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년 만에 첫승' 서형석 활약상

2017.10.23 10:16:55 호수 1137호

마지막 홀까지 피말리던 승부

서형석(20·신한금융그룹)이 지난달 3일 경북 칠곡의 파미힐스 골프장 동 코스에서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최종 합계 20언더파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억원.



마지막 라운드 선두 최고웅에 1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 서형석은 우승을 생각하자 떨기 시작했다. 퍼트를 앞두고 손을 덜덜 떠는 모습을 본 캐디는 서형석에게 주문을 걸 듯 “네가 최고니까 다른 사람 신경쓰지 말고 해”라는 이야기를 해 줬다.

공동 2위로 출발

이번 대회에서 서형석의 캐디를 맡은 이는 KPGA 정회원인 문준혁이었다. 문준혁은 지난해 2부 투어인 챌린지투어 4차 대회에서 우승했던 선수다. 서형석은 “긴장되면 내 플레이가 안 되는 버릇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형 덕분에 긴장할 새가 없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2개홀을 남기고 강력한 우승 후보는 20언더파 고지에 가장 먼저 올라선 최고웅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2개홀에서 최고웅과 서형석의 운명이 바뀌었다. 1타차 박빙의 승부를 벌인 최고웅과 서형석은 17번홀(파4)에서 나란히 티샷 실수를 했다. 서형석의 티샷은 우측 벙커, 최고웅의 티샷은 왼쪽 나무숲으로 들어갔다.

서형석은 벙커에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 우측 뒤편 언덕으로 보냈다. 내리막 라인으로 파가 쉽지 않은 자리였다. 반면 아웃오브바운스(OB)가 날 뻔했던 최고웅의 티샷은 페어웨이 왼쪽 비탈에 살아 있었고, 최고웅은 레이업을 한 뒤 세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였다. 그러나 최고웅은 이 퍼트를 넣지 못했고 서형석은 어려운 어프로치 샷을 홀에 붙여 파를 기록하면서 둘은 동타가 됐다.


DGB금융 대구경북오픈 짜릿한 역전 우승 
상금 1억원…드디어 떼낸 유망주 꼬리표

피말렸던 승부는 18번홀(파5)에서 끝났다. 서형석은 105야드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을 홀 20cm에 붙이면서 완벽한 버디를 잡아냈다. 대박 샷이었다. 버디를 해야만 연장전에 합류할 수 있었던 최고웅은 60야드 거리의 세 번째 샷이 너무 짧게 떨어져 파에 그쳤다.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인 서형석은 2014년 말 KPGA 퀄리파잉 스쿨을 역대 최연소의 나이에 4위로 통과하면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우승 문턱에서 늘 뒤로 물러섰고 한 때는‘입스(Yips, 불안증)’에 가까운 퍼트 난조로 슬럼프를 겪었다.

서형석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도 챔피언 조로 출발했다가 마지막 날 3오버파를 치는 부진으로 공동 7위로 밀려났다. 시즌 한 차례 톱 10에 그치면서 상금 랭킹 100위에 그쳤고 Q스쿨로 다시 돌아가 34위에 오르며 올 시즌 시드를 재획득했다. 올 시즌에도 퍼트 난조로 톱 10 한 차례에 그쳤다.

끝내 웃었다

서형석은 “지난해 가을부터 지도받고 있는 모중경 프로님과 준혁이 형이 우승의 일등공신”이라며 “우승하면 프로님께 자동차를 사드리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겠다. 준혁이 형에게는 두둑한 보너스를 줄 생각”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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