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극사실화의 대부’ 구자승

2017.11.20 11:36:32 호수 1141호

사실주의에 담긴 동양의 세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리얼리즘의 거장’ 구자승 작가의 60년 화업을 총망라한 개인전이 서울 한가람미술관에 상륙했다. 구 작가는 ‘극사실화의 대부’라 불릴 만큼 한국 리얼리즘 최고 작가로 평가받는다.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동양적 세계관을 담은 구 작가의 작품을 만나봤다.
 



구자승 작가의 60년 작업세계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서 오는 22일부터 전시된다. 구 작가는 한국 리얼리즘의 최고 작가로 부동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대통령을 포함, 이홍구 국무총리, 한국은행 총재 등 많은 정재계 인사들의 초상화를 제작했다.

독특한 비움

구 작가의 작품에는 대상과 소재를 눈에 보이는 그대로 충실히 묘사한다는 점에서 1세기 이전의 사실주의의 미학적 조형성이 숨어있다. 

하지만 이전의 사실주의 회화와 그의 작품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구 작가는 현대라는 시제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으며 우리의 일상적인 시각을 놓치지 않고 활용해 작품 속에서 심리적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절제된 구성과 구도, 소재의 집중화, 동양화의 여백 개념에 근거한 그만의 독특한 비움의 표현은 이 시대가 만들어낸 사실주의 작가인 그의 표식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의 작품에는 내적인 사유를 옹호하는 동양적 세계관이 드러난다. 


구 작가의 작품에는 많은 공간이 나타나는데 이는 동양화서 발견할 수 있는 사유 공간 개념에 근거한다.

리얼리즘 최고 작가
60년 화가 인생 망라

마치 이조 백자의 문양 없는 표피처럼 지극히 단순하고 간결한 이미지는, 시간의 흐름이 멈춰있는 것만 같은 순간을 극대화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특히 정물화에는 그가 추구하고자 한 바가 무엇인지 잘 드러난다.

호제 뷰이어 프랑스의 미술비평가는 “구자승의 그림은 한 폭의 추상화를 보는 것 같은 감상을 불러 일으킨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 구 작가의 정물화들을 주르바랑으로부터 눈속임기법이 현재 프랑스 화가들까지 이어지는 계보 선상에 놓고 싶다고 전했다. 구 작가가 작품에 담는 유리잔, 도기, 청동 차 주전자, 주철 냄비 등은 시각적 울림이라는 조형적 유사성으로 결합됐다.
 

이들의 한국적 특성은 밥그릇, 찻잔, 단지 등의 등장이나 형상에 의해 드러날 뿐만 아니라 이미 화가의 생각이 투영된 그들 각각의 만남과 조합서 이뤄진다.

구 작가는 “숨을 쉬는 그림, 그 대상들이 주는 더 미세한 호흡을 찾고 싶다. 마치 그려놓은 대상이 무생물체의 큰 덩어리가 아닌 무수한 꿈의 파편들이 부서져 그 잔해의 흔적을 극복하고 온전한 오브제가 되기까지 말이다”라며 “상처투성이의 아픈 심장을 가진 그 정물들을 나는 그림 속에서 치유한다.

정재계 인사 초상화 그려
“한 폭의 추상화” 극찬

가장 깨끗하고 온전한 것으로 표현돼 새로운 힘을 잉태하고 다시 하나의 커다란 힘에 응집되는 새로운 조화와 질서 위에 놓이길 원한다”고 말했다.

호제 뷰이어는 “그의 정물은 섬세함, 빛의 반사효과, 약간 낡은 듯한 매력으로 관객에게 일종의 주술을 걸며 우수와 향수 같은 흩어진 상념과 소박한 매력, 미묘한 잔해의 인상을 준다”며 “추억의 공간과 잠들지 않는 꿈의 영역서 항상 재탄생할 차비가 돼 생명감으로 넘쳐 흐른다”고 설명했다.


심리적 친근감

구 작가가 표현하려는 ‘사실’의 세계는 지나치기 쉬운 사실 안에서 가장 바른 사실의 긍정, 결코 억압하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는 자기망각의 공간, 결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참 긍정의 꿈의 영역이다.
 

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일상 속의 오브제들이 그의 한평생 동안 어떻게 독창적인 작품으로 재탄생돼왔는지 경험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되어줄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전시는 30일까지.
 

<jsjang@ilyosisa.co.kr>

 

[구자승은?]

▲학력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대학원 졸업
Ontario College of Arts 졸업

▲전시

세계현대리얼리즘 회화전(동경 미즈꼬시백화점 미술관)외 550여 회 초대전 출품
개인전 16회, 부부전 13회
Miami, Moscova, New York, Beijing, Swiss Basel, Italy, Art Fair 참가


▲수상

몬데칼로 국제 현대미술제 조형예술상
Salong Viole 은상
올해의 최우수예술인상(2010, 서울신문사)
구상미술대제전특별상
오지호 미술상
김형근상
옥조근정 훈장(노무현 대통령)

▲경력

한국미술대전 심사위원
한국미협 부이사장
신미술회 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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