다.

1985년 2월 설립된 세아로지스는 화물 운송업체로, 지난해 매출 929억원 가운데 806억원(87%)을 세아베스틸(404억원), 세아제강(294억원), 세아특수강(73억원) 세아스틸 아메리카(16억원) 등 14개 국내외 관계사들과의 거래로 올렸다.

세아로지스의 내부거래율은 ▲2005년 97%(401억원-390억원) ▲2006년 97%(487억원-470억원) ▲2007년 95%(670억원-639억원) ▲2008년 91%(934억원-853억원) ▲2009년 90%(719억원-649억원)를 기록했다.

다만 세아로지스는 오너일가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세아로지스의 지분은 세아홀딩스가 100% 갖고 있다. 세아홀딩스는 이 회장(17.95)과 그의 동생 이순형 부회장(17.66)이 각각 1, 2대 주주다. 이어 이 부회장의 장남 주성씨(17.91%), 태성씨(17.9) 순이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