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버린 ‘니코리아 논란’

2017.09.25 11:11:26 호수 1133호

한류 알린다더니…혐한사이트로 돌변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2010년까지 롯데그룹이 운영했던 한류 소개 웹사이트가 수년 후 혐한사이트로 사용된 흔적이 확인됐다. ‘korea’가 포함된 도메인이 일본 극우성향의 메신저 역할을 해 온 것이다. 혐한사이트로 사용될 무렵에는 롯데그룹이 운영서 손을 뗀 상황이라 책임을 추궁하기에는 애매하다. 다만 롯데 측이 해당 사이트 운영을 포기한 사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2007년 롯데는 웹사이트 ‘www.ni-korea.jp(이하 니코리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사이트의 사용 목적은 일본인을 상대로 한류 컨텐츠와 연계한 한국관광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니코리아의 컨텐츠 서비스에는 외교부 산하 동경한국문화원도 동참했다.

빗나간 용도

해당 페이지가 정상 운영될 때만 해도 일본 롯데는 니코리아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한국을 방문할 관광객을 대상으로 국내 소식을 전하고 문화 콘텐츠와 연계해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롯데시네마 등의 세일 및 이벤트 정보와 예약 서비스를 제공했다. 쓰임새를 인정받은 니코리아는 당시 일본서 빠르게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10년 3월1일 일본 롯데는 해당 페이지 운영을 돌연 중단했다. 서비스 종료 사유는 불분명하다. 다만 긴박하게 돌아가던 국제 정세가 서비스 운영 중단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생각해봄직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직후 급랭했던 한일 관계와 일본 우익의 혐한시위가 격해지면서 한류가 중국으로 이동했던 것을 고려할 때 더 이상 서비스 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추측이다. 


손 뗀 후 달라진 쓰임새
일본 극우파 놀이터로 전락

공교롭게도 자취를 감췄던 이 홈페이지는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전혀 다른 용도로 재탄생했다. 
 

니코리아는 일본 극우의 주장을 담은 ‘일한문제를 살펴보자(日韓問題を考えてみる)’라는 사이트로 부활했다. 일단 ‘korea’라는 단어가 삽입된 도메인이 혐한사이트로 재탄생한 건 물론이고 버려진 도메인이 독이 돼서 돌아온 셈이다. 

이 무렵에는 독도 영유권 갈등과 위안부 합의가 한·일 간 외교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었다. 당연히 양국 관계는 최악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과거사와 독도문제 등 민감한 사안이 연이어 터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롯해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 시장, 아소 다로 전 부총리 겸 재무상 등은 다양한 망언을 계속해서 쏟아내며 양국간 관계를 악화시켰다. 

심지어 2015년 아베 총리는 종전 70년 담화서 “과거 전쟁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우리의 아들이나 손자,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도 사죄의 숙명을 안겨줘서는 안 된다”며 전후세대가 과거사와 관련 없다는 주장을 노골적으로 펼쳤다. 
 

이 무렵 니코리아에는 일본 극우세력의 주장이 여과없이 실렸다. 전범으로서의 일본의 사과나 입장 없이 거짓말과 억지로 엮은 국내 사건들을 묶어 정당성만 추구하는 논리로 가득 찼다. 2015년 4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운영된 니코리아는 현재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아직까지 해당 도메인을 롯데가 어떻게 정리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진 바 없다. 서비스가 중단된 2010년 3월1일 이후 롯데가 운영했던 니코리아의 흔적은 찾아낼 수 없다. 

이미지 먹칠

롯데그룹 측은 별다른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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